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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주의 스타트업 코칭] 사업계획서, 최소 자원으로 신속히 검증을

KAIST 경영대학 교수

<65> 핵심 가설부터 확인하자

시장 크기·매출 등 가늠해 정리한 '가설'

리스크 최대한 줄여 성공 가능성 높여야





사업 아이디어에 대한 조언을 구해본 적이 있는가. 대개는 한 번 들어보고 난 다음 사업계획서 작성을 권장했을 것이다. 우리는 사업계획서 작성을 통해 대상 고객이 누구인지, 어떤 제품을 만들 것인지, 마케팅은 어떻게 할지, 손익은 어떻게 될 것인지 등 생각을 정리하게 된다. 작성된 사업계획서를 보면 벌써 무언가 이룬 것 같은 뿌듯한 기분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사업계획서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가설일 뿐이다. 정말 고객에게 필요한 것인지 어떻게 알겠는가. 혁신적인 제품(또는 서비스)의 경우 시장 크기, 예상매출을 가늠하는 것부터 쉬운 일이 아니다.

사업계획서 작성 후 무엇부터 해야 할까. 여성 드레스 대여 서비스 렌트더런웨이(Rent The Runway·RTR) 사례를 통해 힌트를 얻어보자.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젠 하이먼은 추수감사절을 동생 베키의 집에서 보내고 있었다. 그날 베키는 다가오는 친구 결혼식에 입고 갈 드레스를 고민하고 있었다.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올릴 텐데 지난번과 똑같은 드레스를 입고 싶지 않았다. 결국 백화점에서 아파트 월세보다 비싼 드레스를 사왔다. 그 모습을 지켜본 하이먼은 드레스를 필요할 때만 빌릴 수 있는 서비스를 생각했다. 비즈니스 아이디어가 된 것이다. 월요일에 학교에 가자마자 친구 플레이스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도 공감했다. 그들은 비즈니스 모델 중심의 사업계획서를 작성했다. 곧바로 핵심가설을 확인해보기로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젊은 여성들이 ‘파티에 입을 드레스를 소매가의 10분의1에 대여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할까?’였다. 그다음 ‘빌린 드레스를 제대로 반납할까?’ ‘깨끗하게 반납할까?’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주위에 조언을 구한 후 어느 정도 가능성을 타진한 창업자들은 가진 돈을 털어 100여벌의 드레스를 구입했다. 실패를 대비해 모든 드레스는 자신들이 입을 수 있는 사이즈로 구입했다. 그들은 학교 안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캠퍼스 주변에 광고를 하고 젊은 여성들을 초대했다. 그 결과 드레스를 보러 온 140명 중 35%인 53명이 대여했다. 그중 51명이 양호한 상태로 우편반납했다. 나머지 두 벌도 가벼운 세탁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성과 자체도 좋았지만 고객들의 만족스러운 표정을 보며 확신과 사명을 갖게 됐다.



이후 몇 가지 실험을 더 이어나갔다. 이들은 온라인으로 대여 서비스를 할 예정이었다. 고객들이 사진만 보고도 대여할 것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1,000명의 대상 고객에게 사진파일을 보내 드레스 대여 의사를 확인했다. 5%가 반응했다. 온라인으로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베인캐피털은 이들의 실행력에 반해 초기 투자를 결정했다고 한다. 렌트더런웨이는 2009년 4월 첫 팝업스토어를 열었고 그해 11월 정식 론칭했다. 운 좋게 뉴욕타임스에 기사가 나가며 10만여명의 회원이 가입했다. 이후부터는 투자자들이 회사로 찾아와 투자를 위한 피칭을 했다고 한다. 최근 이 회사의 가치는 8억달러로 성장했다.

스타트업의 사업계획서는 모두 가설로 구성된다. 최소의 자원으로 핵심가설을 빠르게 검증해나간다.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이 될 것이다. sungjucho@business.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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