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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금리 상승 속도 가팔라..글로벌 '머니무브'본격화하나

■ 美 국채금리 급등 충격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장주

외국인 팔자에 장중 3%넘게 하락

증시 이어 금융시장도 충격 줄 듯

"남북정상회담 등 호재도 존재

증시 변동성 커질 것"전망도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인 3%를 곧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글로벌 유동성의 이동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저금리 효과로 신흥국에 풀렸던 유동성이 미국으로 회귀할 경우 글로벌 증시는 물론 금융시장에도 충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증시에서도 10년물 채권 금리가 2.7%까지 치솟고 외국인투자가들이 순매도 속도를 높이는 등 악재가 감지되고 있다. 인플레이션 압박에 경기가 침체를 겪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증시에서 현실화하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채권 금리 상승 속도가 예상보다 가팔라 ‘검은 2월’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금융시장은 호재와 악재가 뒤섞여 더 혼란스럽다. 한쪽에서는 채권시장이 경고를 보내지만 또 다른 쪽에서는 남북 정상회담으로 인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라는 호재가 다가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슈가 뒤섞여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2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채권시장 투자자들은 전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3%를 터치하자 저물가와 저금리 기조가 끝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변동 가능성이 채권시장에 먼저 반영되는 특성 때문이다. 특히 채권 금리 상승이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늘려 증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했다.

금융시장의 걱정은 미국 채권 금리 상승 속도다. 지난 2월 당시보다 빠르고 시장의 예상을 빗나갔다. 시장에서는 10년물 금리가 2월 이후 2% 후반에서 상당기간 안정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19일 2.8668%에서 2.9757%로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미 경기회복과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데다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면서 금리를 자극했다. JP모건은 올해 10년물 국채 금리가 연 3.5%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채권 금리 상승에 한국을 비롯해 신흥국 증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채권 금리 상승은 기업의 차입금리 상승, 부채에 대한 이자 규모 확대로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떨어뜨리는데다 선진국 자금이 미국으로 돌아가는 ‘머니무브’를 본격화하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미국 금리 상승에 자극받은 외국인투자가들의 매도세로 전일보다 0.4% 떨어진 2,464.14에 마감했다. 이날 개인과 기관투자가들이 각각 2,711억원, 1,684억원씩 순매수했지만 외국인들이 4,388억원 규모의 순매도에 나서면서 증시 하락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장주가 장중 한때 3~4% 이상씩 떨어진 가운데 이날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도 전일보다 5.15%나 상승했다. 채권시장의 경고가 증시의 변동성을 높인 셈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초 미국 시장금리 급등에 따른 증시 급락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미국 인플레이션 확대에 따른 장기 시장금리 급등이 연준의 통화긴축 강화로 이어진다면 외국인들이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시장의 비중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외환시장도 채권시장의 경고에 움츠러들었다. 미국 금리 상승은 달러화를 강세로 되돌려 원화가치를 떨어뜨렸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두자릿수 오른 1,079원에 거래를 시작해 1,076원80전에 거래를 마쳤다. 채권 금리 상승이 기폭제가 된데다 남북 정상회담도 원화 강세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은 더욱 상승 여력이 있다”며 “또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남북 정상회담도 원화 강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역시 문제는 국내 외국인자금 유출 우려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가 벌어지고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의 자금유출은 현실화될 수밖에 없다. 특히 단기자금 유출은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채권펀드 수익률 하락과 함께 설정액도 빠져나가는 악순환을 만든다. 연초 이후 해외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1조1,926억원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2월과 같은 금융발작이 나타날 가능성은 엇갈리지만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1·4분기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지표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FOMC의 금리 인상 횟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고 미국 국채 금리가 다시 오를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보리·유주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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