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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도시]여의도 전경련회관, 예술 위에 덧입힌 과학...도심 속 '작은 발전소'

에너지효율 1등급 초고층빌딩

3,279개 태양광 패널로 조명 전력 66% 충당

중수도시스템 적용 물도 세정용수로 재활용

한옥 처마 본뜬 건물 외벽

일자아닌 지그재그 형태로 독특한 외관 자랑

햇빛·자외선 유입 최소화 냉방비용도 줄여줘

모두를 위한 휴식 공간

타워·유선형 두건물 사이에 공용공간 마련

앞마당엔 '구립 여의 디지털도서관'도 위치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외부 전경. 타워형과 유선형의 두 건물이 대조적이면서도 묘한 조화를 이룬다. /사진제공=남궁선작가




여의도가 ‘서울의 맨해튼’으로 탈바꿈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어느 정도 알려진 사실이지만 과거 여의도는 양이나 말을 기르는 용도 외에는 농사도 지을 수 없는 척박한 땅이었다. 여의도라는 이름 역시 세간에서 ‘너나 가져라’라는 의미로 부르던 데서 유래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여의도의 여(汝)는 ‘너’를 뜻하고 의(矣)는 어조사로 ‘네 마음대로’나 ‘너의 것’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쓸모없는 땅이던 여의도는 일제강점기부터 지난 1971년까지 비행장으로 사용되다가 1968년 서울특별시가 한강개발계획을 수립하고 개발계획을 착수한 이후 환골탈태를 하게 된다. 그 포문을 연 것이 1985년에 들어선 여의도의 대표 건물이자 당시 아시아 최고층 빌딩이던 63빌딩이다. 그 이후부터 속속 초고층빌딩이 들어서며 스카이라인을 완성했는데 2013년 50층 높이로 새로 지어진 전경련회관은 국제금융센터(IFC)에 이어 준공 당시 여의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초고층빌딩이었다. 최근 파크원 등에 밀렸지만 여의도 초고층빌딩으로서의 상징성은 여전하다.

◇도심 속 작은 발전소를 만든다=‘3,279.’ 전경련회관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개수다. 태양광 패널만 해도 총면적이 축구장의 77%에 달할 만큼 방대한 규모다. 건축물의 벽면과 옥상에 설치된 이 패널은 274가구의 연간 전기 사용량과 맞먹는 전력을 생산하는데 이는 연간 394톤의 이산화탄소 절감 효과를 낸다. 전경련회관은 태양광 패널로 생산한 전력만으로 전체 빌딩 조명에 필요한 전력의 약 66%를 충당한다.

물도 한 번 허투루 쓰는 법이 없다. 건물 내에서 한 번 사용한 물은 중수 처리한 후 화장실 세정용수로 재활용하는 중수도 시스템을 적용했다. 옥상에서 받은 빗물은 지하탱크에 저장한 다음 조경용수·청소용수 등으로 활용된다.

전기 소비가 폭주하는 낮에 에어컨을 돌리는 대신 심야시간에 얼음을 얼렸다가 한낮에 이를 녹여 건물을 냉방하는 ‘빙축열 냉방’은 기본이다. 밤에는 40%까지도 전력요금이 할인되는 만큼 전력요금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오후 2~3시의 피크타임 때 막대한 전력 수요를 억제할 수 있다. 지열 시스템도 갖췄는데 지하 150m 깊이의 지중열을 냉난방에 활용한다.

한옥의 전통적인 처마 선에서 영감을 얻은 건물 외벽. 지그재그식 모양으로 태양광을 잘 흡수하면서도 여름철에는 사무실 내부로 들어오는 빛을 최소화한다. /사진제공=남궁선작가




◇한옥 처마를 본뜬 지그재그형 외벽=일자가 아닌 지그재그 형태로 설치된 외벽은 독특한 외양을 자랑한다. 이는 외부에서 바라볼 때 단조로운 느낌을 없앨 뿐 아니라 고도의 기능성이 고려된 형태다. 위쪽으로 향해 있는 면은 30도 각도로 외벽 유리 속에 설치된 태양광 모듈을 햇빛에 최대한으로 노출시킨다. 한편 아래쪽으로 향해 있는 면은 15도로 기울어 여름철 햇빛이 직접적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다. 이는 눈부심을 방지하고 건물 밖을 더 시원하게 보이도록 하는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직사광을 방지해 냉방 비용도 줄여준다.

우리나라 전통적 설계 방식인 처마를 통해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외벽 경계선 바깥쪽으로 노출된 지붕 일부분으로 비바람으로부터 벽체를 보호하는 처마는 멋스러움에 실용을 더한다. 가장 현대적인 건축물로 꼽히는 전경련회관에서도 이런 예스러운 면모를 찾아볼 수 있다.

건물 천장에 에어컨이 달려 있는 일반적인 건물과 달리 전경련회관은 에어컨이 건물 바닥에 설치돼 있다. /사진제공=남궁선작가


◇바닥에 설치된 에어컨 속 숨은 의도는=천장에 에어컨이 설치된 일반적인 건물과 달리 전경련회관은 바닥에 에어컨 및 난방 시스템이 내장돼 있다. 차갑거나 뜨거운 바람을 발부터 느낄 수 있는 독특한 형태다. 여기에도 친환경적 요소가 숨어 있는데 전체 공간에 바람을 쏘도록 하는 천장 시스템과 달리 바닥 시스템은 사람이 서 있는 공간만큼만 약하게 바람을 내보내면 된다. 바람이 천장에서 나올 경우 사람 몸에 도달하기까지 거리가 먼 데 비해 바람이 바닥에서 나오면 곧바로 사람 몸에 닿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철에 바닥에서 나오는 뜨거운 바람은 찬 공기가 무거워 밑으로 내려오는 것을 막아줘 더욱 효율적이다. 찬 공기는 일반적으로 밑으로, 뜨거운 공기는 위로 가려는 특성이 있는데 이를 방지해 사람이 서 있는 공간에 따뜻한 공기만 머물도록 하는 것이다.

유선형 건물인 컨퍼런스센터의 3층은 타워 3층과 연결통로로 이어져 있다. /사진제공=남궁선작가


◇모두를 위한 휴식공간 제공=건물이 다가 아니다. 건물을 감싸는 바깥 공용공간은 여의도공원과도 잘 어우러지는 도심 속 휴게공간이다. 50층 규모의 타워형 빌딩과 유선형 모양의 컨퍼런스센터 사이에는 공용공간이 마련됐다. 공용공간에 설치된 수경시설과 각종 식물 중간중간에는 커다란 벤치가 있어 누구나 와서 앉았다 갈 수 있다. 이곳에 앉으면 보이는 타워와 유선형 컨퍼런스센터, 그리고 둘을 잇는 연결공간은 나름의 볼거리다. 앞마당에는 ‘영등포 구립 여의디지털도서관’이 위치해 있다. 전경련이 8억4,000만원을 들여 건립한 뒤 영등포구에 무상 임대한 도서관으로 수용 인원 100여명 규모다. 1층 북카페와 2층 디지털도서관으로 구성돼 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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