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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슈퍼개미’ 알고보니 작전세력

'소액주주 운동가' 명성 악용

지인들에 다단계 방식 투자 유치

유통주식 수량 적은 상장사 타깃

34개월간 주가 띄워 298억 이득

檢, 증권사 직원 등 11명 기소





1세대 소액주주 운동가이자 ‘한국의 워런 버핏’으로 이름을 떨치던 표모(64)씨도 주가조작의 유혹을 이기지 못했다. 그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직후 전 재산을 날린 뒤 남대문시장 모자 노점상으로 번 종잣돈 3,000만원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해 불과 7년 만에 200억대 주식 부자로 이름을 떨쳤다. 이후 장학재단을 설립하는 등 기부금액만도 2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표씨는 증권사 직원과 짜고 주가를 조작해 수백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는 신세로 전락했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문성인 부장검사)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전업투자자 표씨 등 5명을 구속 기소하고 범행을 도운 증권사 직원 정모(62)씨 등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표씨는 유통주식 수량이 적고 재무구조가 튼튼한 코스닥 상장사인 H사를 범행 타깃으로 삼았다. 유통주식 수가 적어 비교적 소규모 자금으로도 주가조작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주가를 조작한 시기는 2011년 11월부터 2014년 9월까지로 2년10개월에 이른다. 표씨는 장기간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298억원가량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표씨가 자금을 끌어모은 비결은 ‘성공한 개미투자자’라는 자신의 이미지였다. 대형 교회와 명문고 동창회, 산악회 등 각종 모임에서 알게 된 지인에게 2009년 9월부터 H사 주식투자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표씨 일당은 투자설명회를 열고 기존 투자자가 새로운 투자자를 모으게 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유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사 직원인 박모(60)씨와 정씨는 투자금 관리를 맡았다. 이들은 투자자에게 주식매매권한을 일임받아 H사 주식 유통물량의 60%인 190만주를 확보하면서 시장지배력을 갖게 됐다. 이후 표씨 일당은 시세조종꾼을 섭외해 허위정보를 시장에 알려 주가를 조작했다. 이 과정에서 H사 주가는 2년10개월 동안 2만4,750원에서 8만8,600원까지 올랐다.

주가가 오르자 표씨 일당은 장내에 보유물량을 매도해 298억원을 챙겼다. 매도물량이 쏟아져나오면서 H사 주가는 6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고 2014년 9월12일 2만9,450원까지 떨어졌다. 2014년 7월 중순만 하더라도 8,500억원에 달했던 시가총액이 불과 2개월 만에 2,800억원으로 폭락했다. 손실은 고스란히 개미투자자에게 돌아갔다.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취득한 범죄수익 298억원을 환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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