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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로프 등 60% 관세 연장...수출길 꽉꽉막힌 한국철강

케이블 등에 5년 더 부과

미국發 보호무역 나비효과

유럽연합(EU)이 한국산 철강재에 60%대 보복관세를 5년 더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조치에 수출길이 막혀가자 자국 철강업체를 보호하려 무역장벽을 다지는 모양새다.

2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EU는 최근 한국산 철강 로프·케이블에 60.5%의 반덤핑관세를 5년 더 부과하기로 했다. 앞선 덤핑 판정 유효기한이 만료되면서 관세가 폐지될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EU는 관세가 사라지면 자국 철강업계 피해가 심각할 수 있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이번 판정에 따라 고려제강 등 15개 업체를 제외한 한국 업체들은 계속해서 관세를 물어야 한다.

EU는 반덤핑 관세 연장 결정을 내리면서 중국산 철강재 환적(換積·옮겨싣기) 문제를 걸고 넘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저가의 중국산 철강재가 한국을 거쳐 국적을 바꾼 뒤 자국으로 쏟아질 수 있는 만큼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에도 동일한 관세를 매겨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에선 중국을 빌미로 한국 등 다른 나라 철강재를 막으려는 시도로 보는 시각이 적잖다. 고강도 통상제재를 쏟아낸 끝에 지난해에만 중국의 수출을 40% 넘게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다른 나라 철강재가 그 자리를 메우고 있어서다. 중국이 수출국 1위로 자리를 내주는 사이 인도가 수출량을 거의 100% 늘리며 치고 올라온데다 터키도 수출을 64% 늘리며 2위로 도약했다. 한국산 철강재 수입량 역시 2014년 195만톤에서 꾸준히 늘어나 지난해 350만톤을 기록하며 수입국 중 4위로 뛰어올랐다. EU 입장에서는 눈엣가시 중국을 빼내니 또 다른 가시가 박힌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조처는 EU의 조바심에 불을 댕긴 것으로 보인다. 개별 철강재에 고율의 보복관세를 매겨오던 미국은 급기야 지난 3월 모든 수입산 철강재에 추가로 25% 관세를 매기는 무역확장법 232조 를 꺼내 들었다. EU에 대해선 다음 달 1일까지 한시적 면제 조치를 취해줬지만 면제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역내 철강업체 우려는 커지고 있다. 미국의 철강 관세 여파로 제3국의 철강 제품이 역내로 몰려올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 EU가 지난달 수입산 철강제품을 대상으로 세이프가드 발동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조치였다.

국내 철강업계는 미국에서 불붙은 보호무역주의가 각국으로 번질까 초조해하고 있다. 국내 일부 업체는 미국으로 수출이 어려워지자 EU 등 다른 국가로 물량을 돌리며 피해를 줄여오던 터였다. EU까지 빗장을 걸어 잠그면 여기에 물량을 대던 다른 국가들도 연쇄적으로 무역장벽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점증하는 분위기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EU가 미국처럼 막무가내로 나올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지금처럼 나오면 EU도 결국 장벽을 높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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