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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INSIDE] 오일쇼크로 탄생한 가스公 …원전 빈자리 메꾼다

평택 LNG 기지 전경/사진=가스공사 제공




1970년대 유가가 폭등하는 ‘오일쇼크’를 경험한 우리나라는 발전원의 다변화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첫번째 결과물이 가스공사의 평택 액화천연가스(LNG) 기지. 경기도 평택시 아산만 해역에 자리잡은 가스공사 평택기지는 1986년 국내 최초로 생산을 시작하면서 ‘도시가스’ 시대를 연 선두주자다.

25일 평택 기지를 찾았다. 웬만한 빌딩 높이와 맞먹는 저장탱크의 육중함이 고요한 바닷가를 가득 채웠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이 저장 탱크 하나는 지금은 사라진 장충체육관과 비슷한 부피”라며 “탱크 하나당 우리나라 국민이 하루 동안 소비할 수 있는 저장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하 162도의 차가운 상태로 액화된 천연가스를 보관하는 기술이 없었던 우리나라는 프랑스로부터 기술을 들여와 10만t짜리 10기의 저장탱크를 평택 기지에 지어 올렸다. 현재는 우리나라의 기술로 20만t 짜리 저장탱크 9기 등을 추가로 건설해 세계 최대의 저장능력을 보유했다.

저장탱크를 둘러 본 후 발견한 ‘부취소’. 냄새를 넣는 곳이라는 의미다. 무색무취의 천연가스에 소위 ‘마늘 썪는 냄새’를 더하는 곳이다. 아무 냄새도 안 나는 천연가스가 누출됐을 경우 쉽게 알아차릴 수 있도록 부취제를 섞는 작업이 진행된다고 한다. 부취제를 취급하는 직원이 실수로 한 방울이라도 옷에 묻혔을 경우 옷을 빨고 샤워를 해도 도저히 같이 지낼 수 없는 냄새가 났다고 한 직원이 전했다.

액화된 가스를 다시 기화시키는 생산설비인 기화기 36기도 평택 기지 곳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겨울철에는 주로 ‘열기화’ 장비가 돌아간다. 가정에 공급하기 위해 불을 때 차가운 LNG를 기체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봄과 겨울엔 이른바 ‘물 기화’ 방식도 투입된다. 가까운 서부발전의 평택발전본부가 냉각수로 사용하고 바다로 버리는 온배수를 가스공사가 평택기지로 들여와 기화의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서부발전이 냉각수로 사용하고 버릴 뜨거운 바닷물을 공짜로 받아 기화 작업에 쓰고 있다”며 “가스 수요가 적은 봄이나 가을에는 물 기화가 주로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평택 LNG 기지에 접안해 있는 현대아쿠아피아호/사진=가스공사 제공


운이 좋았는지 오만에서 막 LNG를 싣고 하역작업을 끝낸 LNG선 현대아쿠아피아가 접안해 있다. 축구장 세 개를 합친 면적에 아파트 20층 높이다. 현대아쿠아피아는 현대상선이 LNG 운송사업부문을 사모펀드에 매각하며 설립된 현대LNG해운 소속이다. 2,000년 취항한 현대아쿠아피아호는 주로 오만에서 LNG를 들여오는 역할을 담당한다. 가스공사와의 계약기간인 2025년까지 오만이나 싱카폴, 카타르 등을 돌며 쉬지 않고 LNG를 운반한다고 한다. 보통 오만까지 가는데 2주, 돌아오는데 2주 총 한 달에 걸려 들여오는 물량은 약 10만t. 선원들은 이날 약 하루 동안 진행된 하역작업을 끝내고 배 안에서 가족들과 짧은 면회시간을 가진 후 곧바로 오만으로 떠나갔다.

가스공사는 평택기지와 비슷한 규모의 LNG 제5 기지 건설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에는 평택기지와 함께 인천, 통영, 삼척 기지 등 총 4개의 기지가 있다. 인천은 서울 등 수도권, 통영은 영남과 호남, 삼척은 강원도의 가스 공급을 담당한다. 제5 기지가 필요한 이유는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LNG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 제5 기지는 평택기지와 맞먹는 356만t 규모로 충남 당진 일대에 2031년까지 완공될 전망이다. 평택기지에서 만난 정승일 가스공사 사장은 “13차 천연가스 수급계획에서 2031년까지 10% 정도 천연가스 수요가 증가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며 “이상한파 등 기상 조건에 따른 위험성에 LNG발전에 대한 수요변동이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스공사가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평택=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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