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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세계로 가는 K웹툰]오늘은 어린이날, K웹툰도 자란다

[K팝 이어 차세대 한류산업으로 떠오른 K웹툰]
독보적 콘텐츠 경쟁력 앞세워 마블 아성에 도전장
美 색채감·日 스토리 장점 두루 갖춰…스마트폰에도 최적화
美·中·유럽·日·동남아 등 러브콜 잇따라 캐시카우 역할 기대
'VR툰' 등 새로운 형식에도 도전…2020년 총매출 1조 예상

  • 나윤석 기자
  • 2018-05-04 17:52:01
  • 방송·연예
[토요워치-세계로 가는 K웹툰]오늘은 어린이날, K웹툰도 자란다

# 올해 1·4분기 미국 구글플레이 만화 부문에서 마블코믹스와 DC코믹스를 제치고 매출 1위를 기록하며 업계를 깜짝 놀라게 한 ‘레진코믹스’. 성과를 자축하며 샴페인을 터뜨릴 법도 하지만 레진코믹스는 지금도 새로운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지난 2015년 이후 일본과 미국·중국에 차례로 진출하며 세계적으로 독자가 늘어나고 있어도 웹툰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생각하면 아직은 만족할 수 없는 탓이다. 레진코믹스는 더 나아가 태국에 진출하기 위해 시장조사를 하고 현지 관계자들과 만나는 등 다양한 물밑작업을 진행하면서 더 큰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레진코믹스 관계자는 “아직 정식 계약이 체결되기 전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기는 힘들다”면서도 “현재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서비스처럼 현지 플랫폼을 활용한 간접수출 형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 네이버 해외 웹툰 브랜드인 ‘라인 웹툰’의 해외 판권 담당자는 요즘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오렌지 마말레이드’ ‘외모 지상주의’ 등 해외시장에서 특히 인기가 높은 작품을 중심으로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 등 2차 판권 논의가 연일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라인 웹툰 관계자는 “지금 판권 논의 중인 작품 편수만 40건이 넘는다”며 “얘기가 오가고 있는 나라들도 북미·유럽·일본·동남아 등 여러 지역에 걸쳐 있다”고 소개했다.

모바일과 인터넷으로 즐기는 웹툰이 한류 비즈니스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 세계를 뒤흔든 K팝에 이어 바야흐로 K웹툰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오는 2020년 총매출 1조원 시장을 열어젖힐 것으로 전망되는 K웹툰은 ‘웹4.0’ 시대의 확실한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하면서 미국의 찬란한 대중문화 황금기를 주도했던 마블코믹스와 DC코믹스의 아성을 넘보고 있다. 대중문화계에서는 “빠른 속도로 어디서나 소비할 수 있는 ‘스낵 컬처(snack culture)’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웹툰이 그야말로 ‘황금 알을 낳는 거위’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류 열풍을 주도하는 웹투노믹스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라는 평가가 쏟아진다.

KT 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0년 529억원이던 웹툰 시장 규모는 지난해 7,240억원으로 7년 만에 13배 이상으로 폭증했다. 연구소는 올해 8,805억원 수준을 기록한 뒤 2020년에는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네이버·다음·레진코믹스·카카오 등 서른 개가 넘는 국내 웹툰 회사들은 영화 못지않은 흥미진진한 서사 구조와 개성 넘치는 그림체로 세계시장을 호령하고 있다. 레진코믹스의 웹툰 이용자는 전 세계 227개국에 흩어져 있고 네이버의 라인 웹툰은 현지 맞춤형 콘텐츠로 인도네시아·대만 등지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코미카처럼 동남아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 3개국 회원 수만 110만명을 확보한 회사도 있다. 다음웹툰을 운영하는 카카오 자회사 포도트리는 2016년 말 싱가포르 국부펀드 등 글로벌 투자가로부터 1억달러 이상(약 1,250억원)을 유치하기도 했다. 카카오의 일본 웹툰 플랫폼인 픽코마는 높은 현지 시장 점유율을 토대로 최근 동영상 콘텐츠 분야 진출을 선언했다.

마블코믹스 기반의 영화 제작사인 마블스튜디오가 2008년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10년 동안 18편을 쏟아내며 전 세계에서 15조원을 쓸어담은 것처럼 K웹툰도 당당히 글로벌 무대를 누비며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박석환 한국영상대 만화콘텐츠과 교수는 “컬러풀한 색채감이 있는 미국 만화와 연재 형식으로 독자들의 궁금증을 계속해서 유발하는 일본 만화의 특징을 합쳐놓은 게 웹툰”이라고 설명했다. 레진코믹스 관계자는 “해외 독자들은 시선을 위에서 아래로 옮기면서 보는 스마트폰의 특성에 최적화된 게 한국 웹툰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차세대 한류 산업의 핵심으로 입지를 굳힌 K웹툰의 역사는 올해로 꼭 20년을 맞았다. 전문가들은 1998년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출신의 권윤주 작가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고양이가 등장하는 일기 형식의 만화 ‘스노우캣’ 연재를 시작한 것을 웹툰의 시초로 파악한다. 권 작가처럼 컴퓨터에 익숙한 디자이너나 그래픽 아티스트들이 ‘카툰 에세이’ 또는 ‘감성툰’이라 불리는 작품들을 연재하며 1세대 웹툰 작가군을 형성했다. ‘엽기토끼 마시마로’의 김재인, ‘마린블루스’의 정철연 등이 여기에 속하는 작가들이다.

뒤이어 2000년대 초중반 네이버와 다음 등의 대형 포털 사이트가 콘텐츠의 플랫폼 역할을 하면서 K웹툰은 산업으로서의 꼴을 본격적으로 갖추기 시작한다. ‘순정만화’를 시작으로 ‘아파트’ ‘바보’ ‘26년’ 등 무수한 히트작을 쏟아낸 강풀은 이 시기 포털을 중심으로 한 ‘웹툰 붐’을 주도했으며 ‘이끼’와 ‘미생’의 윤태호, ‘신과 함께’의 주호민 등 다양한 스타 작가들이 출현했다. 참신한 소재에 목마른 영화·드라마 제작사들이 웹툰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부터다. 이후 웹툰은 영화 ‘신과 함께’와 드라마 ‘미생’ ‘치즈인더트랩’의 사례에서 보듯 원소스 멀티유즈로서의 기능을 착실히 수행하면서 영토를 무한대로 확장하고 있다.

김여정 네이버웹툰 팀장은 “K웹툰은 독보적인 콘텐츠 경쟁력을 통해 어느 국가보다 빠르게 대중문화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며 “K웹툰이 시도하고 있는 가상현실(VR)툰 등의 새로운 형식은 시장 진입 단계에 머물러 있는 ‘초보 국가’들이 쉽게 넘보기 힘든 분야인 만큼 K웹툰의 발전 속도는 앞으로도 점점 빨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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