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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당뇨병?...188만명이 병 있는데도 모른다

당뇨병학회 학술대회서 '팩트시트 2018' 발표

셋 중 둘은 하루 30분도 안 걷고 男환자 40% 흡연

60대까지는 남자, 70세 이상은 여자가 유병률 높아

'당뇨병 고위험군' 공복혈당장애도 871만명 달해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꼴인 502만명(남 268만명, 여 233만여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다양하고 치명적인 합병증 때문에 ‘소리 없는 살인자’로 불리는 당뇨병. 하지만 이 병을 앓는 사람 가운데 37%는 자신이 환자(유병자)라는 걸 모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또 남자 환자 268만명 중 약 40%(106만명)는 ‘혈관 건강의 적’인 담배를 계속 피웠고 남녀 환자 3명 중 2명은 하루에 30분도 걷지 않는 등 건강관리에 매우 소홀했다. 혈당 조절이 잘되는 환자는 4명 중 1명에 그쳤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지난 3일 개막한 춘계학술대회에서 국민건강영양조사와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토대로 2016년 당뇨병 인구와 관리 상태 등을 분석한 ‘당뇨병 팩트시트 2018’을 발표했다.

학회가 당뇨병의 네 가지 진단기준 가운데 ‘당화혈색소 6.5% 이상’을 처음 반영했더니 30세 이상 성인 3,484만명 가운데 당뇨병 환자는 13%(453만명)에서 14.4%(502만명)로 불어났다. 종전까지는 △의사가 당뇨병이라고 진단했거나 △먹는 혈당강하제 또는 인슐린 치료 중 △공복혈당 126㎎/㎗ 이상 등 세 기준 가운데 하나에 해당하면 당뇨병 환자로 추계했다. 당화혈색소는 혈액 내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 혈색소가 당화(糖化)된 비율로 지난 1~3개월 평균 혈당 조절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다. 식사 전후, 무엇을 먹었는지에 따라 변동이 심한 공복·식후 혈당과 달리 꽤 안정적이다.



팩트시트에 따르면 2016년 30세 이상 성인의 14.4%인 502만명이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26.5%(133만명)로 비중이 가장 컸지만 30~40대도 19.6%(98만명)를 차지했다. 60대까지는 남자의 당뇨병 유병률(인구 중 환자의 비율)이 30대 4%, 40대 11%, 50대 20%, 60대 28%로 여자보다 2~7%포인트 안팎으로 높았지만 70세 이상은 여자가 34%로 남자(29%)를 웃돌았다.

당뇨병 전 단계, 즉 당뇨병 고위험군인 공복혈당장애 인구도 871만명으로 25%(남자 31%, 여자 20%)나 됐다. 50대가 242만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30대·40대도 130만명·226만명이나 됐다. 공복혈당장애는 의사로부터 당뇨병 진단을 받거나 혈당강하제·인슐린 치료를 받은 적이 없고 공복혈당이 100~125㎎/㎗, 당화혈색소가 6.5% 미만인 경우다.

당뇨병 유병자와 공복혈당장애를 합한 ‘혈당조절장애’ 인구는 1,372만명으로 30세 이상 성인의 39%나 됐다. 10명 중 4명이 당뇨병 관리 대상인 셈이다.



고혈당 상태가 수년~수십 년간 이어지면 혈액순환이 잘 안 되고 혈관·신경이 손상된다. 혈액 내 노폐물을 걸러주는 콩팥 혈관꽈리(사구체)의 기능이 크게 떨어져 매년 6,000명가량이 당뇨병 때문에 혈액투석을 받아야 하는 콩팥기능부전(신부전)으로 악화한다. 투석해도 5년 생존율이 60%, 10년 생존율이 30%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예후가 나쁘다.

또 시(視)세포가 몰려 있는 망막에 혈액·영양 공급이 제대로 안 돼 비정상적인 혈관이 마구 만들어지고 터져 염증·부종과 시력저하를 유발한다. 심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발의 혈관·신경에 문제가 생겨 세균 감염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고 가벼운 상처가 궤양(당뇨발)으로 악화하기도 한다. 당뇨병을 앓은 기간이 오래됐거나 흡연자,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 사람은 위험도가 더욱 높다. 당뇨발로 한쪽 다리를 절단하면 2년 안에 다른 쪽까지 절단할 확률이 50%나 된다.



그러나 남녀 환자의 40%·5%는 계속 담배를 피웠고 64% 안팎은 하루에 30분도 걷지 않았다. 남녀 환자의 24%·3%는 각각 7잔·5잔 이상의 술을 주 2회 이상 마시는 고위험 음주군이었다.

당뇨병을 앓는 502만명 중 37%는 자신이 환자라는 걸 몰랐고 43%는 치료를 받은 적이 없었다. 약물치료로 혈당이 잘 조절(당화혈색소 6.5% 미만)되는 사람은 25%에 그쳤다. 반면 당화혈색소 8.0% 이상으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21%나 됐다. 당뇨병 환자 가운데 혈당, 혈압,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모두 잘 조절되는 경우는 8.4%에 그쳤다.

당뇨병 환자의 55%는 고혈압, 35%는 고콜레스테롤혈증을 동반했다. 동반질환자 가운데 혈압이 잘 조절되는 사람은 68%, 몸에 해로운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이 잘 조절되는 사람은 44%였다.

박경수 학회 이사장(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당뇨병 진단이나 적극적인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유병자, 고혈압·고콜레스테롤혈증 등을 함께 앓고 있는 환자에 대한 국가 차원의 통합적인 예방·관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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