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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경제]훌쩍 다가온 종전… 북한 자원 얼마나 될까

판문점 선언으로 종전(終戰)이 훌쩍 다가왔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 비핵화가 결정이 되면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체적인 청사진도 그릴 수 있게 된다. 2007년 10·4선언 이후 10년 넘게 답보상태였던 남북한 경제협력 사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잠재 가치가 3,700조원에 달하는 북한 광물자원 개발이 다시 한 번 남북 경협 사업의 선두에 설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2011년 기준 북한에 매장돼 있는 철의 규모는 8,775억달러다. 매장량 기준으로 세계 2위에 달하는 마그네사이트의 경우 잠재 가치는 2조4,048억달러에 달한다. 이 밖에도 금(857억달러), 아연(185억달러), 동(73억달러), 몰리브덴(11억달러), 인회석(270억달러) 등 주요 광물의 매장 가치만 3조4,249억달러(약 3,675조원) 규모다.

북방경제협력위원가 추정하고 있는 북한 광물자원 가치도 3,000조원을 넘는다. 북한은 현재 42개 광종, 728개 광산이 개발돼 있는 상태. 이 광물 자원의 잠재가치는 3220조원으로, 남한(230조원)의 약 14배 규모다. 첨단 산업의 재료인 철(50억톤), 아연(2110만톤), 몰리브덴(5만4,000톤), 마그네사이트(60억톤) 등의 광물종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쌀로 불리는 희토류도 대량 매장돼 있다. 2010년 12월 북한 국가자원개발지도국 발표에 따르면 북한의 희토류 매장량은 금속 기준 2000만톤(t)가량이다. 남한의 연간 수요량이 3,200톤인 것을 감안하면 6,250년을 쓸 수 있는 분량이다. 전기 자동차 및 전자기기 등에 쓰이는 희토류는 전 세계 물량의 90%가량을 생산하는 중국이 자원 무기화한 대표적 광물이다.

광물자원공사가 추정하고 있는 매장량은 더 많다. 광물공사에 따르면 북한 희토류 매장량은 황해남도 덕달광산 2000만톤, 평안북도 룡포광산 1700만톤, 강원도 압동광산과 김화광산 각 1100만톤 등이다.



다만 북한의 희토류 매장량에 대한 객관적인 수치는 아직 추정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많다.

노무현 정부가 북한의 광물개발에 공을 들였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기업이 북한에서 자원개발을 한 사례는 4건에 불과하다. 광물자원공사가 2003년 7월 북한의 명지총회사와 합작해 황남 연안 흑연광산에 1,020만달러를, 태림산업은 2005년 석재 생산을 승인받은 뒤 1,000만달러를 투자했었다. 2007년에는 서평에너지가 무연탄 사업을, 2008년에는 아천글로벌이 1,530만달러를 들여 석재 가공공장 건립을 추진하다 중단됐다.



2007년 10·4선언 이후 북한 광물개발이 남북 경협의 주요 사업으로 발돋움했지만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당시 정부는 함경남도 단천시에 소재한 검덕 아연광산과 대흥·룡양 마그네사이트 광산을 자원개발 특구로 지정해 공동 개발하는 방안을 북측에 제의했었다. 광산개발뿐 아니라 발전·철도·도로·항만 등 인프라 구축까지 포함해 4,000억원, 향후 30년간 운영비 3조원 등을 투입해 10조원 가치의 광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는 당시 정부의 추산이었다. 이를 위해 세 차례 남북 공동 조사까지 진행했지만 이 사업 역시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중단됐다.

이번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꺼졌던 북한 광물자원 공동 개발 불씨도 다시 살아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이와 관련한 제도적 수단 마련에 나섰다. 산업부의 한 핵심관계자는 “새로 출범하는 한국광업공단법에 북한의 자원개발을 명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미 비용·편익 분석까지 마친 단천자원개발특구 사업이 가장 먼저 닻을 올릴 가능성이다. 크다.

광물자원공사는 통일 후 10년간 주요 광물 수입을 북한산으로 대체할 경우 45조원의 수입 대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광물자원뿐만 아니라 북한 서한만·동한만 분지서 석유 개발도 가능하다. 2015년 영국 지질학자 마이크 레고는 석유분야 지구과학 전문지 ‘지오엑스프로’를 통해 ‘북한 석유 탐사와 잠재력’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레고는 “북한 육지와 바다에 원유와 천연가스가 존재한다는 많은 증거가 있다”며 “북한에서 원유와 가스의 상업생산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 놀라울 지경”이라고 썼다.

영국 석유회사 BP에서 수년간 근무한 레고는 영국 석유개발회사인 아미넥스에서 탐사분야 최고 책임자로 일했다. 아미넥스는 2004년 북한 조선원유개발총회사와 20년간 원유를 탐사하고 개발하기로 계약했던 업체였다. 아미넥스도 2012년 북한에서 철수했지만, 레고는 계약 기간 동안 북한 현지에서 탐사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레고가 북한에서 석유 및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지역은 7곳이다. 내륙은 평양, 재령, 안주~온천, 길주~명천, 신의주 유역 등 5곳이다. 해양에서는 서한만과 동해 유역을 꼽았다. 특히 서한만분지 지역은 50억~60억배럴의 석유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보하이만 유전과 가깝다.



우리 정부도 2007년 남북 경협사업의 일환으로 동한만 분지 유전 타사를 검토하기도 했다. 황두열 전 석유공사 사장은 2007년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 유전 탐사와 관련 “동해 북부지역의 동한만 분지를 먼저 착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북한의 석유 매장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실제 탐사를 해보기 전까지는 유전 개발을 확신하긴 어렵다. 북한과 유전 개발에 합의한다고 해도 탐사 시추 등을 거쳐 생산단계까지 가기 위해서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과 같이 탐사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엔 지하구조 참사 이후 광구평가까지 걸리는 시간만 5~10년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세종=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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