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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사이드]'줏대 없는 정책'에 흩날리는 페소화

■ '신흥국 위기설' 중심에 선 아르헨

친시장 개혁으로 회복세 보이다가

복지 줄자 국민 반발...개혁 지연

美 금리 상승겹쳐 외국인 자금 이탈

올 들어 페소화 가치 20% 급락





올 초까지도 중남미 개혁의 중심지로 글로벌 투자가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아르헨티나가 ‘신흥국 6월 위기설’의 중심에 서며 신흥국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급부상했다. 고강도 친시장 개혁의 후유증으로 인플레이션의 고삐가 풀리고 과도한 경상수지 적자와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미국 금리 인상의 여파로 신흥국 자금이 빠지기 시작하며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올 들어 신흥국 통화 중 가장 큰 폭인 20%가량 급락한 상태다. 자국 통화가치 하락으로 가뜩이나 골머리를 앓고 있는 브라질·터키 등 다른 신흥국들은 아르헨티나 금융시장 혼란의 불똥마저 자국으로 옮겨붙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의 친시장 개혁이 고물가와 막대한 재정적자 속에 난기류에 휩싸이면서 아르헨티나가 또다시 경제위기의 늪에 빠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경제는 지난 2015년 말 당선된 마크리 대통령이 친시장 개혁을 단행하면서 회복 흐름을 보여왔다. 이전 정권의 포퓰리즘을 단절하고 경제체질을 바꾸겠다고 선언한 마크리 대통령은 2년 만에 노동·연금·세제 등 3대 개혁안을 사실상 마무리 짓고 글로벌 투자금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아르헨티나 증시는 73%나 치솟으며 세계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다. 좌파 정권의 무차별적 퍼주기 정책으로 수차례 국가파산 위기에 내몰렸던 아르헨티나 경제는 화려한 부활 스토리를 써나가는 듯했다.

하지만 개혁과정에서 복지 혜택이 급격하게 줄고 공공요금 부담이 높아지자 국내의 반발이 거세졌다. 이에 마크리 정부와 중앙은행은 1월 금리를 0.75%포인트 낮추고 올해 물가목표도 15%로 상향 조정하며 국민 달래기에 나섰다. 세수확보 차원에서 외국인투자소득세도 신설했다.



이러한 정부의 개혁 지연 시그널은 외국인 투자가들의 이탈을 자극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정부의 개혁 의지에 의문을 갖게 된 투자가들의 자금이탈이 올 들어 불거진 미 달러화 강세와 맞물리면서 가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마크리 정부는 지난달 말 한 주 동안 보유외환 중 43억달러를 풀고 연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부랴부랴 환율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중앙은행은 일주일 새 금리를 12.75%포인트 인상한 40%까지 끌어올려 간신히 폭락세를 저지했지만 이는 오히려 장기적인 국가 신뢰도를 무너뜨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블룸버그통신은 “아르헨티나의 위기는 ‘정책 신뢰성의 상실’이라는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며 경제개혁 지속을 바라는 투자가와 개혁에 저항하는 서민들이 마크리 정부 조치의 반대 방향에 있어 앞으로의 개혁에서 동력이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도 아르헨티나의 고물가, 경제적 변동성에 더해 정치적 역풍을 이유로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기존의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내렸다.

2000년 아르헨티나 대통령 경제보좌관을 지낸 이코노미스트 루이스 세코는 “전 정권으로부터 복잡한 개혁 시나리오를 물려받은 마크리 정부가 코너로 내몰리고 있다”며 “중앙은행이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는 데 실패한 것도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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