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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바이크]<61>폭발적인 가속감, KTM 듀크390 시승기

■5년차 라이더의 시트고 트라우마 극복 프로젝트

지난 편에서 예고했듯이, 저는 갑자기, 뜬금없이, 허겁지겁, 세 번째 바이크를 기추하게 되었습니다. 저처럼 기억력 나쁜 분들을 위해 다시 말씀드리자면 SYM 울프 클래식 125, 가와사키 W800에 이어 세 번째 바이크입니다. 그리고 새 바이크는 제목에 쓴 것처럼 KTM의 390 듀크입니다.

Welcome to the Orange Family!




저도 제가 KTM 바이크를 타게 될 줄은 전~혀 몰랐는데요. 지난 3월 초까지만 해도 전혀 계획이 없었습니다. 그때 누가 저한테 “넌 다음달부터 KTM을 타게 될 거야….”라고 예언했다면 뭔 헛소리냐고 했겠죠. 심지어 생긴 것도 전혀 제 타입이 아닙니다. 저렇게 곤충(부…불개미?)같이 생긴 바이크에 관심을 가져 본 역사가 없었으니까요.

내가...다음달에 KTM을 산다고...??


다만 막연히 이런 생각은 해왔었죠. “시트고 트라우마 극복용 바이크를 잠시 입양해와야겠다”는 계획요. 시트고 높은 바이크 타기가 무서웠거든요. 그래서 염두에 두고 있었던 바이크가 코멧 650 같은 바이크였는데, 갑자기 KTM이 끼어든 이유는 어느 엄청난 바이크 광인(…)께서 열렬히 KTM을 찬양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잘 튀어나가고 재미지다더군요. 그래요, 저 팔랑귀입니다.

2017년식 390 듀크는 시트고가 830㎜로 높습니다. 제가 기추하려는 취지에 매우 부합하는 시트고입니다. 2016년까지만 해도 800㎜였는데 2017년식부턴 풀체인지되면서 시트고까지도 높아진 거죠.

3월 중순쯤에 듀크를 사야겠다!고 마음 먹고는 다행히 좋은 매물을 만나서 4월 1일 만우절에 기추에 성공했습니다. 지금이 2018년이니까 2017년식 중고 매물이 많지는 않았는데 정말 운이 좋게 겨우 120㎞ 달린 신차급을 득템했죠.

쿨거래 직후의 모습




일단 처음 앉아봤을 때의 소감은, “이상하게 별로 안 높은 느낌이군….”이었습니다. 전에도 시트고 830㎜인 바이크를 타본 적이 있었는데, 390 듀크는 높긴 하지만 올라타면 체중 때문에 1, 2㎝ 정도는 낮아지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가볍습니다. 공차 중량이 149㎏로 가볍기 때문에 까치발이라도 심적 부담이 훨씬 덜합니다. 실제로 입양 후 한 달 동안 타고 다니면서 정차할 때 한 번 삐끗했는데, W800(공차중량 217㎏ㅠㅠ)으로는 그대로 제꿍할 상황에서 390 듀크는 별 무리 없이 버틸 수 있었습니다. 얼마나 안도감이 들던지…. 그리고 깨달았죠. 제가 극복해야 할 것은 시트고가 아니라 무게라는 사실을요(ㅠㅠ).

기본적으로 차체가 작고 가볍습니다.


어쨌든 새 번호판 달고 프론트&포크 슬라이더도 달아준 다음에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4월 1일에 입양해와서 한 달 동안 1,000㎞를 주행했습니다. 하루에 천킬로 달리는 굇수(…)들도 계시지만,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타는 저로서는 상당한 기록입니다. 용인, 원주, 강화도, 춘천 등등 매주 쏘다녔네요.

아직 벚꽃이 덜 피었던 4월 초반의 용인






저의 여의도 모임인 ‘헝그리 라이더스’들과 춘천 승호대 가는 길


그리고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KTM은 정말…정말이지, 재미있습니다. 373㏄의 다소 약소한 배기량이지만 보어×스트로크가 89×60mm로, 보어(피스톤의 직경)가 스트로크(피스톤의 상하운동 길이)보다 크다는 건 순간가속력이 좋다는 의미인데요. 실제로 스로틀을 당기자마자 짜릿한 가속감이 확 몰려옵니다. 소위 ‘빠따감’이 엄청납니다. KTM 처음 타보는 저로서는 한 200㎞ 정도를 웃으면서 탔던 것 같습니다. 두세 번쯤 소리를 지르기도 했구요. 왜냐구요? 너무 신나서요.

게다가 가볍고 민첩한 핸들링까지 더해져 마치 한 마리 치타 같은 느낌입니다. 주행감은 국산차만 타다 독일차를 처음 타볼 때 경험했던 것과 비슷한 단단한 느낌입니다. 앞뒷바퀴 모두 싱글 디스크 브레이크에 훌륭한 제동력을 자랑하고 ABS도 적용됐습니다. 뒷바퀴의 ABS를 해제해주는 ‘슈퍼 모토’ 모드를 택하면 한층 거친 라이딩을 즐길 수 있습니다.

너무 찬양한 것 같지만 실제로 정말 좋습니다. 제가 이 느낌을 널리 알리고 싶어서 여러 명에게 제발 좀 타보라고 강요(?)했는데, 하나같이 기변병, 기추병을 앓기 시작하더군요. 주말에만 간신히 타는 주제에 바이크를 늘리는 게 옳은 건지 고민했었지만 지금은 그저 “안 샀으면 어쩔 뻔”이란 생각뿐입니다.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니까요. 이 가격대에 이런 재미라니, 자꾸 감탄해서 죄송합니다만 너무 진심인 것입니다!

마치 듀크 탈 때 저의 기분


몇 마디 더. 시트가 딱딱하고 얇지만 의외로 허리가 안 아픕니다. 허리 디스크 초기 증세가 있어서 시트의 편안함에 예민한 편인데도 괜찮더군요. 단기통 진동을 걱정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역시 저는 별 피로감이 없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달달거리는 디젤차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다만 풋페그가 다소 뒷쪽이고 조금 공격적인 포지션을 취하게 되는데, 무릎을 많이 굽히게 돼서 그건 조금 불편했습니다. 제가 무릎도 좀 안 좋아서(…) 최대한 펴고 있어야 하는데 이삼백㎞쯤 달리고 나면 무릎이 시큰거립니다. 또 굳이 단점을 찾자면, 기어비가 짧아서 자주자주 변속을 해야 하더군요.

펀 바이크를 찾아 기변·기추를 고려 중인 독자 분들이 꼭 시승을 해보시길 권하며, 마지막으로 배기음 영상 올려봅니다.

단기통의 다다다당! 하는 살짝 귀여운 배기음입니다. 마지막에 잠시 전자식 계기판이 보이는데 주로 클래식 바이크를 타 온 저에게는 매우 최첨단이라 조금 설레기도 했더랬죠. 터널 들어가거나 날이 어두워지면 파란색으로 바뀌기도 하고, 아무튼 저에게는 신세계입니다. 새로운 바이크와의 만남 덕분에 너무나 즐거운 요즘입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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