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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콘텐츠·SW업체 루씨드드림 김창동 CEO "'VR노래방'이 새 문화 플랫폼 될 것"

안경 끼면 아이돌과 춤추고 노래

곡 분위기에 따라 무대 바뀌기도

TJ미디어 협업으로 전국망 갖춰

최소 100곡이상 연내 출시 계획





“코인노래방은 가상현실(VR)의 새로운 플랫폼이 될 수 있습니다. TJ미디어 소속 코인노래방만 해도 전국에 5,000개가 넘습니다. 이를 통해 VR 시장도 개척하고, 노래방 업계의 새로운 돌파구도 마련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노래방은 ‘입’과 ‘귀’가 점유하는 공간이다. 마이크를 든 사람은 노래를 잘 부르기 위해 발음과 목청에 온 신경을 기울인다. 노래를 듣는 사람은 일단 노래를 부르는 사람에게 귀를 쫑긋하게 된다. 여기서 눈은 단순히 가사를 따라 읽을 수 있게 하는 보조적인 역할에 머무른다.

이런 고정관념이 머지않아 바뀔지도 모른다. 청각이 점령하던 노래방에 VR이 도입되면 ‘시각’도 노래방을 즐기는 주된 감각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상상을 행동으로 옮긴 회사가 있다. CJ디지털뮤직과 TJ미디어와 협업해 ‘VR 노래방’을 개발한 VR콘텐츠·소프트웨어 업체 루씨드드림이다.

이 회사의 김창동(사진) CEO는 최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VR 노래방이 단순히 노래방의 ‘업그레이드’ 버전이 아닌, 음악 콘텐츠를 오감으로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이 노래방의 콘셉트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남성 아이돌 그룹인 제이비제이(JBJ)와 같이 노래를 부르는 방식이다. HMD(VR안경)을 끼고 JBJ의 노래를 선곡하면, JBJ 멤버들이 노래를 부르는 사람을 둘러싸고 춤을 추는 모습을 경험할 수 있다. 종종 한 멤버가 노래를 부르는 사람에게 불쑥 다가오기도 한다.

곡 테마별 무대 콘셉트도 경험할 수도 있다. 힙합을 선곡하면 쇼미더머니(국내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 무대에서, 발라드를 선곡하면 결혼식장에서 신랑과 신부를 바라보며 축가를 불러주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대중가요를 고르면 엠카운트다운(국내 대중음악 무대 프로그램) 무대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다.

또한 루씨드드림은 곡별로 인트로(intro)와 아우트로(outro)를 만들어 몰입도를 높이도록 설계했다. 예컨대 쇼미더머니 무대 인트로에선 방송 관계자가 나와 “준비되셨죠?”라고 신호를 보내는 식이다.

이 VR 노래방은 지난 3월 인하대·건대·홍대 대학로와 4월 코엑스에서 열린 엑스포에서 시연된 바 있다. 김 CEO는 “현재는 25곡이 준비된 상태인데, 본격적으로 출시할 땐 최소 100여 곡은 마련해놓을 예정”이라며 올해 안엔 VR노래방이 출시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루씨드드림은 지난해 1월부터 본격 사업을 시작한 신생 업체다. 아이오케이컴퍼니의 신규사업TF가 분리된 게 그 출발이다. 사업자등록은 지난해 7월에 했다. CJ디지털뮤직과 TJ미디어와 손을 잡은 건 지난해 여름이었다. 신생 업체에 비해 빠른 시기에 대기업과 계약을 맺은 것이다.

이유는 인력 구성에서 찾을 수 있다. VR 콘텐츠 스타트업은 콘텐츠별로 영상 플레이어를 개발해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을 겪곤 한다. 컴퓨터로는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나 곰플레이어 등으로 거의 모든 형태의 동영상을 볼 수 있지만, VR엔 아직 이런 ‘표준화’된 플레이어가 없기 때문이다.

루씨드드림은 소프트웨어·콘텐츠 인력이 1대 1로 구성돼 있어 이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다. 김 CEO는 “VR 스타트업 중 소프트웨어 인력과 콘텐츠 인력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업체는 별로 없다”며 “그러나 우리는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모두에서 인재를 확보해 그나마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런 인력 구성은 초기비용 절감으로 이어졌다. 일반적으로 VR 스타트업은 장비와 소프트웨어, 콘텐츠 모두 개발해야 해 초기 비용이 높다. 루씨드드림은 콘텐츠에 초점을 맞추면서 장비개발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했다.

‘VR노래방’이라는 사업모델도 비용 감소를 도운 요인이다. 김 CEO는 “촬영이나 보정 등을 다 인하우스에서 할 수 있어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VR존에 비해 노래방은 접근성이 높을 뿐 아니라 매번 신곡을 업데이트해 콘텐츠도 매번 갱신된다”며 VR노래방이 지속적인 사업모델이 될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 노래방 기기 산업의 ‘골칫거리’인 곡 저작권 문제는 TJ미디어와 계약을 맺으면서 해결했다.

김 CEO는 VR 스타트업 업계가 과당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점에 대해서 걱정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 연구과제는 한정돼 있는데 VR 스타트업은 점점 늘어나고 있어 한 사업당 15:1에서 30:1의 경쟁률을 보이곤 한다”며 “장래성은 있지만 그만큼 현재의 시장 먹거리는 없다는 방증”이라고 우려했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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