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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교실] 위기의 한국 車산업 원인과 해결책은?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노사갈등 '공회전' 멈추고 친환경차 개발협력 시동을

  • 2018-05-15 17:33:32
  • 사외칼럼 37면
[경제교실] 위기의 한국 車산업 원인과 해결책은?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난해 여름부터 불거진 우리 자동차 산업의 위기론은 GM이 한국GM의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고조됐습니다. 노조가 GM이 한국에서 철수할 경우 30만명의 실업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하자 우리 정부는 GM과 한국GM의 안정화를 위한 대화에 돌입했습니다. 그러나 한국GM 군산공장에 부품과 소모품 등을 납품하던 협력업체들은 문을 닫거나 매출이 급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국GM은 2,850명의 희망퇴직을 받아들이고 노사합의를 거쳐 우리 정부와 함께 중장기 회생방안을 마련해 사태는 일단락됐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자동차 생산능력은 26만대가 감소하게 됐으며 당분간 생산도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습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생산은 지난해 인도에 밀려 세계 6위로 떨어지더니 올해 1·4분기에는 멕시코에도 밀려 7위로 주저앉았으나 지난 4월에 멕시코의 생산이 주춤하면서 6위 자리를 되찾았습니다. 한때 세계 5위로 승승장구하던 우리 자동차 산업이 맥을 못 추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각에서는 환율 절상을 원인으로 들고 있지만 금융위기를 벗어난 후 원화의 대달러 환율은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했습니다. 세계 자동차 수요가 9년째 증가세를 이어 가면서 자동차 수출 단가가 2010년보다 2017년에 25%나 올랐지만 수출 금액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수출 물량이 줄고 있기 때문이죠. 여기에 국내 완성차 업체의 해외 생산도 줄면서 세계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경제교실] 위기의 한국 車산업 원인과 해결책은?

☞ 국산차 경쟁력 상실 원인은

세계 車산업 트렌드 변화 간과

SUV·CUV 수요 간파 못해

한국GM 사태 여파 등으로

생산·수출·판매 줄줄이 하락

☞ 재도약 기회 잡으려면

신기술 개발 비용·위험부담 커

경쟁력 있는 ICT·배터리 분야서

자유로운 합종연횡 생태계 구축

전기·자율차 등 주도권 쥐어야

이처럼 수출, 생산과 판매가 감소하고 있지만 자동차 내수는 올 1~4월 중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한 58만7,325대를 기록했습니다. 국산차 내수는 2.8% 줄었지만 수입차 내수가 24.4%나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소비자들이 자동차 산업의 수요 독점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한국GM 사태로 구매를 기피하면서 국산차의 판매가 부진한 것입니다. 결국 국내외 시장에서 국산차의 경쟁력 상실에 따른 판매부진이 우리 자동차 산업을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 우리 자동차 산업이 이러한 문제에 직면하게 됐을까요. 바로 세계 자동차 산업의 트렌드 변화를 간과함으로써 경쟁 전략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전 세계적으로 내연기관 승용차 수요는 세단형보다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세단과 SUV의 장점을 접목한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모델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금융위기 이후 유가가 하락하고 소비자들이 운전하기 편하고 안전한 자동차를 원하다 보니 이들 자동차가 인기를 끌게 됐습니다. 또한 미국 시장에서는 경제의 장기 성장세와 저유가에 따라 자동차 구매가 미국 소비자들의 로망이 되고 있지만 우리 완성차 업체의 경쟁력이 취약한 픽업트럭과 대형 SUV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선진국 자동차 업체들은 금융위기 당시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연구개발 투자를 대폭 확대해 차종을 다양화했습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도 기술을 연마하고 성능을 제고함으로써 자국 자동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해나가고 있습니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실지 회복을 위해 중국을 비롯한 신흥개도국 판매를 확대하면서 우리 자동차 업체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생산비용의 상승은 자동차 생산기지로서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최근 전 세계 소비자들은 가성비가 높고 브랜드파워와 첨단기술을 탑재한 자동차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업체들이 친환경·고안전·고편의 자동차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는 것도 소비자들의 선호도와 함께 주요국 정부가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요국 정부는 규제와 함께 자국 자동차 업체들이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자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전기동력 자동차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커넥티드카에 이어 자율주행자동차의 상용화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국내 자동차 업체의 대응은 상대적으로 부진합니다. 선진국과 중국의 자동차 관련 업체들은 신기술 개발에 따른 비용과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합종연횡을 확대하고 있지만 국내 업체 간 협력은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국내 완성차 업체가 협력업체와 전속거래를 추진해오면서 수평적 협력의 길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직 기회는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이 전기자동차의 심장인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고 자율주행차의 길잡이라 할 수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및 연관 산업인 온라인과 콘텐츠 산업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자동차 산업이 벼랑 끝에 서지 않도록 중지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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