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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 이창동 감독 “많은 코드 숨어있지만, 스릴러로 봐주길”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영화 ‘버닝’의 공식 기자회견이 17일(현지시간) 영화제 주요 행사장인 팔레 드 페스티발에서 열렸다. 각국에서 온 매체들은 작품의 주제와 영화 속 숨겨진 코드에 관해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이창동 감독은 “이 영화에는 사회·경제적 코드는 물론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예술·문학·영화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등 많은 코드가 숨어있다”면서 “이를 설명하기보다 한편의 스릴러를 보는 것처럼 관객이 단순하게 받아들이길 바랐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을 영화화한 이유에 대해 “원작의 미스터리한 점을 요즘 세상의 젊은이들 이야기로 확장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하루키의 소설과 제목이 같은 윌리엄 포크너의 단편 소설 ‘헛간을 태우다’(Barn Burning)를 원작으로 삼았다.

이 감독은 “포크너 소설에서는 세상의 고통에 분노한 아버지가 남의 헛간을 태운다”면서 “아버지의 분노가 아들의 분노로 옮겨가는 이야기가 이 시대 젊은이들의 이야기와 가깝다고 봤다”고 말했다.

‘버닝’의 주인공 종수(유아인)는 서울서 배달일을 하는 작가 지망생이지만, 아버지가 공무원을 폭행해 구속되는 바람에 고향 집 파주로 내려와 지낸다. 종수의 아버지는 그 누구보다 자존심이 세고 분노조절 장애를 지닌 인물로 묘사된다.

영화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분노와 미스터리다. 이 감독은 “지금은 종교와 국적, 계급과 상관없이 모두가 분노하는 시대”라며 “특히 젊은 사람들은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의 분노를 지니면서 현실에서 무력한 모습을 보이지만, 과거와 달리 분노의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세상은 점점 좋아지는데, 나는 미래가 없는 것 같다는 게 요즘 젊은이들의 감정”이라며 “그들에게는 이 세계 자체가 미스터리이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영화는 여러 은유와 대비를 통해 양극화된 한국 사회를 드러낸다. 내레이터 모델 일을 하며 살아가는 해미(전종서)의 집은 남산타워 밑에 있다. 이 감독은 “서울의 상징적인 남산타워와 가난한 여성이 사는 작은 방을 대비시켰다”고 했다.

이 감독은 극 중 자주 등장하는 비닐하우스와 고급 수입차에 대해선 “비닐하우스는 한국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종수에게는 자기 자신과 같은 느낌을 주는 반면, 고급 수입차는 바라고 원하지만 자기 손에 닿을 수 없는, 즉 분노의 대상”이라고 풀이했다.

‘버닝’은 전날 공식 상영 행사 이후 “지금까지 공개된 경쟁 부문 가운데 최고”라는 평을 받고 있다. ‘버닝’의 수상 여부는 오는 19일 오후 폐막식 때 가려진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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