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SE★인터뷰] ‘레슬러’ 김대웅 감독, “유머와 페이소스를 담은 영화 만들고파”

“극장에 울려퍼지는 웃음소리.. 행복감 느껴 ”

“유머와 페이소스가 함께 담긴 영화 만들고 싶어요.”

‘레슬러’ 김대웅 감독이 친근하고 유쾌함을 무기로 공감의 페이소스를 적절하게 섞여있는 영화를 들고 나왔다.

배우 유해진 김민재 주연의 ‘레슬러’(제작 안나푸르나필름, 감독 김대웅)는 아버지와 아들이 ‘살과 살이 부딪히는’ 레슬링을 매개로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영화 ‘레슬러’ 스틸




‘레슬러’는 2009년 단편 ‘월세와 보증금’으로 호평을 받은 김대웅 감독의 장편 영화 연출 데뷔작이다. 한 때 레슬링 국가대표를 꿈꾸던 아빠 귀보(유해진)와 그의 아들인 레슬링 유망주 성웅(김민재) 사이에, 성웅의 단짝 친구인 가영(이성경)이 느닷없이 귀보를 향한 짝사랑을 고백하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김 감독은 “20년 넘게 아들만 바라보고 살아오던 ‘귀보’가 조금씩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아빠와 아들이 살을 부딪치며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고 이해하게 됨으로써, 부모 자식 간의 책임감과 부담감을 떨치고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 또한 가족이 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레슬러’는 김 감독이 4년 전부터 구상해왔던 이야기이다. 원래 설정은 ‘레슬링’이 아닌 ‘수영’이었다. 아버지와 아들이 몸을 부비는 모습을 찍고 싶다는 제작방향에 동의를 하며 기존 글에 변화가 생겼다. ‘발로 뛰어야 글이 써져요’라고 말한 김 감독은 수영 및 잠수에 이어 레슬러도 직접 배우기에 이른다.

“원래는 다이빙이 소재였어요. 그래서 수영과 잠수를 하나 하나 배웠는데, 이안나 PD가 레슬링으로 바꾸자고 하더라고요. 그때부터 레슬링을 배웠죠. 발가락이 다치고 꺾이는 등 부상을 입어 그만 뒀지만, 레슬링 코치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그는 실제 자신의 어머니의 모습에서 영화의 모티브를 얻었다. 어머니는 희생하면서 아들을 키웠고, 그런 아들에게 안정된 직장을 구하라고 했다. 하지만 군대를 마치고 온 아들은 ‘내 인생이 없는 것 같았고, 어머니 역시 자신의 인생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저는 부모님의 뜻에 따라 살기보다는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거든요. 그런 갈등은 부모 자식 관계에서는 다 있는 것 같아요. 부모는 자식을 잘 키우려고 하지만 자식은 그 부분에서 부담감을 느끼잖아요. 그 관계에서 부모님들도 자신의 인생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품게 됐고 작품을 구상하게 됐어요. 서로 자신이 원하는 길을 가도록 응원해주자는 메시지를 담았어요.”

김대웅 감독




김대웅 감독


김 감독은 귀보(유해진)의 엄마(나문희)의 대사 중 어머니가 실제로 말했던 내용들도 많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중 귀보가 ‘엄마 나랑 대화하기 싫어?’라는 대사도 실제로 어머니와 대화하다가 나온 대사다”라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엄마와 싸우던 중 ‘잠깐만’을 외치며 노트에 어머니 실제 대사를 적기까지 했다고

“한 번은 엄마랑 둘이 밥 먹으면서 얘길 하다가, 하도 말이 안통해서 ‘엄마는 나랑 대화하기 싫어?’라고 따져 물었어요. 엄마가 대뜸 ‘대화를 해봤어야 알지, 평생 혼자 지껄이고 살았는데’라고 말씀 하셨어요. 그 순간, 엄마 잠깐만! 방금 그 말 좀 적어둘게 하면서 노트를 들고 왔어요. 그런 식으로 시나리오를 썼어요. 그 말은 그대로 영화 속 나문희 선생님 대사로 쓰였어요.”

이 뿐 만이 아니다. 공대 출신 이력을 살려 수학 과외를 하던 시절의 경험도 영화 대사에 녹였다. 극중 가영이 짝사랑하는 귀보에게 ‘내가 열살이면 아저씨는 서른살이고, 내가 스무살이면 아저씨는 마흔살이고, 서른살이며 쉰살이 된다. 처음엔 세 배 였는데, 그 다음에 두 배가 된다’라는 말을 한다. 이 대사는 김 감독이 수학 과외를 하다가 발견한 사실이다. 그는 “언젠가 써먹어야지 생각하다가 ‘레슬러’에 대사로 쓰게 됐다” 며 만족스런 웃음을 보였다.

김대웅 감독은 ‘가족 영화’에 대한 꿈을 늘 품고 있었다고 한다. 어떤 게 ‘행복한 가족’인지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가족 영화를 만들어가면서 더 좋은 쪽으로 공부하게 된다고 한 것. 이번 ‘레슬러’ 영화를 만들고 난 뒤 가장 행복감을 표한 이는 김 감독의 어머니였다. 김 감독이 힘을 내서 가족 영화를 만들게 하는 강한 원동력이기도 하다.

“요즘 엄마가 너무 행복해하세요. 제가 영화 작업을 한다고 할 때만 해도 이 일을 반대 하셨고, ‘레슬러’ 할 때까지만 해도 ‘언제 취직해?’라고 늘 말씀 하셨거든요. 그런데 VIP 시사회를 통해서 영화 를 보시고선 좋아하셨어요. 이젠 주변 친척들한데도 아들이 영화 한다고 말하고 다니면서 자랑스러워하세요. 오늘 아침에 통화하는데, ‘레슬러’ 기사들도 캡처하셨다고 했어요. 하하 제 얼굴 사진만 캡처하세요. ”

김대웅 감독/사진=지수진 기자


“앞으로도 가족 이야기를 꾸준히 만들 것 같아요, 처음에 단편 영화를 찍고, 친구들끼리 조그만 소극장을 빌려서 상영 했거든요. 약 30여명 관객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데 너무 좋았어요. 그 때 느낀 행복감을 잊지 못하고 영화를 만드는 것 같아요. 얼마 전엔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2500분 정도 관객을 모시고 시사회를 했는데, 다 같이 웃는 모습을 보니 짜릿했어요. 울음은 소리가 없어서 직접 옆에서 봐야 느낄 수 있는데, 웃음소리는 멀리서도 들리잖아요. 그 소리가 참 좋습니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