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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 농산물 수입 늘린다지만...'불씨'는 남았다

[무역협상단 합의문 발표]

지적재산권 문제도 일보 진전

트럼프, 선거앞두고 승리 챙겨

극적 합의불구 구체적 내용 빠져

G2 패권경쟁 충돌 가능성 여전

中 '제조2025'도 뇌관으로 남아





‘무역전쟁’이라는 최악의 위기로 치닫던 미국과 중국의 통상갈등이 가까스로 봉합됐다. 다만 양국은 중국의 대미 무역적자 축소 규모와 구체적인 리스트를 제시하지 않은 채 향후 대화를 지속하기로 해 갈등의 여지를 남겼다.

미중은 합의문에서 중국의 수입 확대 품목으로 미 농산물과 에너지를 명시하고 미국 측 실무팀이 중국을 방문해 세부사항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달 초 중국 베이징에서 1차 협상을 통해 접점을 모색한 뒤 17~18일 워싱턴에서 2차 고위급 담판을 통해 양국 간 공통분모를 끌어내 표면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앞에 전리품을 넘겨준 셈이다. 농산물과 에너지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지지세가 강한 지역들의 주력 생산품이다. 지난해 기준 3,750억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를 농산물·에너지 수출 확대로 메우기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인위적으로 미국 측 수출을 늘릴 만한 품목이 많지 않다는 현실을 고려한 것으로 관측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첨단 IT 제품과 항공기·방위 산업 제품을 모두 포함해도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치(2,000억달러)까지 대중 수출을 확대하기는 비현실적”이라며 이번 합의로 농산물과 에너지에서 각각 50억달러와 90억달러의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도 이번 협상의 결과는 미국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했다는 제스처를 보였다. 류 부총리는 이날 워싱턴에서 “양국이 에너지·농산품·금융·의료·첨단제품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발표한 자동차 관세 인하와 금융시장 개방 확대를 조속히 실현할 것이라고 밝혀 중국의 시장 개방 확대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간 최대 난제였던 지적재산권 문제도 일보 진전을 이뤘다. 미국 측은 3월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무역전쟁을 선포하는 계기가 됐던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해 “양국이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은 특허법 등 관련 법·규정을 적절히 개정할 것”이라는 합의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중국도 “지적재산권 보호를 가장 중시하겠다”고 미국 측에 약속해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그러나 양국 간 합의 내용이 원론적 수준에 그치는 것이 많고 중국이 끝까지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겠다면서 구체적 목표는 적시하지 않아 미중 간 무역전쟁이 끝났다기보다는 언제라도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남겼다. 앞서 중국 대표단은 미국 측에 수입을 확대할 품목으로 항공기와 반도체 등 첨단제품들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지만 결국 공동성명에서는 빠져 논란의 불씨가 적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중국의 첨단 산업 진흥책인 ‘제조 2025’가 이번 협상의 의제에서 배제된 것도 잠재적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 정부의 ‘제조 2025’ 육성 정책을 중단하라고 압박해왔지만 중국은 결코 양보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향후 반도체·로봇·바이오 등 신산업에 대대적인 보조금 지원 등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

미 현지 언론들도 이번 협상 결과에 호의적이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핵심적인 이슈들은 이번 무역협상 테이블에 오르지도 않았다”면서 “미중 대표단 모두 다음달 12일 북미 정상회담 이후로 핵심 현안들을 미뤄두면서 일단 생산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미니 딜’에 주력했다”고 꼬집었다./뉴욕=손철특파원 베이징=홍병문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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