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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LG회장 별세]참척의 아픔 겪고…아버지보다 먼저 떠난 구본무

■안타까운 가족사

구자경(왼쪽) LG그룹 명예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아들인 구본무 회장에게 물려주고 난 뒤인 1999년 천안 연암대학 인근의 한 농장에서 소탈한 웃음을 지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LG




고(故) 구본무(73) LG 회장은 묵묵히 성과를 내는 모범적인 경영자상을 한국 재계에 정립했지만 가족사는 불행했다. 무엇보다도 아버지인 구자경(93) LG 명예회장 생존 시에 유명을 달리해 재계의 안타까움이 더하다. 구 회장도 1994년 외아들을 잃은 아픈 기억이 있어 더욱 기구하다.

구 회장은 1995년 구 명예회장으로부터 회장직을 승계받아 50세에 3대 LG 회장에 취임했다. 구 명예회장은 당시 70세가 되자 20세에 얻은 맏아들인 구 회장에게 회장직을 물려주는 결단을 한다. 아들의 경영에 부담을 주지 않고자 충남 천안의 농장으로 내려가 버렸다. 재계에서 ‘물러날 때’에 대한 얘기가 나올 때마다 지금도 ‘아름다운 사례’로 회자되는 일이다.

그러나 구 회장 집안일은 그렇게 아름답지 않았다. 특히 19세였던 외아들을 가슴에 묻으면서 구 회장 마음속에도 깊은 상처가 생겼다. 말할 수 없는 비통함에 한동안 일손을 놓았다고 알려져 있다. 이후 구 회장과 부인 김영식 여사는 아들의 위패를 안치한 서울 삼청동 칠보사를 자주 찾아 아픈 마음을 달랬다고 한다.



구 회장은 외아들을 잃었지만 LG 회장이자 장남으로서 승계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1996년 51세에 막내 연수씨를 낳았는데 딸이었다. 결국 구 회장은 장자(長子) 승계 원칙을 엄격하게 지키는 LG 구씨 가문의 전통에 따라 2004년 자신의 바로 아래 동생인 구본능(69)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 광모(40)씨를 양자로 들였다. 장조카를 법적인 장자로 삼아 회장직을 승계시키기 위해서다. 구자경 명예회장은 1995년 구 회장에게 LG 회장을 맡기며 구본능 회장을 희성그룹으로 분가시켰는데 9년 뒤 분가한 집 아들이 LG 회장 승계자가 되는 드라마가 펼쳐진 것이다.

구 회장의 건강이 일찍 악화한 것은 아픈 가족사의 클라이맥스다. 90대 노인이 적지 않은 이른바 100세 시대다. 이런 세상에서 구 회장이 수년 전부터 뇌수술 등으로 고통받다 70대 초반 너무 일찍 세상을 떠 유족의 슬픔이 더욱 크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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