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추도사] 구본무 회장님을 보내며

끈기와 결단의 리더십으로

한발 앞서서 신사업 투자

160조 '글로벌 LG' 이끌어

이희범 2018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전 산업자원부 장관





우리 경제계의 큰 별이자 정도경영의 대명사인 구본무 회장님이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존중과 배려의 리더십, 다정다감한 미소로 이웃집 아저씨 같고 만인의 형님 같던 회장님이 우리 곁을 떠나 머나먼 길로 가셨습니다.

엊그제까지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사람을 얘기하고 세상을 논하던 회장님을 이제 다시 볼 수 없다니 원통하고 비통하기 짝이 없습니다. 하늘도 울고 땅도 울고 싶은 비도최열의 심정입니다.

회장님은 1975년 30세의 나이에 LG화학 과장으로 입사하여 영업·수출·기획 등 20여년간 실무경험을 쌓은 후 1995년 50세에 제3대 회장으로 취임하여 특유의 ‘끈기와 결단’의 리더십으로 ‘글로벌 LG’를 우뚝 세우고 ‘영속기업 LG’의 기반을 탄탄히 마련했습니다.

회장님은 세계를 경영하는 ‘글로벌 경영자’였습니다. 회장 취임 당시 30조원 규모의 그룹 매출액은 GS·LS 등으로 계열 분리하고도 160조원 규모의 ‘글로벌 LG’를 달성하였습니다. 이 중 해외 매출은 10조원에서 110조원대로 열배 이상 비약적으로 신장하였습니다.

임직원 수도 같은 기간 10만명에서 21만명으로 늘어났습니다. LG는 전자·화학·통신서비스의 3개 핵심 사업군을 구축하면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서 국가 산업경쟁력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회장님은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자동차용 배터리 등 자동차 부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5세대 이동통신, 에너지, 바이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한발 앞선 미래준비와 신사업 육성에 착수하면서 늘 더 나은 고객의 삶을 꿈꾸고 실천한 경영자였습니다.

회장님은 인재를 사랑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참다운 기업인이었습니다. 기업경쟁력의 원천은 ‘인재’이며 영속 기업의 해답은 ‘연구개발(R&D)’이라는 확고한 신념으로 우수 인재 확보와 연구개발 투자에 열정을 쏟았습니다.

“좋은 인재를 뽑으려면 유비가 삼고초려하는 것처럼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찾아가서라도 데려와야 합니다. 좋은 인재가 있다면 나라도 직접 찾아가겠습니다.” “국적이나 학력·성별에 관계없이 사업에 필요한 인재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먼저 찾아가야 합니다.”



LG그룹은 지난해 약 7조원을 R&D에 투자하였고 연구개발 인력도 3만3,000명에 이릅니다. 최근에는 마곡산업단지에 약 4조원을 투자하여 국내 최대 규모의 융복합 연구단지인 ‘LG사이언스파크’를 건립한 것도 LG의 미래를 내다보는 회장님의 결단이었습니다.

회장님은 존중과 배려의 리더십으로 다정다감한 만인의 형님이었습니다.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사람들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뜻으로 1995년 ‘LG 의인상’을 제정하였습니다. 소방관·경찰·군인 등으로부터 얼굴도 모르는 이웃을 위해 위험을 무릅쓴 시민 등 70명이 넘는 수상자를 배출하였습니다.

회장님은 자연환경 및 생태계 보존을 위해 LG상록재단을 설립하였고, 문화·교육·복지 분야의 LG 공익재단을 설립하여 수많은 사회 공헌활동을 해왔습니다. 멀리 에티오피아에서도 농촌마을 자립을 돕고 인재 양성을 위한 직업훈련 학교를 설치하고 의료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회장님은 자타가 공인하는 정도경영의 표상이었습니다. LG는 2005년 LG 고유의 기업문화로 ‘LG 웨이’를 선포하여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와 인간존중의 경영, 정도경영, ‘시장선도 기업’을 달성하는 행동양식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3대에 걸친 동업은 물론 GS·LS 등으로 계열 분리하는 과정에서도 가장 모범을 보였으며, 모든 고객이 가족이었습니다.

회장님, 아직은 너무 이릅니다. 회장님께서 이 나라를 위해서나 LG를 위해서 하실 일이 아직도 태산 같습니다. 회장님께서 보살펴야 할 의인들과 과학자, 소외계층도 아직 많습니다. 어찌 이 모든 숙제를 두고 홀연히 떠나실 수 있습니까.

존경하는 회장님,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이제 작별인사를 드려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도 눈에는 한없이 눈물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회장님, 이제 모든 짐 내려놓고 평소에 아끼시고 자식처럼 소중히 가꾸어 오신 화담숲을 이불 삼아 부디 편안히 쉬십시오. 회장님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 삼가 회장님의 명복을 빕니다.

회장님,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