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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공포에 부동산 시장 변화 조짐]'구축 아파트' 관심 커져...대치 아이파크 호가 두달새 2억 올라

재건축은 부담금 폭탄에 외면

신축 아파트는 가격 급등 부담

10년 넘은 아파트서 기회 찾아

대치아이파크 호가 두달새 2억↑

잠실 엘·리·트도 4월 호가 유지

재건축 '매수자 가뭄'과 대조적

침체된 시장 당분간 떠받칠 듯





“리센츠뿐만 아니라 엘스 등 일대 아파트가 평균 시세보다 3,000만원 정도 내린 급매물들이 최근 빠르게 정리되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뚝 떨어진 재건축과는 다른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김효미 잠실 토마토공인 대표, 서경 부동산펠로)

정부당국의 안전진단 기준 강화와 재건축 예상 부담금 통보 등의 집중 포화로 재건축 시장을 중심으로 강남 집값이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준공된 지 10년을 넘어선 구축 단지들에서는 새로운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패닉 상태’에 빠진 재건축(30년 안팎)과 달리 구축의 경우 가격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적고 일부 단지의 경우 매매 값이 오른 곳도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규제 초점이 재건축에 몰린 탓에 앞으로 구축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재건축 사업이 흔들리면 서울에서 공급 부족 논란이 불거질 수 있어 결국에는 재건축 단지까지 강세로 돌아서는 등 주택시장이 다시 요동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 등의 주요 지역에서 구축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간 시장을 주도하던 재건축은 수억원씩 호가를 내려도 매수자를 찾기 힘든 반면 구축은 상대적으로 위축세가 덜하고 비교적 안정적으로 집값을 받치는 등의 대조적인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강남구 도곡동의 ‘대림아크로빌(건축 2002년)’의 전용 130㎡는 이달 13억8,000만원(11층)에 손바뀜이 일어났다. 지난 1월 실거래가인 13억원(10층)보다 8,000만원 오른 가격이며 현재 매도 호가 시세도 14억원선에 달한다. 대치동의 ‘대치아이파크(건축 2008년)’ 전용 149㎡도 3월 25억1,000만원보다 지난달 4억원 더 올라 29억원의 실거래가를 기록했다. 현재 매도호가는 지난달 최고점보다는 다소 주춤한 27억원선이지만 3월과 견주면 2억원 높은 수준이다.

송파구 잠실동 엘(스)·리(센츠)·트(리지움)에 대한 관심도 꾸준하다. 이 중 리센츠(건축 2008년) 전용 84㎡는 4월 15억~16억7,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나는데 현재 시장에 나온 매물의 호가 시세도 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월 17억2,000만원에 거래된 것보다는 가격이 떨어졌지만 급격한 하락은 나타나지 않는다는 평가다.



최근 구축에 대한 관심은 재건축에 규제가 몰린 탓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올해 초 안전진단 강화부터 최근 재건축 부담금 엄포까지 부동산 시장 정책을 주로 재건축 규제에 집중했다. 이에 재건축은 위험도가 높아졌고 그만큼 수요자들의 관심에서도 멀어져갔다.

실제 재건축은 하루가 다르게 시세가 떨어지고 있다. 대치동 ‘은마’ 전용 84㎡는 최근 16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전해지는데 5월 초 실거래 신고가격인 17억원과 비교하면 한 달도 안 돼 5,000만원이나 하락한 것이다. 송파구 잠실 주공 5단지 전용 76㎡도 올 초 19억원에 육박했지만 현재 17억8,000만원으로 호가가 내려앉았고 최근 17억5,000만원까지 가격을 낮춰 거래가 이뤄졌다. 개포동의 ‘주공5단지’도 1월 14억원까지 올랐던 전용 61㎡가 이달 12억9,000만원으로 떨어졌다. 박춘석(서경 부동산펠로) 개포우성공인 이사는 “양도세 중과 적용 직전인 3월 말부터 재건축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어드는 분위기였다”면서 “최근 재건축 부담금 상황 이후 문의 전화가 한 통도 없다”고 했다.

여기에 재건축과 함께 신축(10년 미만) 가격이 급등해 구축의 가격 ‘메리트’가 부각됐다는 분석도 있다.

이런 재건축과 구축의 대비되는 양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강남권 등 주요 지역은 수요가 탄탄한 반면 공급은 한정돼 있다”면서 “급격하게 구축이 급등한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재건축과 다르게 시세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도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돼 거래가 많지는 않겠지만 당분간 구축에서 진행되는 거래가 시장을 떠받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구축의 관심은 유지되기 힘들다는 견해도 있다. 김재언 미래에셋대우 VIP컨설팅팀 수석컨설턴트는 “구축 역시 수요자들이 느끼는 가격 부담이 적지 않다”면서 “싼 가격에 새 주택이 나오는 신규 청약만 열기가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장기적으로 재건축이 다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데 많은 전문가들이 견해를 같이했다. 재건축 사업 중단으로 공급 부족이 심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원갑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난해 재건축 부담을 피하기 위해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한 조합이 많아 당분간 공급 부족 논란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약 5년 후에 공급 부족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했다. 권 팀장은 “서울에서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이 재건축·재개발밖에 없다”면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떨어지면 재건축까지 다시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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