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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보대출 중심 투자한계 넘어서...글로벌 IB 향해 진일보

■ 미래에셋 '베트남판 여의도' 투티엠 신도시 사업 투자

자기자본 빼곤 베트남 시행사·금융권서 자금조달

사업 초기부터 지분 투자..."임대까지 전과정 책임"

11년간 실패 겪으면서 공들인 투자 행보 첫 결실





미래에셋대우(006800)의 베트남 투티엠 신도시 투자는 국내 투자은행(IB)의 한계를 벗어나는 상징적인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11년간 실패를 겪으면서도 베트남 시장에 공을 들인 미래에셋금융그룹의 투자 행보가 첫 결실을 맺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박현주 회장은 지난 11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미래에셋프레보아생명 출범식에서 “고객에게 우량자산을 제공하는 글로벌 금융그룹의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 글로벌 IB들과 견주기에 부족하다. 미래에셋 자체로는 자본 규모가 작고 지원군이 돼줄 기관투자가들이 아직은 머뭇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의 이번 투자는 부동산 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해외부동산 투자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동안 국내 투자업계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선진국 도심을 중심으로 대형 오피스 빌딩에 5년 이상 장기 임차인이 확정됐을 때 담보대출을 통해 진행했다. 환차익과 금리차이만 더해질 뿐 국내 부동산 투자와 다르지 않았다. 위험 감수 능력이 필요한 증권사는 물론 연기금·공제회·자산운용사·은행 등도 투자 방법에는 차이가 없었다. 기초투자자산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과장된 수익률로 투자자들을 현혹하기도 했다.

미래에셋의 투티엠 복합 개발 투자는 지금까지 해외부동산 투자와 구조를 달리한다. 토지 개발 인가를 받은 시점부터 건물을 완공하고 분양과 임대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구조다. 미래에셋대우가 직접 자기자본으로 투자한 것 이외에는 국내 투자자나 시행사를 동원하지 않고 철저하게 베트남 현지 시행사와 금융권에서 조달을 받아 사업자금을 마련한다. 자금은 미래에셋대우가 공급하지만 펀드 형태로 운용은 계열사인 멀티에셋자산운용이 맡는다.

투티엠 개발은 베트남 정부가 옛 도심의 교통 체증 등 부작용을 해소하고자 2002년부터 장기간 진행 중인 신도시 조성 프로젝트다. 국내 기업 중 롯데그룹은 투티엠에 백화점·쇼핑몰·상업시설·호텔을 짓는 에코스마트시티를 건설하고 있다. GS건설도 투티엠 2존에 900세대 규모의 주상복합인 ‘자이 투티엠’을 완공해 오는 10월 이후 분양에 들어간다.



미래에셋대우가 투자한 투티엠 복합개발 프로젝트는 롯데그룹과 GS건설이 추진하는 개발부지 사이에 있으며 옛 도심과 투티엠을 연결하는 투티엠 2교와 닿아있다. 오페라하우스 근처여서 고급 주거지역이나 엔터테인먼트 중심축으로 부상하는 곳이다. 미래에셋대우는 2007년 국내 증권사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했고 현재 74개 증권사 중 자본금 기준으로 3위에 해당하는 업체로 성장했다. 현지에서 운용사 ‘틴팟’을 설립하고 프레보아생명을 인수하는 등 투자를 이어왔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투자가 실패하면 미래에셋대우가 직접 손실을 보는 구조여서 베트남 현지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 현지 기업과 네트워킹이 없으면 도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IB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의 글로벌 투자 프로젝트가 실패에서 노하우를 쌓았다고 평가한다. 올해 초 IB 업계의 최고 화제였던 미래에셋대우의 중국 하이난그룹 보유 힐튼호텔 리파이낸싱(대출의 일종) 실패는 나름의 자산을 남겼다는 게 미래에셋대우의 자체평가다. 당시 미래에셋대우는 3조7,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주선하기 위해 국내 은행과 증권사 등 투자자로부터 확약서를 받았으나 막판에 중국 당국이 해외자본 유치에 반대하면서 무산됐다. 미래에셋대우는 하이난이 보유했던 힐튼호텔 등 글로벌 대기업의 인수까지 검토했으나 자본 부족으로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미래에셋대우가 3조원 이상의 대형 투자 주선이 가능하다는 점이 입증되면서 해외에서 과거보다 대형 투자 제안이 들어오고 있다고 미래에셋대우는 밝혔다. 하이난 투자 검토 과정에서 국내에서는 시도하기 어려운 차주별 신용등급 변동 약관을 담은 1,000장 분량의 계약서를 확보하는 등 선진 투자의 노하우를 체득했다.

물론 미래에셋이 해외 개발붐에 편승해 투자했다가 실패한 사례도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8년 인도 부동산 개발을 위해 계열사·기관투자가와 함께 800억원을 투자했다. 인도의 실리콘 밸리라는 남부 방갈로르와 첸나이 등 4개 도시의 7개 부지에 3만5,000가구의 주택 개발을 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고 인도 내 경기 부진으로 부동산 개발 붐이 꺾이면서 지금은 투자금 회수도 어려운 상태다. 미래에셋은 7개 부지 중 4곳을 델리랜드&파이낸스에 팔았고 나머지도 매각 진행 중인데 투자업계에서는 모두 성공하더라도 투자금의 40%는 손실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세원·서지혜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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