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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남북정상회담]참모들도 "언론 통해 회담 알아"…극비·속전속결 '007작전' 방불

[어떻게 성사됐나…2차 회담 막전막후]

김정은, 북미회담 취소 서한 받자

다음날 김영철 통해 靑에 만남 제안

서훈, 미리 방북…일정 조율 관측도

文, 의전 차량 바꿔타며 동선 감춰

백악관·한미연합사에만 사전 통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5·26 남북 정상회담은 ‘007 작전’을 펴듯 극비리에 속전속결로 추진됐다.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을 제의한 후 만 하루 만에 개최됐으며 청와대에서도 이를 아는 사람이 비서실장·국가안보실장·경호처장 등 극소수에 불과했다. 정상회담장에서도 서훈 국가정보원장만 배석하고 경호인력을 최소화했다.

우선 회담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의해 시작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이 그제(25일) 오후 일체의 형식 없이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설명했다. 당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미 회담 취소 서한을 보내고(한국시간 24일 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북미 수뇌 상봉이 절실하다”며 유화 답변(25일 아침)을 내놓은 직후였다.

형식은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서 원장에게 전달하는 것이었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남북은 여러 소통 경로를 유지하고 있다”며 “그중 하나가 서 원장과 김 부위원장 간의 경로”라고 소개했다. 그는 “25일 북미 회담 준비 과정과 남북 관계 발전에 대한 협의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북한이 ‘김정은의 구상’이라고 하면서 격의 없는 소통을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며 “두 사람의 접촉에 대해 관련 장관들과의 협의를 통해 문 대통령에게 건의했고 대통령이 승낙했다”고 전했다.

이후 청와대는 25일 밤부터 26일 오전까지 실무 준비를 마치고 오후3시 회담을 개최했다. 서 원장과 김 부위원장이 소통했는지도 비밀이었으며 청와대가 금요일인 25일 밤부터 남북 회담 실무 준비를 하는 등의 일련의 사안은 모두 사후에야 공개됐다. 이와 관련해 서 원장이 특사로 방북해 김 부위원장을 직접 만났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24일 밤 미국의 북미 회담 취소 통보 후 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긴급회의에서 북한을 다독이기 위해 서 원장을 북한에 급파했고 이후 25일 오후 북한의 남북 정상회담 의사를 받은 것이라는 추론이다. 고위관계자는 ‘서 원장과 김 부위원장이 직접 만났나’라는 질문에 “구체적인 소통 방법까지 공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 추진을 아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 경호처에서도 경호처장 등 극히 일부만 알았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에서는 임종석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대통령 일정을 챙기는 송인배 제1부속 비서관과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김상균 국정원 2차장 등만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부 부처도 까맣게 몰랐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 고위관계자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정부 내 사전 통보는 없었으며 언론 보도로 남북 정상회담 사실을 접했다”고 전했다. 다만 청와대는 미국에는 통보를 했다. 여권의 고위관계자는 “군사분계선(MDL)을 넘기 위해서는 한미연합사에 미리 통보해야 한다”며 “빈센트 브룩스 사령관에게 사전 통보했고 미 백악관에는 그보다 먼저 별도로 통보했다”고 말했다. 회담에 참석한 사람도 최소화해 말이 새나가지 않게 했다. 판문점 선언 이행추진위원장인 임 실장과 정 실장도 동행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평소에 타는 검은색 의전 차량이 아닌 은색 벤츠를 이용해 문 대통령의 이동 사실도 비밀에 부쳤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탔던 은색 벤츠가 김정숙 여사용이라는 추정이 있는데 대통령 차가 맞다”며 “경호처가 대통령용 차량으로 여러 대를 운용하고 있는데 그중 한 대를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전용 경호차량은 시민들에게 이미 널리 알려져 있어 이 차량이 호위를 받으며 청와대를 빠져나가 판문점으로 향할 경우 남북 정상회담이 알려질 수 있어 은색 차량을 이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태규·민병권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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