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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임금인상 파티에도 불안한 '완전고용의 딜레마'

코스트코, 신입 시급 14달러로 인상

월마트, '1일 1달러 대학 등록금' 프로그램

실업률 3.9%...완전고용에 구인난

베이비붐 세대 은퇴와 맞물려

장기적으로 경제 침체 유발할수도

AFP연합뉴스




미국에서 완전고용에 가까운 노동시장 호황이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구인난에 직면한 기업들은 ‘공짜 대학 수학’ 프로그램까지 내놨다. 하지만 지금의 완전 고용이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맞물리면 미국 경제도 침체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완전 고용의 딜레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현지 2위 유통업체(매출 기준) 코스트코는 오는 6월 1일부터 직원들의 시급을 인상하겠다고 전날 발표했다. 신입 직원의 시급은 1달러 올라 14~14.5달러(약 1만5,050원~1만5,600원)로 책정됐다. 기존에 근무 중인 직원들의 시급도 0.25~0.50달러씩 인상된다.

코스트코 측은 지난해 의회에서 통과된 대규모 감세안으로 임금 인상의 여력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임금 인상으로 인건비용은 세전 1억1,000만 달러에서 1억2,000만 달러로 올라가게 되지만 실효세율이 지난해 35%에서 28%로 내려가기 때문이다.

AFP연합뉴스


올해 초 시급 인상을 단행한 바 있는 월마트는 ‘하루 1달러 등록금’만 내면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월마트는 본사와 자회사인 샘스클럽에서 90일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루 1달러의 수업료만 받고 대학 교육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지난달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내 140만명에 달하는 월마트 직원들이 1년간 365달러만 내면 대학 교육을 받는 길이 열렸다.

월마트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학교는 플로리다대(플로리다), 브랜드맨대(캘리포니아), 벨뷰대(네브래스카) 등 미국 내 3개 대학이다. 전공은 경영학 또는 물류학으로 제한되며 향후 월마트는 직원들이 이들 전공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출 예정이다. 회사 측은 또 등록금 외에 서적 및 수수료 등의 비용을 보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줄리 머피 월마트 부회장은 “월마트의 직원 중 약 6만8,000명이 5년 내 이 프로그램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유통 대기업들이 임금 인상과 직원 복지 정책을 앞다퉈 도입하는 것은 구인난 때문이다. 현재 미국 노동시장은 경기 호조가 이어지면서 20년 만에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 미국의 지난 4월 실업률은 3.9%를 기록해 2000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3%대로 떨어졌다. 사실상 ‘완전 고용’에 가까운 노동자 우위 시장이 열린 셈이다. 또 유통시장 패러다임이 기존 소매판매에서 온라인 쇼핑으로 바뀌고 있는 것도 유통 분야에서 전문지식을 갖춘 노동자들에 대한 수요를 늘리는 요인이라고 AP통신은 진단했다.

다만 구인난의 장기화가 가져올 경제 침체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구 동태의 변화와 부진한 생산성 향상으로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인구센서스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인구는 9% 늘어나지만 생산가능인구 증가율은 3%에 그칠 전망이다. 펀드스트랏글로벌어드바이저스의 토머스 리 리서치 대표는 “2017~2027년에 미국은 820만에 달하는 인력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는 적어도 50년 만에 최악의 인력난을 겪게 된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노동력 부족 현상은 미국 경제성장 엔진을 멈추게 할 수 있다. 텍사스와 뉴멕시코주는 노동자 부족으로 유전 개발에 차질을 빚고 있다. 나이절 트래비스 던킨브랜드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인력 부족이 가장 큰 전략적 문제”라며 “앞으로 3년간 1000개 매장을 신설한다는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노동력 부족은 임금의 가파른 인상을 초래해 인플레이션의 재료가 될 수 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이런 우려는 지난달 초 글로벌 증시 혼란의 기폭제로 작용했다. 장기적으로는 경제성장이 둔화하면서 시장 약세를 부추길 수 있다. 지난 9년간 비교적 느린 경제성장에도 시장은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이는 향후 경제가 지금보다 더 강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에서 비롯된 것이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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