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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의 눈물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냉연강판, 라인파프, 유정용강관 등 美 철강 가격

작년 말 대비 20~30% 올랐지만 남의 이야기

연초부터 밀어내기하며 일부 품목 이미 할당량 동나

11월 이후에나 수출 재개 가능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상무부 전경.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수입산 철강 제품의 물량을 제한하고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 철강업계도 미국 수출 물량이 제한되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자료=블룸버그




최근 미국 내 철강 제품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수입산 철강 제품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매기고 수출 물량을 제한하면서 미국 내 철강 제품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 업체들은 이 같은 철강 가격 상승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쿼터제가 적용되면서 일부 품목의 경우 이미 올해 수출 물량을 전부 소진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미국 정부와의 철강 협상 결과를 두고 철강업계에서 아직까지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이유입니다.

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냉연강판의 미국 내수 가격은 지난 1월 톤당 956달러였으나 2월에는 992달러, 3월에는 1,068달러, 4월에는 1,102달러로 오르는 등 매달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열연강판과 강관 제품인 유정용 강관, 라인파이프 등의 가격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연초 미국에 도착한 제품들의 경우 작년 말 계약가격으로 수출한 물량입니다. 이를 감안해 작년 말 미국 내 철강 제품 가격과 현재 가격을 비교하면 20~30%로 정도 가격이 올랐습니다. 영국의 철강 전문지 메탈불레틴에 따르면 냉연강판의 가격은 작년 12월 대비 올해 4월 19.8% 올랐으며, 같은 기간 열연강판은 33.9%, 라인파이프는 31.6%, 유정용강관은 33.9% 상승했습니다.



미국 업체들은 철강 가격 상승으로 함박 웃음을 짓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철강업체들에게는 남의 이야기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파일용 강관, 방향성 전기강판, 스테인리스 냉연, 스테인리스 주단강 잉곳, 스테인리스 평철 선재 및 비정형제품, 봉형강류중 앵글과 섹션 일부 제품, 공구강 등 9개 제품이 올해 수출 쿼터를 초과해 수출길이 막혔고, 강관 제품의 경우도 올 상반기 중에 물량을 다 소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실제 선적 물량이 현지에 도착하는 시간을 고려해 작년 12월부터 올 4월까지 대미 강관 제품 수출 물량을 집계한 결과 70만톤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한국이 할당받은 대미 강관 제품 수출 물량이 작년 수출 물량의 51%인 104만톤 수준이라면 점을 감안하면 이르면 6월께 수출 물량이 다 소진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세아제강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강관 제품. 올해 국내 철강업체들의 미국 강관 제품 수출 물량은 상반기 중에 대미 수출 쿼터를 다 소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제공=세아제강




이처럼 미국 수출 물량이 상반기도 지나기 전에 동이 난 것은 미국 정부가 쿼터제 기산일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뒤늦게 밝힌데다 기산일이 발표되기 전에 일부 업체들이 미국 수출 물량을 대거 밀어냈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철강업계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지 않고 정부의 협상 결과를 지나치게 낙관하는 바람에 후폭풍을 맞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간 너무 낙관적으로 상황을 본 측면이 있다”며 “가격이 올랐는데도 불구하고 수출길이 막혀 있어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세부 협상 과정에서 5월 1일을 쿼터 기산일로 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지만 미국 측에서 한국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밀어붙였다”며 “정부로서도 아쉬움이 크다”고 안타까움을 전했습니다.

이걸로 끝이 아닙니다. 한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미국의 쿼터제가 시행되기 전에 미국 수출 물량을 밀어내기 한 업체는 내년 대미 수출 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철강업체들이 쿼터제 발효 전 미국 수출 물량을 대거 쏟아내는 바람에 일부 품목의 올해 할당량이 동나 최근 미국 내 철강 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를 보지 못하는 등 철강업계 전체가 피해를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업체들의 밀어내기에 미국 정부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점도 철강협회가 대응책을 마련하는 배경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도 “미국 측이 협상 과정에서 한국 업체들의 밀어내기 행태에 대해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였기 때문에 그간 철강업계에 밀어내기를 자제해달라고 부탁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철강협회는 현재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 중이며, 늦어도 오는 10월까지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 수출 물량이 배에 선적되는 11월 이전에 업체별·품목별 배분 물량을 확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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