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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력근로제 노사합의 사업장 '0'...7월 버스대란 현실화되나

도입대상 버스사업장 300곳

勞, 임금테이블 개편 함께 요구

이달 안 노사합의 성사 어려워

당장 전남만 3,143명 필요한데

채용 공고 내놔도 지원자 부족

교육기간 길어 신규채용도 쉽잖아

지난달 23일 오전 공공운수노조 세종도시교통공사분회 소속회원들이 세종도시교통공사 차고지에서 파업 출정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7월 시행되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버스 대란’을 막기 위해 노사정이 큰 틀에서 탄력근로제 도입에 합의했지만 실제 사업장에서 노사간 합의가 이뤄진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성급한 정책 추진에 준비가 덜 된 전남·인천과 대전·충남 지역, 또 농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우려했던 ‘버스 대란’이 현실화할 공산이 커졌다.

13일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 그리고 자동차노동조합연맹과 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준공영제와 1일2교대제가 시행되지 않아 탄력근로제 도입이 필요한 전국 300여 곳의 노선버스 사업장 중 노사간 합의가 이뤄진 사업장은 단 한 곳도 없다. 앞으로 남은 기간은 보름 정도인데, 정부는 뒤늦게 전국 사업장을 돌며 지난달 31일 채택한 노사정 합의문에 대한 설명회를 가지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지난달 31일 노사정은 노선버스 분야에 탄력근로제를 도입하기 위해 ‘노선버스 근로시간 단축 연착륙을 위한 노사정 선언문’을 채택했다. 노선버스 업종이 근로기준법 특례업종에서 제외되면서 당장 다가오는 7월 1일부터 주당 근로시간을 68시간으로 맞춰야 하고 내년 7월 1일부터는 재차 주당 52시간으로 줄여야 하는 데 따른 현실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정부와 사업자 측은 이 합의문에 큰 의미를 두며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지만 실제 기한 내에 노사간 합의까지 성사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노동자 측에서는 새롭게 적용되는 탄력근로제에 맞는 임금 테이블 개편도 함께 요구하고 있어서다.



한 달 중 18~20일을 17시간씩 근무했던 운전자의 경우 탄력근로제를 도입하면 15일만 근무를 할 수 있게 된다. 한 달에 3~5일 정도 근무일이 줄어들게 되는 셈인데 하루 평균 일당인 20만원을 두고 계산해보면 한 달에 60만~100만원의 임금이 사라지게 된다. 자동차노동조합연맹의 한 관계자는 “탄력 근로제 도입만 논의할 게 아니라 그에 맞는 임금체계 변경도 함께 합의가 돼야 한다”며 “근로자들의 월 평균 임금 감소분이 60~100만원이나 되는 상황에서 정부와 사업주가 이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7월 1일 전까지 노사 합의가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정부는 기존 재직자들의 임금 감소분을 보전하기 위해 ‘일자리 함께하기 사업’을 확대해 기존 재직자 1인당 1~2년간 월 10만~40만원의 비용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는 노선버스 근로자들의 임금감소분에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또 탄력근로제를 도입하더라도 주당 최대 76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기도 어렵다. 노선버스 운행 일정을 짜다 보면 하루에 필요한 운행시간에 못 미치는 자투리 시간이 생기는데, 근로시간이 끝났다고 해서 버스를 멈출 수 없기 때문이다.

탄력근로제 도입이 안된 상태에서 운행 감축 없이 사업장을 운영하려면 추가 고용이 필요한 상황인데 이마저도 녹록치 않다. 특히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전국 지방 고용청의 노선버스 현황 보고자료에 따르면 전남·인천 등의 상황이 심각하다. 고용노동부는 당장 다음 달 1일부터 2,207명의 추가고용이 필요하다는 결과를 내놓은 바 있는데, 이 자료에 따르면 전남 지역만 3,143명이 더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탓에 전남도 근로자들은 준공영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채용 공고를 내놔도 지원자가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다. 서울지역 고속버스 업체인 한일고속은 15명을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었지만 7명만 지원했다. 같은 지역 동부고속도 10명을 채용하려고 했지만 지원자가 적어 채용기간을 연장했다. 신규 채용을 위한 청년 고용도 정부의 설명처럼 쉽지 않다. 면허취득(7일 이상)→운전경력(1년 이상)→버스운전자격 취득(7일 이상)→업체 채용→실전교육훈련(1주일이상)의 과정을 거치다 보면 올해 7월 1일은 물론 주당 52주 근무를 해야 하는 내년 7월1일까지도 신규 채용을 할 수 없는 여건이다. /세종=강광우·이종혁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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