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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천의 경매이야기]'마지막 황제' 순종 회중시계 놓고 뜨거운 경합...낙찰가 1억2,500만원

진귀한 명품시계 경매

대한제국 황실서 사용 증명한 '李花文' 찍혀있어 가치 치솟아

10월 경매 예정인 스티브 맥퀸 '롤렉스'도 마니아들 큰 관심

세계 최고가는 파텍 필립서 만든 회중시계로 263억에 낙찰

지난 2010년 케이옥션 경매에 시작가 5,000만원에 출품돼 1억2,500만원에 낙찰된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 순종의 회중시계. /사진제공=케이옥션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의 시계가 중고거래 사이트에 등장해 100만원에 거래되었다는 기사를 접했다. 지난해 10월에 열린 한 자선경매에서는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기증한 1호 문재인 대통령 시계가 무려 420만원에 낙찰됐다. 이 시계들은 대통령이 직접 착용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을 기념해 제작한 시계였다. 앞선 정부에서도 관례적으로 대통령 기념시계를 만들어 청와대의 공식행사 참석자나 국가유공자, 외국 손님 등에게 증정하는 용도로 사용했다. 일반적으로 시계 앞면에는 청와대를 상징하는 봉황 문양과 대통령의 사인을 넣었다. 그 뒷면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경우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에는 거칠 것이 없다는 뜻의 ‘대도무문’이라는 자신의 좌우명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원칙과 신뢰,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자신의 정치철학을 적어넣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시계 역시 앞면에는 봉황과 대통령의 사인이 있고 뒷면에는 그의 정치철학인 ‘사람이 먼저다’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대통령의 기념 시계는 고가의 시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의미 때문에 인기리에 거래되지만 진귀한 명품 시계가 경매가 나올 경우 예상 외의 치열한 경합이 벌어지곤 한다. 지난 2010년 3월 케이옥션 경매에 시계가 출품됐다. 5,000만원에 경매를 시작해 치열한 경합 끝에 1억2,500만원에 낙찰된 시계는 바로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 순종이 사용한 회중시계였다. 바쉐론 콘스탄틴에 특별 주문해 1910년 제작된 이 시계 뒷면에는 ‘이화문(李花文)’이 찍혀 있어 대한제국 황실에서 썼음을 증명한다. 시계 뒷뚜껑을 열면 이 제품을 만든 장인의 이름이 새겨져 있어 시계의 가치를 더해주었다.



조선말 여러 나라와 외교를 시작하며 많이 유입된 문물 중 하나가 시계였는데, 이때는 손목시계가 나오기 전이었으므로 모두 회중시계였다. 이 시기 왕실과 고위 관리들 사이에는 시계를 가지는 것이 유행이었는데 시쳇말로 순종은 ‘시계덕후’였다. 순종이 기거하던 창덕궁에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시계가 많았고, 순종은 이 시계들이 한꺼번에 다른 소리를 내며 울리는 것을 무척 좋아했다고 전해진다. 또 덕수궁에 지내던 고종에게 문안을 할 때도 꼬박꼬박 고종의 시계 시간을 물어보고, 고종의 시계와 창덕궁 시계를 맞추는 것이 하루 일과 중 하나였다고 할 만큼 시계에 대한 애정이 컸다.

경매에 출품됐던 순종 황제의 회중시계는 특별히 제작된 제품이기도 했지만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 순종이 직접 소장하고 사용했다는 특별한 스토리와 희귀함 때문에 더욱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오는 10월 뉴욕의 필립스 경매에 오르는 스티브 맥퀸의 롤렉스 서브마리너 역시 이색 스토리로 시계 마니아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시계는 스티브 맥퀸이 구매해서 차고 다니다가 자신의 스턴트맨이었던 로렌 제인스에게 선물로 준 것으로 시계 뒷면에는 ‘로렌, 세계 최고의 스턴트맨에게, 스티브가’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어 가치와 희소성이 더해졌다. 맥퀸은 이 시계를 1960년대 후반 250달러에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약 50년이 지난 현재 30만 달러에서 60만 달러 수준의 추정가로 경매에 오를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뉴욕 필립스 경매에는 폴 뉴먼의 롤렉스 데이토나가 추정가 11억원에 출품돼 무려 1,780만 달러(약 191억원) 낙찰된 기록이 있어 스티브 맥퀸의 시계가 이 기록을 깰지 주목된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시계는 파텍 필립에서 만든 수제 황금 회중시계 ‘헨리 그레이브스 슈퍼콤플리케이션’으로 2014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소더비 경매에서 2,398만 달러(약 263억)에 낙찰되었다. 이 시계는 1925년 미국의 부호 헨리 크레이브스가 주문해 5년에 걸쳐 완성된 것으로 920여개의 부품을 일일이 손으로 조립하여 만든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시계이기도 하다.

이렇게 미술품뿐 아니라 시계, 쥬얼리, 고악기, 자동차 등 각종 수집품이 경매를 통해 거래되며 재테크의 수단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전통적으로 시계는 남자들의 전유물로 인식되었는데 최근에는 여성들의 관심도 급증했다. 케이옥션도 최근 시계 경매에 재 시동을 걸었다. 세계 최초로 남성용 손목시계 산토스를 탄생시킨 까르띠에, 최고의 실용 시계를 끊임 없이 개발하며 눈부신 진화를 계속하고 있는 롤렉스, 소재에서부터 기능까지 세계 최고의 명품을 만들어 세계 각국 인사들에게 사랑 받는 파텍 필립, 각종 국제대회에서 타임키퍼로 활약하며 ‘과학과 예술의 완벽한 조화’로 표현되는 오메가 시계 등을 앞으로 케이옥션의 시계 경매에서 만날 수 있다.
/케이옥션 수석경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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