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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무역전쟁 사면초가 한국경제] "파티는 끝났다...외화 유동성 여유 있다고 안심해선 안돼"

서경펠로 전문가 진단

생산·투자·고용 등 경제체질 약화돼 위기 더 심화

정부 '나홀로 맑음' 경기인식 바꾸지 않으면 치명적

"G2 무역전쟁에 韓수출 최소 300억弗 날아갈 수도"





“파티는 끝났습니다. 남은 것은 가시밭길뿐입니다”

한국과 글로벌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우는 가운데 서울경제신문 펠로와 경제 전문가들은 ‘경기침체가 본격화하고 있다’며 기업들의 기 살리기를 통한 성장성책을 한목소리로 주문했다.

서경펠로들은 미중 무역전쟁을 한국 경제가 당면한 첫 번째 악재로 지목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직접적으로 한국의 대미 수출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고 중국의 대미 수출이 제한되므로 대중국 수출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이로 인해 우리 수출이 5~10%가량 줄어들 텐데, 최소로 잡아도 300억달러 이상”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이 대중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중국이 응전하는 핑퐁게임으로 한국 수출은 미중 양쪽으로부터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818개 품목, 34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곧바로 맞불을 놓았다. 미국산 대두·옥수수·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500억달러 규모의 659개 품목에 2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나선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18일 미국이 2주 내 중국 기업의 대미 투자를 제한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재차 전해졌다.

강인수 전 현대경제연구원장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반도체 의존도가 과도하게 큰 외끌이 경제”라며 “중국이 반도체 자급률을 높이는 ‘반도체 굴기’를 현실화하면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한 피해보다 더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신흥국 위기, 이른바 ‘테이퍼텐트럼(긴축발작)’과 생산·투자·고용·소비 악화 등도 암초로 꼽혔다.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은 “아르헨티나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것은 유동성 부족 때문이 아니라 전반적인 경제 체질이 약해져 선제적으로 외화를 확보하려 했기 때문”이라며 “경기지표들이 악순환하는 한국으로서는 유동성에 여유가 있다고 해서 안심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외환보유액을 아무리 많이 쌓았더라도 기초체력이 허약하면 무용지물이라는 얘기다. 신흥국 발작이 발생할 때마다 “우리나라의 대외 건전성은 양호하다”며 안이한 대응만 반복하는 정부에 대한 경고인 셈이다.

한국 경제가 허약 체질로 변해가고 있다는 점도 뼈아픈 부분이라고 서경펠로들은 지적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소비·투자·생산 등 경제지표들이 하반기부터 모두 증가세가 둔화되거나 심지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용 분야에서도 취업자 수 증가폭이 정부 목표치인 30만명대에 한참 못 미친 7만명대를 기록하는 등 경기 사이클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이처럼 취약한 내부 여건에다 외부 악재들이 한국 경제를 사정권에 두면 3%대 경제 성장 전망도 장담할 수 없다.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은 “정부와 청와대가 경기 흐름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하는데 그런 유연성이 떨어지는 것 같아 걱정”이라며 “이 기조를 내년까지 이어가면 상황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의 악재보다 미래의 악재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대표적인 것이 과도한 가계부채다. ‘나 홀로 호황’을 구가하는 미국이 금리 인상의 페달을 밟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1,500조원에 육박한 가계부채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리 인상은 가계의 이자 부담을 늘리고 기업 투자를 위축시킨다. 또 환율 하락으로 수출에도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서경 펠로는 “가계부채 리스크가 한번에 오면 엄청난 위력이 발생해 한국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진동수 전 위원장은 “소득 하위 15~20%의 영세 자영업자들이 금리 인상의 최대 피해자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도 걱정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우리도 금리를 올리면 부동산 경기 침체와 대출금리 인상이라는 두 가지 악재가 동시에 발생한다”며 “부동산시장 침체는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경펠로들은 수많은 암초를 극복하고 성장을 이어가는 데는 기업 살리기 정책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신세돈 교수는 “우리 경제는 순식간에 식는 경향이 있어 자칫 성장률 2%가 위협받을 수도 있다”며 “기업의 수출경쟁력을 살리는 데 역점을 둬야 일자리가 나오고 소득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처럼 공개적으로 기업들의 기를 꺾는 발언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강광우·빈난새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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