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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이민정책에 '엄마' 멜라니아도 화났다

불법입국 부모-자녀 따로 수용

격리 아동 한달새 2,000명 달해

"가슴으로 통치해야" 비판 가세

전국 60개 도시서도 반대 시위

1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와 멕시코 접경지역의 매켈런시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부모-자녀’ 격리 지침에 따라 억류됐다 풀려난 이민자들이 가톨릭 구호단체로 가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맥알렌=AFP연합뉴스




미국으로 불법입국한 부모와 자녀를 따로 수용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부모-자녀 격리’ 지침이 워싱턴 정가를 발칵 뒤집어놓고 있다. 여당인 공화당 일부 의원은 물론 그동안 논쟁적 이슈에 대한 개입을 피해온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까지 정부 정책 비판에 가세하면서 논란의 불길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미국 퍼스트레이디인 멜라니아 트럼프./AP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멜라니아 여사의 대변인인 스테파니 그리셤 공보담당관은 “멜라니아 여사는 아이들을 부모와 떼놓는 것을 보기 싫어한다”며 “민주·공화 양당이 궁극적으로 힘을 합쳐 성공적인 이민개혁을 이루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리셤 담당관은 이어 “멜라니아 여사는 법을 따르는 나라가 필요하지만 가슴으로 다스리는 나라 역시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정책 이슈에 대해 좀처럼 논평을 내지 않는 멜라니아 여사를 격분케 한 것은 남편인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불법 입국자 무관용정책이다. 지난달 7일(현지시간)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은 “남서부 국경을 불법으로 넘어오는 모든 사람을 기소하라. 어린아이를 밀입국시킨 자도 기소하고 아이들은 법률에 따라 부모와 격리하라”는 지침을 연방검찰에 내렸다. 아동을 동반한 성인 밀입국자가 적발될 경우 함께 이민법원에 넘기던 이전 정책보다 한층 강화된 안을 내놓은 것이다. 미 국토안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19일부터 5월31일까지 미 국경을 넘다가 부모나 보호자로부터 격리돼 시설에 보호돼 있는 아동은 2,000명에 달한다. 미 NBC방송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이후 이민자 자녀 임시보호소가 설치되는 멕시코 접경 텍사스주부터 서부 캘리포니아주, 동부 미시간주, 뉴욕 등까지 10여개 주, 60여개 도시에 걸쳐 트럼프 정책에 반대하는 크고 작은 집회가 열리고 있다고 전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의 엘리자베스시에 위치한 국토안보부 시설 앞에서 한 여성이 ‘가족들을 함께 지내게 하라’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부모-자녀 격리’ 지침에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엘리자베스=로이터연합뉴스


‘부모-자녀 격리 지침’은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일부 의원들과 전직 대통령 부인에게서도 비인간적인 처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제프 플레이크(공화·애리조나)와 수전 콜린스(공화·메인) 상원의원은 이날 국토안보부(DHS)와 보건복지부(HHS)에 서한을 보내 이민자 가족 격리정책에 대한 정확한 근거를 제시해달라고 요청했다. 콜린스 의원은 이 정책과 관련해 “자녀와 함께 국경을 건너오면 아이들을 데려가겠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가 있다”며 “이는 선량한 피해자인 아이들에게 후유증을 남기는 일이며 미국의 가치에도 반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인 로라 부시 여사도 워싱턴포스트(WP) 기고에서 “법을 집행해 국경 보호를 강화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해하지만 무관용 정책은 잔인하다”며 “이는 미 역사상 가장 부끄러운 일 중 하나였던 2차대전 당시 일본계 미국인의 포로수용을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거센 반발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가 바뀔 가능성은 희박하다.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가족을 위해 난민신청을 하려 한다면 법을 위반해가며 불법으로 출입국항을 건너올 필요가 없다”며 “국경에서 가족을 격리하는 정책은 없다”고 강조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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