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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실탄 채운 11번가, 첨단 e커머스 기업으로 진화하나

[S-Market]SK, 11번가 떼어내 '한국판 아마존" 육성

5,000억 대규모 투자 유치

AI·빅데이터 등 틈새시장 공략

사업 포트폴리오 공격적 베팅





SK플래닛이 ‘e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3년 만에 철회한 것은 11번가가 1위 경쟁에서 사실상 탈락했고 대기업 특유의 복잡한 의사결정구조가 원인의 하나라고 진단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11번가가 분사를 조건으로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로부터 5,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시장에 어떤 파급효과를 몰고 올지 주목하고 있다.

11번가는 국내 온라인 쇼핑몰 중 거래금액과 방문자 수에서는 독보적이지만 이베이코리아가 G마켓을 인수한 후 2위권에 머물고 있다. 지난 2016년 3,652억원에 달했던 영업적자는 다소 줄었지만 올해 1·4분기에도 445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내년에 흑자로 전환하겠다는 SK플래닛의 청사진에는 못 미쳤다.

SK그룹 관계자는 18일 “온라인 쇼핑몰인 11번가는 트렌드 변화에 따라 단 하루 만에 특정 상품에 대한 판매 여부를 결정해 바로 마케팅에 들어가는 등 의사결정이 매우 효율적이어야 한다”면서 “SK플래닛은 11번가뿐 아니라 ‘시럽’ ‘오케이캐쉬백’ 등 다양한 온라인 판매 플랫폼 사업을 벌이면서 의사결정이 늦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SK플래닛이 기존에 있던 길안내 서비스 사업인 T맵과 애플리케이션 개발 사업을 떼어내고 e커머스 사업에만 집중하겠다는 판단을 접고 e커머스 사업을 독립시키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 SK플래닛은 기존에 앱 개발을 주로 맡았던 SK테크엑스를 다시 합쳐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빅데이터 분야에서 새로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과제를 안았다.

11번가 분사는 물론 비주력 브랜드를 축소하는 것 역시 몸집을 줄여 새로운 유통환경에 적응하겠다는 포부로 보인다. SK플래닛은 온라인 중심으로 판매하던 화장품 브랜드 싸이닉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11번가가 거액의 자금과 커진 덩치를 바탕으로 공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비록 온라인 쇼핑 업체들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시장 규모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기에 주요 유통 대기업들의 투자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된다.



11번가는 이번 결정으로 투자자금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토대로 11번가를 글로벌 e커머스 기업 이베이에 버금가는 온라인 쇼핑 전문기업으로 키운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비록 영업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연간 거래액이 9조원대로 이베이코리아의 G마켓을 제외하면 외형적으로 적수가 없는 만큼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기 때문이다. 11번가는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국내외 투자가들과 협상을 벌여왔으나 경영권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이며 합의에 실패했다.

현재 e커머스 시장에서는 사활을 건 투자 유치가 한창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고위관계자는 “e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출혈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결국 버텨야 승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투자를 받고 있다”면서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기업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상황일 때 다소 위험은 있지만 그만큼 좋은 상환조건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신세계 등 오프라인 유통 업계의 강자인 주요 대기업들도 전자상거래 시장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롯데쇼핑은 온·오프라인 사업을 융합한 ‘O4O(On-line for Off-line)’ 전략하에 대규모 투자를 통한 시너지를 노린다. 우선 앞으로 5년간 그룹 차원에서 온라인 사업에 3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또 오는 8월 롯데쇼핑 산하에 신설하는 이커머스사업본부에서 그룹 내 8개 계열사의 온라인몰 사업을 일원화해 2020년에 통합 온라인몰을 선보인다.

신세계그룹도 앞서 올 초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로 나뉜 온라인사업부를 물적분할 후 이커머스 전담 법인을 연말까지 새로 만들어 온라인 사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외국계 투자운용사 BRV캐피털매니지먼트·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총 1조원 이상의 투자유치 양해각서(MOU)도 맺었다. 쿠팡은 4월 블랙록 등 글로벌 투자사로부터 4,2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마켓컬리도 해외 투자사로부터 500억원 안팎의 자금을 유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호·임세원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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