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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회사 키웠는데...임금부담에 접고 싶은 마음 굴뚝"

[本紙 창업대상 수상자들 최저임금·근로시간 단축 하소연]

수당 줄이려 알바시간 쪼개고

복지 늘어 사회적 기업 될 판

정부 과도하게 통제·규제 땐

기업 생태계 파괴·고용 줄어





“야근수당·특근수당 등 기업이 챙겨야 할 복지가 늘면서 사회적 기업이 됐습니다. 우리 회사의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증가하지 않는데 인건비만 매년 10% 이상 오를 것으로 보여 채용을 축소하는 것 외에 대안이 없습니다.” (A기업 대표)

1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5회 대한민국창업대상 시상식에 참석한 수상자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국내 창업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번에 수상의 영예를 안은 기업인들은 국내 창업시장에서 이정표를 제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최근의 노동환경 변화는 이들조차 옥죄고 있다.

A기업 대표는 이어 “사람을 뽑지 않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며 “매년 10명 이내, 평균 4~5명을 채용해왔는데 올해는 아예 채용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다른 기업인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기는 마찬가지였다.

B기업 대표는 “주휴수당을 줄이기 위해 아르바이트 시간을 쪼개는 편법이 나오고 있다”며 “제조와 프랜차이즈를 함께 하는데 고용 부담이 가중되면서 제조업을 접을까도 심각하게 고민한다”고 했다.

C기업 대표는 “정부가 임금부터 근무시간까지 통제하고 규제하면 기업생태계가 파괴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 예상과 반대로 기업은 오히려 일자리를 줄이고, 구직자는 갈수록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인건비 올라 혁신제품 엄두 못내..알바 못구해 매장오픈도 미뤄

알바 보호 강화하라는데 무단결근 등 악용 막을 길 없어

순익 줄고 임금은 年 10% 이상 올라 채용 줄일 수 밖에





300인 이상 사업장으로 오는 7월1일부터 근로시간 단축이 적용되는 D기업 대표는 “과거에는 숙련자들이 근무했는데 근로시간이 줄어들면 남는 추가 근무시간은 비숙련자들이 하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생산성도 떨어지고 품질 문제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외식업을 운영하는 E 대표는 “임대료가 오른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올 상반기에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월 수익이 300만원 줄었다”며 “에어컨 비용이 한 달에 매장 한 곳당 100만원 넘게 나오는데 올 여름은 외식업 점주들에게 가장 험난한 계절이 될 것”이라고 고개를 떨궜다. 그는 이어 “인건비가 올해 15~20% 늘었는데 매년 임금이 이런 속도로 오른다고 생각하면 사업을 지금 접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울상을 지었다. 또 “최저임금 인상은 물가 상승률인 5~6%에 맞춰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하는데 이 상태로 가면 큰 문제가 발생한다”며 “정부가 기업 지원책들을 마련하는데 차라리 창업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주는 게 낫다”고 꼬집었다.



제조 및 외식매장을 운영하는 F기업 대표는 “제조를 포기하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이나 하자, 유통마진 받고 장사를 하자는 등 각종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회사는 제품 가격을 약 40% 인상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인건비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혁신상품 개발에도 제동이 걸렸다고 했다.

G기업 대표는 “식품제조의 경우 철강이나 정보기술(IT)에 비해 영업이익은 적고 인력창출은 많다. 그런데 그것이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52시간 근무제에 맞춰 제조 스케줄을 다시 다 짜고 인력을 더 뽑았다. 중소기업이라 정부에서 지원을 받고 있어 그나마 버틴다”고 토로했다.

H기업 대표는 매장 오픈도 차질을 빚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는데 프랜차이즈는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라며 “아르바이트생 등 직원 구하기도 힘들어 기존 매장 오픈 스케줄도 계속 미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 입장에서 정부에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법은 갈수록 강화되지만 이를 악용하는 것은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라며 “아르바이트생들이 오늘 멀쩡히 출근했다가 갑자기 연락도 없이 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 매장이 마비된다”고 덧붙였다.

일부 가맹점주들은 꼼수를 짜내고 있다. I기업 대표는 “파트타이머의 근무시간을 2시간20분, 2시간30분처럼 한정하는 식”이라며 “원래 노동법에 따르면 주당 15시간 이상을 만근하면 주휴수당 명목으로 약 하루치의 수당을 지급해야 하는데 2시간20분씩 6일을 근무하면 주당 14시간 근무한 것이 되기 때문에 주휴수당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전했다.

J기업 대표는 외식기업들이 무인주문기를 써 인건비를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인기를 쓰고 싶다고 요청한 가맹점주가 200군데에 달했다”며 “그러나 실질적으로 무인기의 인력 대체 효과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어 가맹점주 비용만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그는 “무인기계가 300만~600만원에 달하는데 워낙 영세하고 걸음마 단계이다 보니 무인기계가 사람을 실질적으로 대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인건비는 올리면서 정부가 외식 가격을 통제하는 것도 어려움으로 지적됐다. 그는 이어 “정부 물가정책은 언제나 보여주기식”이라며 “식품 가격이 오른다고 하면 재료를 비축해놓고 가격이 올라야만 파는 식품 원재료 업체들도 많은데 이런 것까지 관리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심희정·박윤선·변수연기자 yvett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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