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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 도시-KEB하나은행 삼성동 플레이스 원]원형 셀이 감싼 독특한 외관...'컬처뱅크' 상징 건축물로

독창적인 외형
지름 2m 규모 '아트디스크'들
자체 회전도 가능 입체감 돋보여
슬로 코어 도입
다양한 문화콘텐츠 즐길 수 있게
각 층마다 중앙에 로비공간 배치
지역 주민에 개방된 공간
지하 1층에 슈퍼카 전시장 등 조성
건물 곳곳에 젊은 예술가 작품 전시

  • 한동훈 기자
  • 2018-06-20 17:27:27
  • 기획·연재
[건축과 도시-KEB하나은행 삼성동 플레이스 원]원형 셀이 감싼 독특한 외관...'컬처뱅크' 상징 건축물로
KEB 하나은행 삼성동 플레이스 원 외관. /한동훈기자

요즘 금융업계의 최대 화두 중 하나는 ‘컬처뱅크(Culture Bank)’다. 은행이나 증권사를 단순히 업무만 보는 곳이 아닌 문화·여가생활까지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금융과 문화 콘텐츠를 결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은행·증권사 등을 개방형 문화 플랫폼으로 변모시켜 업무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잠재 고객을 더 많이 유치하자는 움직임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이 서울 삼성동에 세운 ‘KEB하나은행 플레이스 원(PLACE 1)’ 빌딩은 컬처뱅크를 상징하는 대표 건축물이다. 신축 건물이 아니라 기존에 하나은행 전산센터 등으로 활용되던 건물을 리모델링해 지난 2017년 7월 완공(지하 4층~지상 9층)했는데 독창적인 외관과 문화·금융을 결합한 콘셉트로 지역 명소로 발돋움하고 있다. 설계를 담당한 김찬중 더시스템랩 대표는 “보통 은행 하면 폐쇄적인 공간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러한 한계에서 벗어나 일반인들이 가보고 싶은 공간으로, 문화 코드가 잘 접목된 친숙한 장소로 지어질 수 있도록 설계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플레이스 원의 가장 큰 특징은 외형이다. 실제로 이 건물의 외관을 보게 되면 꼭 한번 방문해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저절로 생긴다. 문어의 빨판처럼 생긴 돌출된 원형 셀(cell)들이 건물 외벽을 감싸면서 독특한 아우라를 풍기는데 은행이 아니라 현대 미술관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지름 2m 규모의 이 원들은 ‘아트디스크’라고 이름이 붙여졌으며 자체 회전도 가능해 건물의 입체감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밤에는 원이 회전하면서 생기는 틈으로 빛들이 건물에서 뿜어져 나와 장관을 이룬다. 또 국내 최초로 건물의 외벽 재질로 ‘UHPC(Ultra High Performance Concrete)’라는 소재를 사용해 건물의 강도를 더욱 높였다.
[건축과 도시-KEB하나은행 삼성동 플레이스 원]원형 셀이 감싼 독특한 외관...'컬처뱅크' 상징 건축물로
미팅룸 내부에서 보이는 외부 전경.

기존 은행 건물의 고정관념을 탈피하기 위해 ‘슬로 코어(slow-core)’ 를 도입한 점도 주목된다. 슬로 코어란 층마다 중앙에 배치한 로비 공간으로, 고객들은 이곳에서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즐기고 편안하게 머무르면서 금융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플레이스 원 6층에는 KEB하나은행 클럽 원(Club 1) PB센터가 입점해 있다. VIP 고객들이 금융업무를 보면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중앙에 도서관·미팅룸 등을 배치했다. VIP 고객들이 주로 거액의 자산가, 벤처기업가, 전문직종 종사자, 연예인 등인 점을 고려해 그들이 읽을 만한 다양한 분양의 원서나 책들을 구비해놓았고 손님들이 업무를 보다가 중간에 머리를 식힐 수 있도록 영화관이나 음악감상실·휴게실도 마련했다. 하나금융투자 클럽 원 금융센터(증권)가 입점한 8층에는 VIP 고객들이 직접 사모임이나 동창회 등을 열 수 있도록 케이터링 서비스가 가능한 식당도 만들었다. KEB하나은행 클럽 원 PB센터의 VIP 고객은 전용출입 카드를 활용해 휴일에도 도서관, 음악·영화감상실, 미팅룸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마치 멀티플렉스처럼 한 건물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건축과 도시-KEB하나은행 삼성동 플레이스 원]원형 셀이 감싼 독특한 외관...'컬처뱅크' 상징 건축물로
고객을 위한 도서관 모습.

또 주요 층마다 팝업 전시회를 열어 고객들의 ‘눈’을 즐겁게 하는 데도 신경 쓰고 있다. 이재철 KEB하나은행 클럽 원 PB센터장은 “최근 7층의 슬로 코어에서 BMW 오토바이 전시회를 열었는데 한 고객이 직접 제품을 구매하기도 했다”며 “처음에는 금융과 문화를 결합한 콘셉트가 성공할지에 대한 우려도 있었는데 지금은 손님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이는 거액 자산가 유치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부 노출을 꺼려 하는 고객의 성향을 고려해 지하 주차장에서 은행 PB센터나 증권 금융센터로 바로 올라올 수 있도록 VIP 전용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등 보안도 꼼꼼히 신경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건축과 도시-KEB하나은행 삼성동 플레이스 원]원형 셀이 감싼 독특한 외관...'컬처뱅크' 상징 건축물로
건물안에 전시된 권오상 작가의 ‘모빌2’.

VIP 고객들을 위한 공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하 1층에는 슈퍼카 전시장, 북라운지를 조성해 언제든지 일반인들이 와서 휴식을 취하고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 입점한 오디오 스피커 브랜드 ‘아스텔 앤 컨(Astell&Kern)’ 에서 음악을 들으면서 독서를 할 수 있다.

컬처뱅크를 표방한 건물답게 플레이스 원에는 예술작품들이 곳곳에 설치돼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지상 2층 천장에 전시된 권오상 작가의 ‘모빌2’다. 사진으로 프린트된 자작 나무판들을 매달아 놓은 작품으로 도시 이미지들이 무작위로 조합됐다가 공중에 흩어지면서 독특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이 밖에 지상 2~9층 엘리베이터 후면에 설치된 최성임 작가의 ‘더 홀로 트리(The Hollow Tree)’, 지상 6~7층 유리 벽면에 설치된 박윤경 작가의 ‘하이퍼 네이처’ 등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건물의 아트디렉터로 참여한 김기라 작가는 “이곳에 설치된 작품은 오직 플레이스 원 건물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다른 곳에서는 전시될 수 없다”고 말했다.
[건축과 도시-KEB하나은행 삼성동 플레이스 원]원형 셀이 감싼 독특한 외관...'컬처뱅크' 상징 건축물로

하나금융그룹은 삼성동 플레이스 원을 지역 랜드마크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단순히 금융업무만 보는 ‘공간(space)’에서 탈피해 VIP 고객은 물론 일대 지역 주민들이 언제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장소(place)’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 건물 맞은편 부지에 현대자동차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삼성동 플레이스 원과 동일한 콘셉트의 컬처뱅크를 부산·제주에서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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