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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0 세계난민의 날]"난민 지위 인정은 하늘의 별 따기" 난민들 한숨

■국제난민지원단체 '피난처' 가보니

콩고 난민 "아이 학교 입학도 걱정"

유엔 "한국 난민보호율 최저수준"

20일 사단법인 피난처가 개최한 바자회에서 난민들이 옷을 고르고 있다. /서종갑기자




세계난민의 날인 20일 서울 동작구에 자리한 민간 국제난민지원단체인 피난처에서는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바자회가 열렸다. 이집트·에티오피아·앙골라 등 다양한 국적의 난민 20여명이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난민들은 한결같이 한국 사회에서 일자리를 찾기가 너무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법적으로 난민 지위를 취득한 사람은 국내 취업이 가능하지만 사업주들이 채용을 꺼리기 때문이다. 콩고에서 야당 소속 변호사로 활동하다 괴한의 습격을 받고 한국행을 결심한 A씨는 최근 한 플라스틱 공장 생산직에 취업했다. 그는 “몇 달 동안 일자리를 알아본 끝에 공장에 겨우 취업했다”며 “콩고에서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안정된 직장을 구해야 두 아이와 아내를 데려올 수 있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자녀들의 교육 문제도 큰 걱정거리다. 난민 자녀의 경우 한국 학교에 입학하려면 학교장의 승낙을 받아야 하는 탓이다. 기은재 피난처 간사는 “한국에서 난민 가정에 태어난 아이들은 본국에 출생등록을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무국적이 되어버리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입학이 학교장 재량이기 때문에 입학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그나마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사람들은 다행이다. 한국을 찾는 난민은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난민 지위를 인정받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기 때문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우리 정부에 난민 지위를 요청한 사람은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7,737명으로 올해는 지난해보다 2배가량 많은 1만8,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정받은 사람은 2015년 105명, 2016년 98명, 2017년 121명으로 큰 변화가 없다.

한국의 폐쇄적인 난민 정책은 최근 국제적으로도 눈총을 받고 있다. 19일 유엔난민기구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을 일본·파키스탄·이스라엘과 함께 난민보호율이 가장 낮은(10% 미만) 국가 중 하나로 언급했다. 유엔난민기구가 국가명을 직접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최근에는 예멘 난민의 제주도 입국이 급증하자 이를 반대하는 여론이 높아지기도 했다.

이호택 피난처 대표는 “우리 국민들은 다문화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아 난민에 대해 아직 배타적”이라며 “난민 인정률을 높이는 동시에 정부가 난민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에 단호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국민들의 막연한 두려움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종갑·오지현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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