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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셋톱 매각]"다 끌고갈 순 없다" 칼 빼든 JY...반도체·AI 빼곤 안심 못해

■삼성전자 셋톱박스 매각… JY, 사업재편 재시동

스마트TV 보편화에 환경 급변

사업 영위할 필요 없다 느낀듯

의료기기 PC 등 비주력 처분 거론

장기적으론 세트사업 포기 가능성도





삼성은 지난 2014~2016년 이재용 부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리기 전까지 활발한 사업재편을 했다. ‘가장 잘할 수 있는 사업에 온 힘을 쏟는다’는 이 부회장의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였다. 계열사끼리 사업을 주고받아 중복·연관사업을 교통정리하는 것은 물론 과감한 외부 매각도 성사시켰다. 한화와 롯데에 방산과 화학 계열사를 통째로 매각하며 재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것도 이때다.

이러한 과감한 사업재편은 이 부회장이 지난해 초 구속되면서 전면 중단됐다. 삼성은 당시 “미래 사업 준비를 위한 체질 변화, 사업재편이 시급한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부재로 경쟁력 악화가 우려된다”고 성토했다. 삼성전자(005930)가 추진 중인 셋톱박스 사업 매각은 비교적 소규모 사업재편에 속한다. 하지만 이를 신호탄으로 삼성의 사업재편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셋톱박스 매각 왜…LG전자도 지난해 매각=셋톱박스 사업은 2000년대 초반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방송 패러다임이 전환하면서 급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성장세가 주춤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4억대 수준까지 늘었던 전 세계 셋톱박스 출하량은 내년부터 내리막길을 타 오는 2021년에는 3억7,000만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16년 출하량 3억7,700만대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런 전망은 글로벌 TV 메이커들이 스마트TV를 출시하며 콘텐츠를 TV에 넣는 추세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넷플릭스와 손잡고 스마트TV에 인기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별도 셋톱박스 없이 유료영화를 볼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전자 업계 관계자는 “외부와 ‘콘텐츠 동맹’을 강화하는 삼성 입장에서는 굳이 셋톱박스 사업을 영위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셋톱 매각’ 사업재편 재개 신호탄 되나=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 와병으로 이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2014년 이후 대대적인 사업재편을 단행했다. 2014년 방산·화학 계열사 매각을 신호탄으로 이듬해에는 석유화학 사업까지 팔았다. 중간중간 삼성전기 HDD모터 사업 매각과 실패로 돌아간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합병 등도 추진됐다. 삼성전자는 2016년 10월 비주력이던 프린팅솔루션 사업을 휴렛팩커드(HP)에 매각했다. 제일기획(030000) 매각도 추진됐지만 무산됐다.



눈코 뜰 새 없이 추진되던 사업재편은 이 부회장 부재와 미래전략실 해체로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 그룹 전체를 조망하며 미래에 대응할 진용을 짜는 오너의 결단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셋톱박스 사업 매각 추진을 계기로 사업재편이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무엇보다 2월 집행유예로 풀려나자마자 글로벌 네트워크를 복원하며 미래 사업 준비에 나섰던 이 부회장이 이제는 기존 사업구조에도 메스를 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의료기기·PC 등 비주력 사업·계열사 거론=삼성전자 내부적으로는 의료기기 사업이 사업재편 대상으로 자주 거론된다. 소비자가전(CE) 부문 내 조직이던 의료기기사업부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전사 조직으로 바뀌었다. 이를 두고 삼성메디슨과의 합병 후 매각 등을 고려한 정지 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IT·모바일(IM) 부문 아래 있는 PC 사업도 한 차례 매각이 타진된 바 있다. 스마트폰·태블릿PC의 급성장으로 전통 PC 사업이 주춤하면서 삼성전자는 중국계 글로벌 기업인 레노버에 PC 사업 매각을 추진했다. 이 밖에 삼성엔지니어링·삼성중공업을 비롯한 비(非)전자 계열사들도 사업재편 가능성이 있는 곳들로 언급된다. 삼성의 사정을 잘 아는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관심은 온통 전장과 반도체·인공지능(AI) 등 미래 사업에 쏠려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스마트폰과 TV 등 세트 사업까지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온 힘을 쏟아도 삼성전자가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까 말까 한데 과거와 같은 수많은 사업과 계열사를 다 끌고 가기는 어렵다는 게 이 부회장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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