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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 해피 드러그를 아시나요

고개 숙인 노년에 힘 실어준 '비아그라'

탈모 치료제 '프로페시아' 등이 대표적

제약사들, 100세 시대 맞아 패러다임 전환

'삶의 질 높여주는 약' 차세대 격전지로 부상

반려동물 수명 연장 위한 개발도 지속





100세 시대가 성큼 다가오면서 질병 치료제에 국한됐던 의약품 시장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신약 개발로 대다수의 질병이 만성질환으로 자리 잡으면서 삶의 질을 높여주는 약과 반려동물에 특화된 치료제가 차세대 격전지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인 분야가 행복한 삶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해피 드러그(happy drug)’다. 해피 드러그는 당초 우울증 치료제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약을 복용하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지고 우울증 증상이 사라진다는 의미에서였다. 하지만 이후 다양한 질환을 치료하는 신약이 등장하면서 삶의 질 전반을 개선해주는 의약품을 뜻하는 용어로 자리 잡았다.

지난 1998년에 출시된 ‘비아그라’는 21세기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로 꼽힌다. 심장질환 치료제로 개발되던 중 발기부전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비아그라는 음지에 머물렀던 노년층의 성생활을 양지로 끌어낸 주역으로 꼽힌다.

해피 드러그의 등장은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고 즐겁게 살고 싶다는 장수 시대의 단면을 여실히 드러낸다. 탈모·주름·비만 등은 당장 생명에 지장을 주는 질환은 아니지만 노년층의 삶을 위축시키고 일상생활에서 자신감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서 기꺼이 해피 드러그를 구매하고 스스로를 가꾸는 노인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유 가운데 하나다. 업계에서는 1조1,000억달러 규모인 전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이미 해피 드러그 시장이 1,00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한다.



고령층이 늘면서 반려동물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어 동물의약품 역시 뜨고 있다. 가정에서 키우는 반려동물의 평균 수명이 20여년에 달하면서 당뇨·고혈압·비만·암 등에 걸리는 비중이 급격히 늘고 있어서다. 단순한 영양제를 넘어 반려동물의 질환을 치료해주는 전문의약품 개념으로 의약품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는 얘기다.

동물의약품 시장은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글로벌 제약사들도 선뜻 투자에 나서지 않았던 분야다. 월등히 환자가 많고 수요도 높은 ‘사람’이 우선순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가족보다 소중히 여기는 노년층이 갈수록 늘면서 동물의약품 시장의 주도권을 차지하려는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앞서 화이자는 2013년 동물의약품사업부를 분사했고 2016년에는 사노피와 베링거인겔하임이 각각 동물의약품사업부와 일반의약품사업부를 맞바꾸는 23조원 규모의 빅딜을 체결했다.

최근 라이나전성기재단과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만 50~65세를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을 보면 우리나라 중장년층의 53.9%는 ‘자신’을 가장 소중한 존재라고 답했다. 이어 배우자(40.3%), 자녀(33.4%), 부모·형제(28.3%)가 뒤를 이었고 반려동물(15.2%)은 며느리·사위(5.2%)보다 순위가 높았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한 관계자는 “‘해피 드러그’는 근본적인 치료 대신 꾸준히 복용해야 하는 특성이 있어 어떤 의약품보다 시장성이 높은 분야”라며 “고령화 속에서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자기 자신과 반려동물에 기꺼이 투자하겠다는 비중도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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