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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우 선임기자의 무기이야기] 전투기 이어 무장도 우리 손으로..공대지 미사일 10년 내 양산

<45> 전투기 장착용 미사일 개발 착수

내달부터 독일 '타우루스' 추종모델 탐색개발

KF-X 양산·실전배치 시기 맞물려 운용 계획

"시장 선점하자" 한화·LIG 등 수주전 본격화

공대공 미사일도 개발 채비..SW 통합은 과제

한국형 공대지 미사일 사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실시된 방위사업청의 한국형 공대지 미사일 탐색개발 입찰공고에 한화(왼쪽)와 LIG넥스원(오른쪽)이 각각 입찰제안서를 제출,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군은 중장기적으로 공대지 뿐 아니라 단거리 및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까지 국산화할 계획이어서 양사의 경쟁은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우리나라가 전투기 장착용 각종 미사일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방위사업청은 오는 8월부터 한국형 전투기(KF-X)에 탑재될 한국형 공대지미사일 탐색개발에 들어갈 예정이다. 방사청이 지난 6월 공고한 탐색개발 업체 입찰에는 한화와 LIG 넥스원이 각각 뛰어들었다. 업체가 제출한 입찰제안서를 검토 중인 방사청은 실사작업을 거쳐 선정 결과를 이르면 8월 중순에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 방위산업이 초음속훈련기 겸 경공격기를 수출할 정도로 성장했음에도 미완의 영역으로 남은 전투기 무장을 우리 손으로 개발, 제작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군은 우선 공대지미사일을 개발하고 단거리 공대공미사일과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개발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미사일 장착되나=우선 한국형 공대지미사일 개발에 주력한다는 일정이 잡혀 있다. 공군과 합동참모본부의 소요 제기에 이어 국방과학연구소(ADD)의 기술 검토가 끝나 8월부터 탐색개발에 들어간다. 약 3년으로 예정된 탐색개발을 마치면 체계개발과 양산에 돌입하게 된다. 양산시기는 KF-X 양산 및 실전배치 시기와 맞물려 2020년대 중후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군의 실제 운용까지 약 10년이 걸리는 셈이다. 추종 모델은 독일제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인 타우루스(TAURUS KEPD 350). 독일 완제품을 두 차례에 걸쳐 수입하면서 관련 기술도 일부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비 8,100억원이 투입될 한국형 타우루스는 독일제보다 약간 작은 수준으로 최대 사거리도 400㎞로 다소 줄었다.

◇최초의 국산 미사일이라고?=그렇다. 전투기에 장착하는 미사일로는 처음 개발되는 것이다. 세계적인 제조업 기반을 바탕으로 꾸준히 방위산업을 육성해왔지만 전투기에 장착되는 국산 미사일은 없는 실정이다. 우리 공군이 쓰는 국산 무기는 재래식 단순폭탄이나 폭탄과 위성항법장치(GPS)·글라이더를 조합한 활공폭탄(KGGB) 정도다. 매달고 비행하다 적의 지상권을 만나면 바로 투하하는 방식의 무기만 보유하고 있다. 브라질과 인도 등도 가진 공대지미사일을 한국이 이제야 처음으로 개발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고도기술 부족과 플랫폼 부재. 설령 고성능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어도 우리 마음대로 장착할 전투기가 없었다.

미국 휴즈/레이시온사의 AIM-120 암람 공대공 미사일. 파생형별로 80~150km라는 사거리와 정확도를 자랑한다. 한국형 전투기(KF-X)가 전력화하고 각종 공대공 미사일까지 개발을 완료하면 한국형 미사일 시리즈는 수적인 면에서도 공군의 주력을 차지할 전망이다.


◇한국형 전투기 개발로 가능해져=한국은 단순 조립생산(F-5E/F·제공호), 면허생산(KF-16)으로 기술을 축적하고 독자개발 기체(T-50)와 고성능 직도입 기체(F-15K)를 보유, 운용하고 있지만 마음대로 개량하거나 다른 무기 체제를 탑재할 수 있는 권한은 불가능하거나 제한을 받고 있다. 설계와 지적재산권이 외국, 주로 미국에 있기 때문이다. 유도형 KGGB 를 개발하고도 F-15K에 장착하지 못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미국이 단순한 기술로 F-15K에 통합할 수 있는 KGGB를 장착할 경우 전투기의 성능을 보장할 수 없다고 배짱을 부려 결국 무산됐다. 독자 모델인 T-50마저 한국형 미사일을 달려면 기술을 제공한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동의가 필요하다.

오랜 소망이었던 무장 국산화가 눈앞에 온 과정에서 가장 큰 추동력은 KF-X. 국내 기술로 개발한 고유 모델 전투기가 현실화하면서 국산 미사일을 개발해봐야 탑재할 플랫폼이 없다는 족쇄도 풀렸다. 물론 미국 등 선진기술국 입장에서는 여전히 달가운 일이 아니다. 자국산 미사일을 수입하던 국가가 수입대체를 넘어 수출까지 가능할 정도의 고성능 제품을 만들면 판매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대만·브라질·터키에도 뒤졌으나…=원천기술을 가진 주요 국가들이 기술 이전을 꺼린다는 점은 한국이 고유 모델 전투기와 미사일을 개발하는 데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우리에 앞서 공대지는 물론 공대공미사일까지 자체 제작한 대만과 브라질·터키도 개발 과정에서 외국의 견제를 겪었다. 후발국에서 선진국에 버금가는 전투기용 미사일을 개발하지 못한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전자기술이 앞서는 한국이 본격적으로 전투기용 미사일 개발에 착수한 이상 후발국가들이 개발한 제품 이상의 성능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ADD 역시 선진국 수준의 공대지·공대공미사일 개발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개발하려는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의 추종모델인 미국 레이시온사의 AIM-9X 사이더와인더. 기체 후미에 따라 붙은 적기에도 발사할 수 있고, 조종사의 헬멧과도 연동되는 고성능을 자랑한다. 국내 기술진은 초기형 수준의 미사일 국내 개발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단거리·중장거리 공대공미사일도 개발=군은 공대지 체제 개발을 시작으로 전투기의 무장 전반을 국산품으로 대체해나갈 계획이다. KF-X에 장착할 물량만으로도 최소한의 물량은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중장거리 공대공미사일 개발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단거리는 쉬운 편이다. 신궁 미사일을 기반으로 미국산 AIM-9X 초기형 수준의 단거리 공대공미사일을 개발할 예정이다. 목표연도는 2020년대 후반. KF-X가 실전 배치돼 공군이 전력화하는 시점인 2030년대 초반부터는 중장거리 공대공미사일 개발사업이 이어진다. 해군의 함대공미사일인 해궁 미사일의 소형화 또는 유럽으로부터의 기술이전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한국형 미사일 시리즈의 성공은 KF-X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다. 공군력 강화는 물론 KF-X 수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군 미사일 수주전쟁의 서곡’…경쟁 치열=항공 부문을 제외하면 국내 방위산업 1, 2위 업체인 한화와 LIG넥스원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 단계는 탐색개발 업체 선정 수준이지만 한국형 공대지미사일 사업은 우리 공군 전투기의 미사일로는 처음 시도되는 국산화 사업인데다 향후 공군이 발주할 각종 공대공미사일 물량을 선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우리 공군이 영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으로 미국산 전투기용 미사일 수입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투기용 미사일 시장은 후속 군수지원까지 합쳐 안정적인 시장이 아닐 수 없다. 두 업체 중 누가 웃을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순항미사일과 공대지미사일에서는 LIG넥스원의 경험이 다소 많지만 2016년 AESA 레이더 선정 당시와 비슷하게 일반적 예상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어 주목된다.

◇최대 난제는 소프트웨어와의 통합=전투기용 미사일 개발의 숨겨진 난관은 통합. 조종사가 전장 상황을 파악하고 무장과 조종 및 감시, 화력 통제 등 복잡한 변수를 신속하게 판단하려면 고성능 컴퓨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고도의 노하우가 필요하다. 한국형 전투기와 그 무장사업이 성공한다면 우리나라는 방산 전체를 직접 생산하는 위치에 설 수 있다. 육군의 기본화기 중 전차와 자주포를 모두 국산으로 대체해나가고 해군도 고무보트에서 대형 상륙함까지 모두 국내에서 건조한 한국에 이제는 공군에서도 국산화 시대가 성큼 찾아온 셈이다. 전투기용 무장은 우리 방위산업의 마지막 미개척 영역이자 화룡점정(畵龍點睛)인 셈이다.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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