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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STORY] 남궁훈 대표 "금융업 최고 덕목은 '신뢰'…손해 본 고객도 돌아오게 만들어"

단기 성과보다 고객 위험 성향 맞춰 판매

영업력 인정 받아 WM본부장까지 섭렵

남궁훈 대표는 그동안 인생에서 세 번의 변곡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첫 번째는 법대 출신으로 법조인의 길을 걷지 않고 증권 업계에 발을 디딘 것이다. 사법고시에 번번이 낙방하는 와중에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생계를 위해 선택한 호구지책이었다. 그는 외환위기(IMF)로 부실채권업무가 급증한 신한금융투자(당시 굿모닝증권)의 법무실에 입사해 소송과 협상을 통한 채권회수 업무를 담당했다. 당시 회사에서 포기했던 채권들을 대법원 소송까지 가 받아내면서 능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진 후 리먼브러더스와 맺은 파생거래계약 건을 받아낸 점도 눈에 띄는 이력이다. 당시 신한금투는 1,000억원대의 파생상품을 고스란히 날린 뻔한 상황이었다. 법무실장이었던 그가 미국으로 날아가 4박 5일 동안 치열한 담판을 벌인 끝에 총 670억원 정도를 받아냈다. 그는 완고한 리먼 측 변호사들과 줄다리기 협상을 하느라 받은 스트레스로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한 이를 혼자 호텔 방에서 뽑아내야 할 정도로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두 번째 변곡점은 기획·인사까지 총괄하며 경영지원부서에서 잘 나가고 있던 그에게 갑작스레 지점영업 인사가 났을 때다. 그는 “기왕이면 어려운 영업본부로 보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영업에서 수십년간 잔뼈가 굵은 이들도 어려운 게 영업인데 지원업무만 도맡았던 그에게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직원들에게 “나는 잘 모른다. 여러분들이 더 전문가니까 믿고 맡긴다”며 솔직하게 임했다. 직원들에게 자율과 책임을 주고 대신 철저히 성과대로 보상했다. 다만 단기 주식매매 약정 목표를 주고 직원들을 들볶지 않았다. 당장은 힘들더라도 펀드·랩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고객의 위험 성향에 맞게 팔자고 했다. 성과는 서서히 나기 시작했다. 그는 영업력을 인정받아 서울에서 강북·강서·강남 본부를 거쳐 거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WM본부장에까지 올랐다.

세 번째는 신한리츠운용 대표로 임명됐을 때다. 신한금융지주의 부동산 관련 자회사 사장으로 임명됐을 때 주위에서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스스로도 놀랐다. 대개 금융지주 자회사의 대표직은 은행의 부행장들에게 돌아가기 마련인데 그는 증권사의 임원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으로 실물과 증권의 특징을 겸비한 리츠를 제대로 운용하고 팔기 위해서는 그가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리츠 활성화를 위해서는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영업이 중요하다는 점을 신한금융지주 경영진이 꿰뚫어본 것이다. 남궁 대표는 “수익을 얻은 고객뿐 아니라 설령 손해를 봤다 하더라도 영업직원이 신뢰를 보여줬다면 고객은 다시 돌아온다”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신뢰를 받는 운용사로 신한리츠운용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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