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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 인테리어 끝판왕, 집 짓는 사람들

자투리 땅 활용 3~4층 높이 내집 마련

60㎡ 대 다운사이징 전원주택이 인기

양평·용인 2억대…강원도선 1억 미만도





# 아파트 생활을 하던 50대 부부는 아들이 대학에 진학하자 교외 단독주택에 살기로 했다. 외국에서 살던 마당 있는 집이 그리웠고 무엇보다 세 가족이 모두 사랑하는 음악 탓이 컸다. 아파트라면 꿈도 꿀 수 없는, 그랜드 피아노가 있는 음악실을 집 한가운데 꾸몄다. 수원에 공사비 예산 2억5,000만원에 맞춰 연면적 163㎡의 이층집을 지었다. 이 가족은 음악실을 위해 특수 보강 시공을 하고도 서울의 아파트보다 조용하고 안락하게 지내고 있다.

2018년 소비 트렌드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집짓기에도 스며들고 있다. 나만의 공간을 갖고 싶어하는 욕구가 인테리어를 넘어 ‘내 집 짓기’로 확장 중이다. 서울이나 수도권 아파트값은 ‘억소리’ 나게 진입 장벽이 높아졌다. 게다가 공간은 좁고 천편일률적이며 어린 자녀가 뛸 만한 장소도 없다. 이에 불필요한 공간 없애고 다운사이징한 ‘내게 딱 맞는 집’을 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예전에는 내 집 짓는 사람들에게 대저택이 인기였다면 이제는 건축면적 60㎡대의 집이 선호 대상이다. 이에 경기도 양평·용인 등에는 2억원대, 강원도에는 1억원 미만의 전원주택도 등장했다.

◇집짓기, 이제는 쇼핑하듯 고른다=단독주택 시장에서도 소형주택 상품이 대세다. 전문 업체들은 인터넷 쇼핑이나 홈쇼핑 형식으로도 단독주택을 판매한다. 수요자는 발품 팔 필요없이 장바구니에 옷을 담듯 시즌마다 올라오는 주택 중 마음에 드는 집을 고르면 된다.

기존 단점을 보완하면서 비용이 저렴한 단독주택 시공법도 개발됐다. 주식회사 연우는 조립식 공법을 따르면서도 콘크리트로 일부를 타설하는 정밀시공법을 활용해 목조주택 가격으로 콘크리트 주택의 단열 효과를 구현했다. 여기에 시중 절반 비용으로 공기 청정 기능, 자동 습도 조절 등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도입했다. 조용호 연우 대표는 “4차 산업혁명 기술로 품질과 가격 경쟁력 갖춘 소형 전원주택으로 관리 비용과 시간을 90%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곡리 단독주택 전경 /사진제공=더존하우징


◇단독주택이 작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단독주택 보편화와 함께 관련 건축·건설법도 다운사이징의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 6월27일부터 시행된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에 따라 연면적 200㎡를 넘는 건축물은 자격을 갖춘 건설업체가 시공해야 한다. 예전처럼 전원주택을 내 손으로 뚝딱 지어 올릴 수 없게 된 것이다. 또한 내진 설계 의무화, 단열재 사용기준 강화, 현장관리인 배치 의무화 등으로 건축비용이 늘어나면서 한정된 비용으로 내 집을 지으려면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다. 김경래 오케이시골 대표는 “여러 규제들로 앞으로는 개인이 집짓기는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단독주택의 심리적 가격 제한선인 2억~3억원 정도에 맞춰 규모는 작아지고 촘촘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도심 자투리 땅 협소주택, 개성 넘치는 작은 집=도심은 땅값이 비싼 만큼 작은 집짓기가 더 인기다. 자투리땅을 활용해 개성 있게 만든 ‘협소주택’을 지으면 비록 전원주택 같은 정원은 없더라도 60~90㎡의 대지에 3~4층 높이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 특히 각기 다른 땅의 모양, 주변 건물 환경과 조율하면서 건축주의 생활상에 맞춘 설계는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낸다.

2013년부터 6년째 ‘최소의 집’을 주제로 장기 기획 전시 중인 정영한 건축가는 “방의 개수나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의 건축주들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들여다보면서 집에 대한 가치를 고민하기를 바랐다”면서 “재산이나 매매 대상을 떠나 집을 문화의 소산물로 접할 때”라고 말했다. 이공희 국민대 건축학과 교수는 주택 소형화에 대해 “대량 생산으로 똑같아지는 것에서 벗어나 자기에게 중요한 것만을 가지려는 개별적인 욕망이 집에도 투영돼 심플라이프가 실천되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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