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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 독식 시장 깨뜨린 최전남 남성기전 대표 "지멘스 뚫고 자동제어기기 국산화 일궈"

"건물·철도 등 시설의 각종 기계

중앙관제실서 제어하는 시스템

외국기업이 따간 인천공항 공사

3단계부턴 국내 기업들이 수주

신제품·특허취득 등 R&D 힘써

고도화영역 기술력 향상에 주력"





지멘스나 하니웰 등 글로벌 기업들이 독식하던 시장에 도전장을 던져 국내 자동제어기기 시장을 국산화하는 데 앞장서 온 기업이 있다. 올해로 설립 40돌을 맞이한 남성기전은 각종 플랜트 계장제어와 빌딩자동제어 등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연 매출 1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최전남(70·사진) 남성기전 대표는 15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그 동안 쌓은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50년을 넘어 100년 명품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연구개발(R&D)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올해로 창립 40돌을 맞이한 남성기전을 50년을 넘어 100년 명품 기업으로 키우겠다”면서 “자동제어 한 길만 걸어온 만큼 이 분야만큼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전문기업으로 자리를 잡아 새롭게 창출되는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제어기기는 고층 건물이나 폐·하수처리장, 송·변전기, 철도 신호기 등 주요 시설의 통합관리 전반에 쓰인다. 사업 영역은 건물, 물 관리, 전력 자동제어 3개 부문으로 나뉜다. 건물자동제어 영역은 특히 효율적인 관리가 필요한 초고층 지능형 건물시스템(IBS)에 필수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최 대표는 “자동제어기기는 건물부터 공항, 철도 등 시설의 전기, 냉난방, 엘리베이터, 폐쇄회로(CC)TV 등 각종 기계 등을 중앙관제실에서 제어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공공시설에 들어가는 자동제어기기는 대부분 국산화를 마쳤다. 인천국제공항 1, 2단계 공사 때는 외국 기업들이 자동제어설비를 따냈지만 3단계 공사에선 국내 업체들이 수주할 정도로 기술 수준이 향상됐다. 자동제어기기 시장의 국산화에 앞장 서온 최 대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한 신제품 개발과 특허, 성능 인증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최근에는 일반 설비를 넘어 고도화 영역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자동제어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을 맡고 있는 최 대표는 회원사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한편 시장을 키우는 데도 열심이다. 현재 조합의 회원사는 276곳으로, 크게 고층 건물의 엘리베이터나 CCTV 등 빌딩 자동제어, 상하수도나 폐하수처리장 등 수처리 자동제어, 송변전기나 철도 신호기 등 전력 자동제어 등 3분야로 나뉜다. 지난 2009년 조합 이사장을 맡아 지난해 2월 3선에 성공한 최 대표는 “지금까지 국산화를 거치면서 우리 업체들의 역량도 크게 향상됐다”면서 “고도화 영역에서 기술력을 제고하는 한편 베트남이나 인도 등 신흥 시장으로 동반 진출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최 대표는 공공시장 우수조달공동상표를 만들고, 조합사들이 컨소시엄을 꾸려 특허 기술을 활용한 공동 제품 개발 등을 이사장으로서 보람을 느낀 대표적인 사업으로 꼽는다.

최 대표는 남북경협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북측이 경제개발에 나서게 되면 전기가 들어가고 도로가 깔리고 건물을 짓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자동제어 전문기업들이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새로운 시장이 창출되는 것과 함께 북측의 값싼 고급 엔지니어들을 활용하게 되면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고충을 겪고 있는 업계의 숨통을 틔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대표의 어릴 적 꿈은 ‘마도로스’였다. 5형제 중 막내인 최 대표는 ‘너만큼은 자유롭게 드넓은 바다를 누비라’는 형들의 권유에 힘입어 해양대에 도전했다. 하지만 신원조사에서 먼 인척의 과거 행적이 문제가 됐고, 마도로스의 꿈은 좌절됐다. 꿈을 접은 그는 재수 끝에 한양대 전기공학과에 입학했다. 대학 졸업 후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기업 건설서에 입사한 그는 탄탄대로를 걸었다. 신입 사원임에도 미국 연수팀에 뽑혀 원자력과 화력발전 등 계장제어(Instrumented) 설계를 심도 있게 배웠고, 몇 년 지나지 않아 자동제어 분야에 있어서는 남다른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3년간 직장 생활을 하던 최 대표는 창업의 꿈을 품게 됐다. 그는 “친하게 지냈던 직장 선배와 사업을 하면 어떨까 하는 말이 농담처럼 오가다가 우연인지 필연인지 사업을 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그때가 1978년 5월로 최 대표가 먼저 사직서를 내고 사업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 하지만 함께 하고자 했던 선배는 가족의 반대로 합류하지 못하고 최 대표는 그의 꿈이었던 ‘마도로스’처럼 망망대해와도 같은 창업 시장에 뛰어들었다.

최 대표는 “대형 건설사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신생업체치고는 잘 나갔다”면서 “처음에는 개인사업체로 등록했지만 1981년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사업체로서의 모양새도 갖춰 나갔다”고 회상했다. 최 대표가 직접 기능공과 함께 현장에서 뛰면서 회사는 연 매출 2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하지만 남성기전 역시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를 비껴가지 못했다.

당시 최 대표는 모 건설사가 진행한 공사에 참여했다가 건설사가 부도를 내면서 어음 7억원이 묶이며 부도 위기를 맞았다. 최 대표는 “지금 돌이켜 생각해도 아찔했던 순간”이라며 “반도의 45평짜리 아파트를 4억원도 안 되는 가격으로 내놓고 세 남매와 함께 월세로 옮겼다”고 말했다. 그의 자구노력에 힘입어 은행에서는 대출 상환 기한을 늘려줬고, 수많은 기업들의 부도 도미노 속에서 남성기전은 살아남을 수 있었다.

최 대표는 “IMF를 계기로 빚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알게 됐고 재무구조를 탄탄하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기술개발을 통해 특허와 성능 인증 등을 따내는 것은 물론 관수와 민수 시장을 적절하게 배분해 리스크를 줄였다”고 돌아봤다. /정민정기자 jmin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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