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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주력업종 정밀진단 ⑧가전] 중저가 시장 빼앗긴 韓TV...프리미엄 제품도 中위협 거세

한국 가전산업 현실은

韓, 750弗이하 TV 시장 점유율 中에 추월 당해

2,500弗 제품은 기술 상향 평준화로 고민 커져

냉장고, 세탁기 등도 美·유럽 견제에 '좌불안석'





‘19.2% VS 2.2%’. 지난 1·4분기 삼성전자(005930)의 전 세계 TV 시장 점유율과 중국 TV 시장 점유율을 비교한 수치다(수량 기준·IHS마킷 조사). 전 세계 TV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가 중국에서는 심각할 정도로 홀대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이 6.2%로 5위인 중국 하이센스의 경우 중국 내 점유율은 14.8%로 1위다. 중국에서는 하이센스에 이어 스카이워스(13.8%), TCL(12.6%), 하이얼(10.1%), 창홍(9.5%) 등 8개 중화권 업체가 84%의 점유율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문제는 내수 시장을 발판으로 힘을 길러온 중국 TV 제조사들의 굴기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 TV 시장(5,300만대)은 전 세계 TV 시장(2억2,000만대)의 24%에 달할 정도로 안정적인 토양을 제공한다. 실제로 TCL은 전 세계 TV 시장 점유율을 지난 2016년 5.8%에서 2017년 7.1%, 올 1·4분기 7.9%로 꾸준히 높였다. 화웨이·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성공 방정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TV 업체들이 자체 브랜드와 생산체계를 개발하고 글로벌 시장에 뛰어든 지 5년밖에 안 됐다”면서 “TV 외에 에어컨·세탁기·냉장고 등에서도 비슷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가 TV 잠식한 중국…프리미엄 TV 초격차 절실=중국의 TV 시장 잠식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 IHS마킷에 따르면 전 세계 TV 판매량의 80%에 달하는 750달러 이하 TV 시장에서 중국은 지난 1·4분기 34.5%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24.4%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국(30.2%), 중국(28.1%)이었는데 순위가 뒤바뀌고 격차도 벌어진 것이다. 한 TV 제조사 관계자는 “중국이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생산을 크게 늘려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덕분”이라며 “중국의 초대형 패널 양산, OLED 투자가 시작된 만큼 준프리미엄과 프리미엄 시장 가격 공세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2013년 120만원이었던 40인치 LCD TV가 최근 30만원까지 떨어진 것처럼 초대형 LCD TV도 레드오션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국 TV 제조사들은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가격 출혈경쟁을 벌이기보다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 판매로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QLED TV와 마이크로 LED TV를 성장동력으로 삼았고 LG전자(066570)는 OLED TV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IHS마킷에 따르면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시장에서 삼성과 LG의 점유율은 50%가 넘는다. 다만 TV 기술의 상향 평준화가 빠르게 이뤄지는 만큼 두 회사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노골적 견제에 중국 추격…생활가전도 녹록지 않아=냉장고·세탁기 등 생활가전 시장에서도 한국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트랙라인에 따르면 전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생활가전 시장에서 지난 1·4분기 삼성과 LG는 각각 19.6%, 16.5%의 점유율로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생활가전의 핵심 부품인 모터와 컴프레서 기술력이 우수하고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굳힌 덕분이다.

하지만 월풀의 요청을 받아들인 미국 정부가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시행하는 등 견제가 만만치 않다. 매년 열리는 가전 전시회에서는 중국 업체의 노골적인 베끼기가 일상화됐고 밀레·지멘스 등 보수적이던 유럽 업체들의 혁신 노력도 눈에 띈다. 현재의 시장 우위에 안심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디자인을 따라 하는 수준에서 점점 벗어나고 있다”면서 “우리가 자신하던 모터와 컴프레서 기술을 중국이 갖출 경우 무서운 속도로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무선청소기 등 신가전 시장 개척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영국 기술기업 다이슨이 무선청소기와 헤어드라이어 시장의 절대 강자로 급부상한 것처럼 시장 트렌드를 선도하는 신제품 개발로 가전 시장의 정체를 뚫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삼성과 LG는 건조기 문화가 발달하지 않았던 국내 시장에서 큰 재미를 보고 있다. 마찬가지로 국가별·시장별 맞춤 제품을 개발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시도가 이어져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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