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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희토류

중국 네이멍구자치구 제2 도시 바오터우에 있는 바이윈어보 광산은 1920~1930년대까지만 해도 철의 산지로만 알려졌다. 하지만 1936년 이후 희토류가 발견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1950년대에 이르러서는 원자력발전소 연료피복제나 제트엔진의 내열 합금용으로 많이 쓰이는 니오븀 같은 희귀 금속들이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매장량은 무려 4,000만톤으로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70%에 달했다. 중국으로서는 땅속에서 보물단지를 캐낸 셈이다.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는 덩샤오핑의 호언은 이곳에서 출발한다.

희토류는 원자번호 57번 란타넘부터 71번 루테튬까지와 스칸듐(21번), 이트륨(39번) 등 17개 원소에 한정된 개념이었지만 요즘은 툴륨 같은 다른 금속들까지 범위를 넓혔다. 최초의 희토류는 1787년에 발견된 이트륨. 스웨덴 군인 칼 악셀 아레니우스가 스톡홀름 부근 마을 채석장에서 가져온 검은 광석으로부터 핀란드의 물리학자 요한 가돌린이 새로운 산화물을 분리해내면서 역사가 시작됐다.

희토류는 현대 첨단산업을 지탱하는 필수요소다. 컴퓨터부터 전기차까지 쓰이지 않는 곳이 거의 없다. 란타넘은 전기차 배터리인 니켈·수소 합금 전지의 핵심 소재이고 네오디뮴은 일반 냉장고 자석보다 10배 이상 강한 영구자석으로 컴퓨터 하드드라이브나 풍력발전용 터빈에 사용된다. 용도가 산업용으로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가돌리늄은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나 엑스레이 튜브에 사용되며 터븀은 해군의 음파탐지 장비를 만들 때 꼭 필요한 요소다. 17개 금속에 속하지는 않지만 툴륨은 종양을 공격하는 성질 때문에 전립선암과 방광암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외신의 보도가 등장했다.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미국이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데 대한 보복의 뜻이다. 2010년 동중국해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영유권 분쟁 당시 희토류 수출 중단으로 일본을 백기 투항시켰던 기억이 되살아나는 대목이다. 전 세계 공급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 공급을 끊는다면 자국 땅에서 터븀·이터븀을 포함한 8가지 금속을 단 1㎎도 캘 수 없는 미국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현실화하면 미국도 가만있지 않을 터. 보복이 보복을 부르는 두 강대국 간 치킨 게임의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두렵다. /송영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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