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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정의 톡톡 월드컵] 아쉬워할 틈 없다…이젠 카타르월드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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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의 연속…스포츠 묘미 극대화

탈락팀들은 벌써 다음 대회 준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러시아월드컵 결승전을 지켜보던 크로아티아 축구 팬들이 대표팀의 실점에 안타까워하고 있다. /자그레브=신화연합뉴스




기적 같은 드라마를 꿈꿨지만 현실은 다큐멘터리였다. 프랑스는 러시아월드컵 결승에서 크로아티아에 한 수 위의 전력을 과시하며 20년 만의 우승에 성공했다. 통산 두 번째 우승으로 아르헨티나·우루과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홈에서만 강하다는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동시에 토너먼트 4경기를 모두 90분 내에 승리하며 챔피언의 자격도 증명했다.

프랑스는 아르헨티나·우루과이·벨기에와 만나는 힘든 토너먼트 대진을 돌파하며 전력에 대한 자신감이 극대화된 상태였다. 반대로 토너먼트 들어 매 경기 연장 접전을 치른 크로아티아는 체력적으로 지쳐 있었다. ‘언더독’에 대한 측은지심과 별개로 일정상 하루 더 휴식을 취한 프랑스의 유리함은 더 말할 필요가 없었다.

월드컵 결승에서 2골 차 이상 승부가 난 것은 2002한일월드컵에서 브라질이 독일에 2대0으로 승리한 이래 16년 만이었다. 최근 세 차례 월드컵 결승은 모두 최소 연장까지 가는 접전이었다. 프랑스는 자신들이 처음 월드컵 우승을 했던 지난 1998년 대회 결승에서 브라질을 3대0으로 완파한 것처럼 크로아티아도 확실히 제압했다.

아홉 번째 월드컵 우승국에 도전했지만 좌절한 크로아티아는 요즘 유행하는 말 그대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였다. 옛 유고연방의 참혹했던 내전을 넘어 독립한 지 30년도 되지 않은 인구 417만명의 소국은 결승 진출로 이미 기적과 희망을 고국에 선사했다.



프랑스가 준 감동은 크로아티아 못지않았다. 20년 전보다 비중이 더욱 늘어난 이민자 가정 출신 선수들로 인해 프랑스는 ‘프렌치 레인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들은 강경우파 목소리가 높아진 프랑스 사회의 인종·문화적 반감을 축구를 통해 해소하는 상징이 됐다.

이번 월드컵은 점점 그 재미가 줄어들고 있다던 21세기 월드컵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꾼 대회로 평가받는다. 약체로 평가받던 팀들의 대반란으로 뻔한 승부 대신 예측 불가라는 스포츠의 묘미가 극대화됐다. 한국이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2대0으로 꺾은 ‘카잔의 기적’도 그중 하나였다. 축구의 전술적 흐름도 점유와 지배에서 공수 전환과 속도로 넘어오는 확실한 분기점이 됐다.

결승 하루 전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차기 대회인 카타르월드컵이 오는 2022년 11월21일부터 12월18일까지 열린다고 발표했다. 혹서기를 피해 사상 첫 겨울 월드컵(이지만 여전히 더울)이 열리는 것이다. 기존 월드컵과는 이질적인 일정·시기는 큰 변수다. 러시아월드컵을 주도한 전술적 흐름은 4년 뒤 또 어떤 모습으로 변태 과정을 거칠지 모른다. 이탈리아·네덜란드·미국·칠레 등 이번 월드컵을 TV로만 지켜본 국가나 독일·스페인·아르헨티나 등 일찌감치 탈락한 우승후보들은 벌써 다음 월드컵 준비에 돌입했다.

4년 뒤는 먼 것 같지만 지나간 월드컵이 그랬듯 어느새 우리 앞에 다가온다. 끝난 월드컵을 그리워하는 사이 다음 월드컵은 이미 오고 있는 것이다. 4년 뒤에는 우리가 작은 기대감 속에 뜻밖의 짧은 환희를 주는 팀이 아닌, 믿음과 응원을 받으며 4경기 이상을 치를 수 있는 팀으로 준비돼 있기를 빈다.
/서호정 축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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