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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절벽' 조선사 "후판價 인상 미뤄달라"

선박 제조원가 최대 20% 차지

생존 위협 속 철강업계에 요청

지난해 7월 문을 닫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전경. 조선사들의 실적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 철강업계가 후판 가격 인상을 추진하면서 조선업계와 철강업계 간의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중공업




조선업계와 철강업계 간의 후판 가격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조선용 후판을 공급하는 철강업체들이 올 하반기 가격 인상을 추진하는 가운데 조선사들은 국내 조선시장이 회복기에 접어들 때까지만 인상 시기를 미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16일 “후판 가격 인상이 조선업 생존을 위협하는 만큼 경영이 정상화할 때까지 인상 시기를 연기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두꺼운 철판’을 의미하는 후판은 선박의 가장 중요한 재료다. 협회는 “현재 조선업계는 매출액 감소와 채산성 악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며 “올해 선박 건조량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건조량(1,400만CGT)보다 턱없이 적은 780만CGT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협회가 긴급 성명을 발표한 것은 철강업체들이 또다시 후판 가격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다. 후판 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톤당 60만원 수준에서 두 차례 인상한 후 현재 약 70만원으로 올랐다. 철강업계는 하반기 5만원 이상 인상을 목표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는 후판 가격이 오르면 배를 지어도 이윤이 안 남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국내 조선사가 주로 수주하는 초대형유조선(VLCC)의 경우를 보면 전체 선박 건조 비용 중 후판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20% 수준이다. 철강 가격이 5% 오르면 전체 건조 원가는 약 1% 상승한다. 선박 건조 시 척당 영업이익률이 1~2% 수준인 만큼 배를 지어도 본전도 못 찾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협회 관계자는 “신조선가(선박 가격)가 바닥을 쳤긴 했으나 원자재가격 인상분만큼 이뤄지지 않아 조선사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핵심 수요산업의 경쟁력 약화는 철강산업 침체로 이어져 한국 산업기반 전체를 흔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의 이런 구상은 철강사들의 인식과는 괴리가 있다. 철강사들이 이미 수년간 조선업계를 배려해 후판 가격 인상을 자제해왔기 때문이다. 후판은 조선용과 일반용으로 나뉘는데 그간 조선용 후판 가격 인상이 계속 미뤄지면서 원가가 비싼 조선용 후판이 일반용 후판보다 오히려 가격이 낮아지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광석·유연탄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열연·냉연 등 주요 철강제품가에는 이를 반영해왔다”며 “하지만 후판은 조선사 상황이 워낙 안 좋다 보니 2~3년간 조선용 후판 가격을 거의 인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간 조선업의 부진으로 철강사들도 경영 상황이 크게 어려워진 만큼 이번에는 후판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동국제강의 경우 지난 2011년 연산 100만톤 규모의 1후판 공장을 폐쇄하고 해외에 매각했다. 2015년에는 연산 190만톤 규모의 2후판 공장도 폐쇄하고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조선용 후판 사업 부진으로 후판 공장을 잇달아 매각했다”며 “지금도 조선용 후판 사업의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우보·고병기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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