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매물 쏙 들어갔어요"...요동치는 여의도·용산 집값

박원순 시장 '전면개발 선언'후 시장 분위기는

여의도 호가 며칠새 1억~2억↑...전용 149㎡ 15억으로

용산도 매수문의 크게 늘고 13㎡ 땅값이 6억5,000만원

"재건축 기부채납 방법 등 과제 많아 섣부른 투자 경계를"





“시세가 어느 정도냐고요? 호가가 오르고 말고가 문제가 아니라 집주인들이 매물을 싹 걷어갔습니다. 단지별로 1~2개씩 매물 있던 것마저도 자취를 감췄습니다.”(여의도동 강현옥 삼성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이 싱가포르에서 여의도·용산에 대한 개발 청사진을 밝히고 약 일주일이 흐른 16일 여의도와 용산 일대는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썩였다. 박 시장이 ‘상전벽해’급 변화를 선언하자 얼마되지 않은 매물의 거래마저 속속 보류됐다. 강 대표는 “시범아파트가 대표적 케이스”라면서 “원래도 1~2개밖에 없었지만 (박 시장의) 인터뷰 기사가 나오고 난 뒤인 지금은 단 한 개도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일 박 시장은 ‘도시행정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리콴유 세계도시상 수상차 3박 4일 일정으로 싱가포르를 방문한 자리에서 여의도를 업무와 주거가 어우러진 신도시로 바꾸고 서울역~용산역 구간 철로를 지하화하는 등의 계획을 밝혔다. 이에 맞춰 서울시는 하반기 중 여의도를 국제금융중심지로 개발하기 위한 ‘여의도 일대 종합적 재구조화 방안(여의도 마스터플랜)’과 용산에서 서울역 일대를 대상으로 하는 ‘용산 광역중심 미래 비전 및 실현전략(용산 마스터플랜)’을 각각 발표하기로 했다.

재생 위주의 부동산 정책을 고수해 온 박 시장이 직접 전면 개발 방침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나서자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여의도 일대에선 단 며칠 사이에 호가를 1억~2억원씩 올리는 사례도 발견됐다. 한양아파트 전용 149㎡의 경우 지난 2월 13억9,000만원에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재됐지만 최근 시세가 15억까지 올랐다. 여기다 ‘박원순 호재’까지 겹치자 16억~16억5,000만원대 매물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15억~16억원대가 최근까지 시세였던 수정아파트 전용면적 150㎡도 단번에 호가를 2억 올린 18억원짜리 물건이 나왔다.

호가가 급등하거나 매물이 실종돼 버린 탓에 실거래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았지만, 일부 단지는 상한가를 경신하는 등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다. 강 대표는 “대교아파트 전용 95㎡가 약 3일 전 11억9,000만원에 거래됐다”면서 “1층 집인데다가 상태도 별로 안 좋았던 물건”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월까지 역대 최고가였던 11억7,000만원보다 2,000만원이 오른 가격에 팔렸다.



여의도 ‘삼부’ 전용 135㎡도 종전 최고 실거래가(1월 15억원)에서 2억원 오른 17억원에 손바뀜이 일어났다. 여의도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박 시장의 여의도 개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집주인들 싹 다 매물 걷었다”면서 “현재 온라인 포털사이트에 등재된 매물 중 상당수는 이제 집주인이 안 팔겠다거나 값을 더 올려 받아야겠다고 하는 것들”이라고 전했다.

용산도 매수 문의가 늘고 집주인들이 호가를 수천만원씩 올리는 모습이다. 일선 중개업소에서는 일주일 한두 건 오던 문의가 하루 5건꼴로 늘었다고 설명한다. 이에 이촌동 1구역 일대 13㎡(4평)짜리 대지 값은 박 시장 발표 이후 약 5,000만원 올라 현재 호가는 6억5,000만원에 달했다. H 공인중개사 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정비구역의 지분이든 인근 아파트든 매물이 없어 최근 거래도 없다”면서도 “다만 동아그린 전용 114㎡의 3월까지 시세가 10억5,000만원 정도였지만 지금은 12억원에도 매물이 나오는 등 호가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용산구에서도 최근 신고가를 기록한 매물이 국토부 실거래가에 속속 올라왔다. 이촌동 ‘현대한강’ 전용 84㎡는 지난달 11억5,000만원에 신고가에 실거래됐고, ‘용산시티파크 1단지’ 전용 116㎡도 같은 달 올해 최고가인 15억7,000만원에 손바뀜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섣부른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서울시 계획이 장기 프로젝트 인데다 여의도 통합 개발은 10년 전 실패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부동산 시세는 개발을 보고 자라는 유기체와 같아 최근 여의도 용산 등의 매도자들이 호가를 올릴 수 있는 환경은 마련된 것”이라면서도 “여의도의 경우만 해도 재건축 단지들의 기부채납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했다.

앞서 2009년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용산과 여의도 등을 동시에 개발하겠다는 이른바 ‘한강 르네상스’ 계획을 내놨지만 여의도 일대에 40% 수준의 기부채납 비율을 요구해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사업은 결실을 보지 못한 바 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서울시의 뉴타운 출구 전략도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고 이제 초점을 맞추는 것은 한강 이남과 이북 지역 균형발전”이라면서 “이런 정책은 멈출만한 이유가 없어 지속가능 하지만 서울 부동산 전체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주원·이완기기자 joowonmai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