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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만도 5.5㎏…큰책 선보인 한길사

'귀스타브 도레의 판화성서' 출간

17일 서울 중구 순화동천에서 열린 프랑스의 위대한 미술가 ‘귀스타브 도레의 판화성서’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김언호 한길사 대표가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길사




한길사가 국내에서 가장 큰 책을 선보이며 다시 한 번 출판계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간다. 프랑스의 미술가 귀스타브 도레(1832~1883)가 그린 ‘귀스타브 도레의 판화성서(사진)’이 바로 그것. 책에는 도레가 혼을 불태워 완성한 성화 241점이 수록됐다. 책은 크기만 가로 28.5cm, 세로 42.3cm에 달하며 무게는 무려 5.5kg이다. ‘귀스타브 도레의 판화성서’는 한길사가 아날로그 책의 미학을 살리기 위해 기획한 ‘큰 책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이다. 종이도 스위스에서 공수해온 최고급 제지다. 딱 1,000권만 찍고 더 이상 찍지 않는 ‘한정판’이기도 하다. 김언호 한길사 대표는 17일 ‘귀스타브 도레의 판화성서’ 출간간담회를 열고 “활자 미디어가 위기라고는 하지만, 활자 미디어의 본성과 원천적인 존재 이유는 무시할 수 없다”며 “‘큰 책 시리즈’를 통해 전자책이나 디지털이 흉내 낼 수 없는 종이책, 아날로그 책의 미학 정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도레는 19세기 유럽에서 가장 탁월한 판화가이자 책 삽화가로 꼽힌다. 사회적 현실과 요구를 담은 미술의 한 이정표를 개척한 책 미술가로 당시 유행하기 시작한 사실주의나 인상주의를 따르지 않고 ‘세밀한 묘사’ ‘극적인 구도’ ‘환상적·풍자적 주제’를 활용해 그만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구현해냈다. 빈센트 반 고흐뿐만 아니라 파블로 피카소도 도레의 세밀한 선과 터치에 매혹됐다. 또 ‘돈키호테’ 등 문학 작품의 삽화를 그려 ‘근대 일러스트의 아버지’ ‘19세기 카라바조’라는 평가를 받는다. 텍스트를 보조하는 역할에 머물렀던 삽화를 승화시켜 그의 작품 하나하나가 명화로서 깊은 울림을 전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해설을 맡은 신상철 고려대 교수는 “도레는 19세기 낭만주의와 상징주의를 연결한 작가”라며 “2014년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에서 회고전을 열 정도로 도레의 작품이 재조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17일 서울 중구 순화동천에서 열린 프랑스의 위대한 미술가 ‘귀스타브 도레의 판화성서’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김언호 한길사 대표(왼쪽)와 신상철 고려대학교 교수가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레가 그린 삽화들은 기독교 복음 사업에 활용될 정도로 파급력이 컸으며, 19세기 부르주아들은 ‘귀스타프 도레의 판화성서’를 소장한다는 것을 커다란 자랑으로 여길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 책에는 성화에 대한 성서 구절을 넣어 성서를 읽는 즐거움도 선사한다. 신 교수는 “도레의 성화는 독창적이고 창의적이다. 종교적 신성함과 바로크적 구성, 사실적인 묘사 등은 매우 스펙터클해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며 “예수의 고난과 부활은 도레 성화이 절정”이라고 말했다.

‘귀스타브 도레의 판화성서’는 한 권의 아름다운 책이자 성화 241점이 ‘전시된’ 하나의 미술관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김 대표는 주장했다. 그는 “성서에 대한 묵상 자료를 제시할 뿐만 아니라 이 책은 미술관 그 자체”라며 “책은 33만원으로 비쌀 수 있지만 그림 하나의 가격을 생각한다면 비싼 게 아니다. 도레의 작품을 소장하는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도레가 활동하던 시기에는 이미 동판화가 일반화됐지만 중세시대를 이상향으로 삼은 그는 당시 기술인 목판을 이용해 작업했다”며 “내용을 담는 형식에도 진정성이 있었던 작가의 작품 세계가 엿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길사는 이어지는 ‘큰 책 시리즈’ 기획도 도레가 삽화를 그린 ‘신곡’과 ‘런던 순례여행’ 등을 출간할 예정이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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