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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이대로 가다간 95% 생물 멸종..'열받은' 지구 식힐 묘약은

폭염·폭우·가뭄·산불 등

지구온난화로 기상이변 속출

얼었던 시베리아 땅 녹으며

새 바이러스도 잇따라 발견

각국 온실가스 감축 노력 속

국내서도 新시장 개척 활발





지난해 말 개봉한 공상과학(SF)영화 ‘지오스톰’에서는 가까운 미래에 인공위성망을 이용해 날씨를 조작하는 ‘더치보이 프로그램’이 나온다. 자연재해를 막아주던 이 프로그램이 오작동을 일으키며 끔찍한 기상이변이 속출한다. 두바이 사막에 쓰나미가 닥치고 홍콩의 아스팔트가 갈라지며 용암이 분출하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혹한이 몰아치는 등 지구 곳곳이 이상기후에 시달린다.

지오스톰이 경고한 기후변화는 ‘미래의 일’이 아니다. 최근 한반도에 짧은 장마 직후 연일 폭염이 지속되고 일본은 폭우 뒤 폭염으로 사망자가 늘고 있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캐나다 동부에서는 이상고온으로 70명 넘게 숨졌다. 지구온난화로 폭염과 폭우의 발생빈도가 늘고 가뭄·사막화, 해수면 상승, 자연생태계 변화, 질병과 대형 산불 증가가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온도가 올라갈수록 번식률이 높은 모기로 인해 생기는 말라리아와 지카바이러스를 비롯해 세균성 이질, 쓰쓰가무시병, 비브리오패혈증 등도 증가한다. 한반도에서도 말라리아 환자가 남한의 경우 접경지를 중심으로 수백여명, 북한은 수천~수만명에 달한다.

기온이 상승하면 대기 광화학적 반응이 촉진돼 오존농도가 짙어져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시베리아 영구동토층도 녹아 잠들어 있던 바이러스와 박테리아의 부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이곳 동토층에서 지난 2013년 판도라바이러스, 지난해 피토바이러스, 올해 몰리바이러스가 발견됐는데 현존 바이러스보다 10배 이상 크고 유전자 수도 훨씬 많았다. 아직 감염될 우려는 낮다고 해도 숙주의존도가 낮은 점이 걱정이다. 2016년 8월 시베리아에서 탄저병으로 100명이 숨지고 순록 2,300마리가 죽었을 때 동토층의 사슴 사체가 녹아 세균이 새어나왔다는 주장도 있다.

1988년 유엔 산하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설립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2014년 발표한 제5차 평가보고서(AR5)에 따르면 1901~2012년 지구의 평균기온은 0.89도 올랐고 북반구 고위도로 갈수록 상승세가 심화돼 한국은 무려 1.5도나 급등했다. 이런 추세라면 21세기 말 지구는 3.7도, 한반도는 최대 6도가 급상승할 것으로 점쳐진다. 해수면도 오는 2080~2100년에는 지금보다 63㎝나 높아져 주거 가능 면적의 5%가 침수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6년 아시아개발은행(ADB)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제주도 해수면은 지난 40년간 22㎝ 상승해 세계 평균보다 3배 높았다. 해수면 상승에 따른 침수 등으로 몰디브와 키리바시 등 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에서만 2050년까지 660만명이 이동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과학계에 따르면 지구가 1도 높아지면 고산우림지대가 절반으로 감소하고 북극의 얼음이 녹기 시작하며 희귀동물의 서식지가 사라진다. 2도가 오르면 산호초나 호주 열대우림의 생태계가 회복불능에 빠지고 석회질 성분의 해양생물이 멸종한다. 3도가 상승할 경우 빈민층의 극심한 기아상태가 발생하고 사바나 지역의 사막화가 진행된다. 4도나 높아지면 남극의 빙붕이 녹아 세계 전역의 해안이 침수되고 시베리아 동토층의 탄소 배출로 기온이 추가 상승한다. 5도 상승 시에는 극지방의 빙하가 모두 녹고 내륙 기온은 10도 이상 오르며 내륙 깊은 곳까지 바닷물이 침투한다. 6도나 폭등하면 육지와 바다 생물의 95%가 전멸한다.



지구온난화는 석탄·석유·가스 등 화석연료 사용과 산림 파괴로 인해 온실가스(이산화탄소·메탄·아산화질소 등)가 크게 늘면서 발생된다 . 대기는 질소 78.1%, 산소 20.9%, 온실가스 1%로 구성돼 있는데 온실가스 농도는 2016년 평균 400.0ppm을 넘어 1750년(278ppm·추정)보다 44%나 급증했다. 여기에 한반도는 중국 산둥성 등 동북지방에 집중된 수많은 화력발전소에서 내뿜는 미세먼지 등 유해물질이 편서풍을 타고 날아와 숨쉬기도 곤란한 날이 적지 않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세계 195개국이 참여해 2016년 11월 발효한 파리기후협약에도 불구하고 세계 온실가스 농도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대국인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파리기후협약에서 지난해 탈퇴하는 우를 범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2015년에 2030년까지 온실가스 예상배출량의 37%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제출했다. 이를 위해 ‘배출권거래제’를 시행, 기업에 온실가스 배출허용량을 부여해 그 한도 내에서 매매하도록 하고 있다. 환경부는 2018~2020년 배출허용총량을 지난 3년보다 2.1% 많은 17억7,713만톤으로 설정하고 발전사 등 26개 업종에 무상 97%, 유상 3%에 할당하기로 했다.

에너지를 절감하고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저탄소 고부가가치 발전·송배전 손실 최소화·에너지저장기술 개발, 건축·빌딩 관리와 생산공정 최적화, 차량 연료 혁신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것이다. 도시에 나무를 심고 북한의 산림녹화를 적극 펼치는 대가로 탄소배출권을 얻는 것도 상생방안이다.

캄보디아의 한 가정에서 쿡스토브로 요리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후변화센터


고건 전 총리가 설립한 (재)기후변화센터(이사장 강창희)는 2014년부터 아시아녹화기구를 운영하며 통일 양묘장도 운영하고 있다. 사막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미얀마 중부에 점토와 시멘트를 섞은 고효율 쿡스토브도 보급해 열효율 20% 이상 증가와 조리시간 단축, 땔감사용 감소, 호흡기질환과 지구온난화의 원인인 블랙카본 감소 효과를 거두고 있다. 삼표·한국남동발전·한전·SK텔레콤은 투자비 일부를 탄소배출권으로 받는 윈윈 구조다. 기후변화센터는 2014년부터 캄보디아·네팔 등에 쿡스토브 보급사업을 진행해왔다.

이회성 IPCC 의장은 최근 “많은 사람이 온실가스 감축이 경제발전을 저해한다고 말하지만 새로운 경제발전 체제를 만들 기회”라고 밝혔다. 기후변화 기술개발로 개발도상국에 진출할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다. 이진규 과기정통부 1차관은 “지속 가능한 환경과 신산업을 만드는 기후기술로 혁신성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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