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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 뻥튀기...'바이오 거품' 주범 된 코스닥 벤처펀드

하락장에 공모주로 자금 몰리며

바이오벤처 공모가 끌어올렸지만

상장 직후 반짝 상승-급락 반복

상반기 상장 바이오 종목 8개

주가 하락률 평균 33% 달해

코스닥 벤처펀드도 줄줄이 손실





올해 증시에 입성한 바이오 종목들이 코스닥 벤처펀드의 영향에 웃다가 울기를 반복하고 있다. 공모주 청약에 기관들이 대거 몰리며 공모가를 대폭 끌어올리며 반짝 상승했다가 거품론이 커지면서 상장 후에는 결국 급락하는 일이 반복되는 상황이다. 정부의 중소기업 활성화 정책으로 탄생한 코스닥 벤처펀드가 오히려 시장을 교란하는 세력이 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의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분식회계 조사로 바이오주에 대한 투심이 얼어붙은 상황이라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둔 헬스케어 회사들이 시장에서 저평가를 받을 우려도 커지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코스닥시장에 데뷔한 8개 바이오 종목은 이날까지 상장일 이후 평균 33.25%의 주가 하락률을 기록했다. 지난 2월22일 상장한 오스테오닉(226400)은 상장 이후 주가 하락률이 53.44%로 가장 컸고 주가가 오른 종목은 엔지켐생명과학(6.57%) 한 종목에 그쳤다. 12일 코스닥시장에 데뷔한 아이큐어(175250)도 13일부터 4거래일 연속 주가가 떨어지며 18.98%의 하락률을 기록했고 이날 시장에 데뷔한 올릭스도 시초가 대비 8.89% 주가가 빠졌다.

정부의 중소기업 활성화 정책으로 탄생한 코스닥 벤처펀드가 바이오 종목 급등락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정부는 증권시장을 통한 중소기업 육성을 목표로 4월 코스닥 벤처펀드를 내놓았다. 펀드 자산의 15%는 벤처기업 신주에, 또 다른 35%는 벤처기업이나 벤처기업 지정이 해제된 지 7년 이내인 코스닥 상장사에 투자하도록 강제했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출시 초부터 흥행 가도를 달렸고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하락장이 이어지자 투자자들은 공모주 투자가 가능하고 세제 혜택이 제공되는 코스닥 벤처펀드에 더욱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바이오 종목을 비롯한 공모주로 자금이 쏠리게 됐다.



최근 IPO를 진행한 바이오 종목들의 공모가는 예년에 비해 지나치게 높게 형성됐음을 알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벤처펀드가 탄생하고 공모에 참여한 4월 이후 코스닥시장에 공모한 벤처기업 중 6개사의 공모가격이 공모가 밴드를 초과해 정해졌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 총 50개 중 공모가가 예상 밴드를 넘어선 곳이 6개사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단기간에 공모가 초과기업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공모가 밴드를 초과한 기업 중에는 바이오 업체인 세종메디칼(258830)·제노레이(122310)·아이큐어·올릭스가 포함됐다. 하지만 해당 기업들은 모두 상장 이후 반짝 상승하다가 급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공모주 투자가 쉽지 않은 개인의 입장에서 상장 첫날 투자에 뛰어들었다면 낭패를 봤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코스닥 벤처펀드가 지나치게 올려놓은 공모가가 시장 왜곡으로 이어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개인들은 공모주에 투자할 때 기관의 수요예측 경쟁률을 참고할 수밖에 없다”며 “높은 기관 경쟁률에 개인들이 코스닥 입성 이후 해당 종목 투자에 뛰어들어 단기 상승폭은 크지만 이후 기관이 매도로 태세를 전환해 하락폭 또한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투자한 공모주의 수익률이 빠지면서 코스닥 벤처펀드의 수익률도 부진한 상황이다. 공모 코스닥 벤처펀드 12개 가운데 출시 이후 이달 13일까지 수익을 낸 상품은 에셋원자산운용의 ‘에셋원 공모주 코스닥 벤처기업(4.09%)’ 단 하나에 그쳤다. 설정액이 가장 많은 KTB자산운용 ‘KTB코스닥벤처’의 수익률은 -3.46%에 불과하다. 나머지 공모형 펀드도 줄줄이 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로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해 하반기 IPO를 앞둔 바이오 기업들의 시장 평가에 우울한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하반기 한국유니온제약·하나제약·아벨리노랩·에스바이오메딕스 등 다수의 바이오 기업이 증시 상장에 도전 중이지만 최근 금융위원회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조사 등 회계기준을 중심으로 바이오 종목에 대한 기업 평가가 어려워지는 상황이어서 투자 유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의 삼성바이오 조사 결과가 발표된 12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아이큐어는 상장일 하루를 제외하고 18일까지 4거래일 연속 주가가 떨어지며 얼어붙은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를 실감하고 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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