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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人] 주가조작 혐의로 또 구속…빛바랜 라정찬의 줄기세포 신화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개발했다지만

식약처, "임상적 효능 없다"며 퇴짜

작년부터 9배 폭등했던 주가는 추락

'희대의 신약 사기꾼'으로 전락 위기





네이처셀의 허위·과장 홍보를 최초로 지적한 서울경제신문 3월21일자 기사




한때 ‘줄기세포 신화의 주인공’으로 불린 라정찬 네이처셀(007390) 대표가 인생 최대의 기로에 내몰렸다. 지난 2013년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된 지 5년 만에 또다시 같은 혐의로 구속되면서 “신약 개발에 평생을 바치겠다”고 장담해온 라 대표는 ‘희대의 신약 사기꾼’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본지 3월21일자 16면 참조

18일 서울남부지법은 허위·과장 정보를 활용해 주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라 대표에 대해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했다. 라 대표는 지난달 7일 검찰의 압수수색 당시 “일체의 불법 행위를 저지른 적 없다”고 항변했지만 1개월여 만에 영어의 신세가 됐다. 검찰은 라 대표의 혐의에 대해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한 만큼 유죄를 확신한다는 입장이다.

서울남부지검의 한 관계자는 “네이처셀뿐만 아니라 외부 관계자에 대해서도 추가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우선 라 대표에 대한 수사에 집중한 뒤 향후 입증되는 혐의에 따라 수사를 벌려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수의학과를 나온 라 대표는 LG화학(옛 LG생명과학) 동물의약사업팀장으로 근무하다 2000년 11월 알앤엘바이오를 설립했다. 지난 2005년 줄기세포 기술 논문조작 사건으로 우리 사회를 충격에 빠트린 황우석 박사가 서울대 수의대 선배다. 설립 이듬해 알앤엘바이오가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 기반 버거씨병 치료제를 개발했다고 전격 발표하면서 주가는 급등했고 라 대표는 일약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임상시험의 객관성이 결여됐다며 승인을 거부하자 알앤엘바이오 주가는 다시 폭락했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라 대표는 결국 2013년 주가조작 혐의으로 구속됐다. 당시 재판부가 유죄로 판단한 혐의는 주가조작 외에 공시 위반, 정관계 불법 로비, 미허가 줄기세포 치료제 판매 등이었다.

라 대표는 항소심 끝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아 2015년 풀려났다. 하지만 알앤엘바이오는 결국 상장폐지 수순을 밟아 수많은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다. 한창 검찰의 수사를 받던 2013년에는 라 대표의 고교 선배이자 알앤엘바이오 고문으로 있던 김종률 전 민주당 의원이 한강에 투신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라 대표는 캔음료 전문업체 삼미식품을 인수해 네이처셀로 사명을 바꾼 뒤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후 임상 2상 중이던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조인트스템’ 개발에 성공했다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자 네이처셀 주가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9배가량 폭등하며 6만원대까지 치솟았다. 당시 황우석 박사는 네이처셀 홈페이지에 “세계 최초 줄기세포 기반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개발을 축하한다”는 영상 메시지를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라 대표의 호언장담과 달리 올해 3월 식약처가 “조인트스템의 임상적 효능이 부족하다”며 조건부허가를 거절하자 주가는 다시 급락했고 주주들의 비난이 잇따라 빗발쳤다. 이날 네이처셀 주가는 라 대표의 구속 소식이 전해지자 또 다시 하한가를 기록하며 1만650원으로 추락했다.

정식으로 출시한 신약이 하나도 없지만 라 대표의 공식 직함은 바이오스타그룹 회장이다. 바이오스타그룹에는 바이오 기업인 네이처셀·알바이오·바이오스타코리아가 있고 케이블방송 메디컬TV와 인터넷신문 트리니티메디컬뉴스를 운영하는 한국보건의료방송도 라 대표 소유다. 라 대표는 경남 양산시에 위치한 베데스다병원의 이사장도 겸직하고 있다.

바이오업계의 한 관계자는 “라 대표의 구속을 놓고 ‘올 것이 온 것 아니냐’는 말들도 많다”며 “이번 사태가 국내 바이오기업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돼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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