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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북한 지하자원, 중국의 독점지배력을 해결해 줄 대안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 소장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 소장.




판문점과 싱가포르 회담은 북한 핵문제 해결에 큰 실마리를 마련했다. 북한의 노력에 따라서는 내년에 남북경협이 기지개를 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업이 시작되면 다양한 남북경협 분야 중에서도 지하자원은 중요한 사업이 될 것이다.

마그네사이트, 흑연, 희토류, 중석 등은 중국의 세계시장 지배력이 매우 높은 광물이다. 이들 광물은 북한에도 비교적 많은 매장량이 있어 잘만 개발된다면 북한이 세계 공급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 지하자원 중에서도 가장 사업화가 빠를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은 석탄, 철광석, 마그네사이트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마그네사이트는 2007년 우리 정부와 북한이 공동개발에 합의한 바도 있어 우선 협력 가능성이 가장 높은 광물이다.

마그네사이트는 중국, 러시아, 북한 등 3개국이 전 세계 매장량의 64.7%를 점유하고 있을 정도로 지역적 편재성이 매우 크다. 북한은 세계 3위의 마그네사이트 매장국가다. 중국은 매장량도 많지만 전세계 마그네사이트 생산량의 68.6%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는 중국이 환경보호를 구실로 광산생산을 제한해 가격이 전년도 대비 15%이상 오르기도 했다. 이러한 가격급등도 문제지만 필요한 물량을 제때에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수요업체에게 큰 어려움이 되고 있다.

한편 북한은 1980년대에 100만톤 이상의 마그네시아(마그네사이트를 고온으로 구운 것)를 생산해 동구권 등에 수출했으나, 지금은 전력부족과 장비 노후화 등으로 생산량이 20만톤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북한 수요부진으로 생산량의 대부분을 중국에 수출(연간 17만6,000톤) 하고 있다.



북한 마그네사이트에 대한 잠재성은 매우 크다. 향후 외자유치가 이루어져 전력과 생산시설만 잘 보강되면 좋은 품질, 많은 매장량 등을 무기로 북한 마그네사이트는 세계 시장에서 중국과 맞설 수 있는 가장 경쟁력을 갖춘 국가가 될 수 있다.

북한 마그네사이트에 대한 국제적 관심은 이미 뜨겁다. 1980년대 미국 카길사는 곡물과 마그네사이트 구상무역을 추진한 바 있고, 2000년 초에는 영국 에리콘사가 마그네사이트 광산과 인프라를 통합개발하는 제안을 북한에 한 적도 있다. 중국도 적은 규모지만 마그네사이트 광산에 생산설비를 투자했고,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단천항 개발에 중국기업이 투자했다는 보도도 있다. 지금도 이들 국가외에 유럽, 일본 기업도 북한 마그네사이트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북한 마그네사이트 광산을 두고 우리기업은 외국기업과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물론 단천지역 마그네사이트 광산은 남한에게 개발 우선권이 있다. 과거 우리 정부가 경공업원자재 대가로 단천지역 마그네사이트 광산을 공동개발하기로 남북 정부가 합의했기 때문이다.

우리기업의 마그네사이트 수입규모(22만8,000톤,1억400만불)는 다른 광물에 비해 작지만 수입의존도가 100%이고 북한의 매장량과 세계시장 점유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북한투자로 큰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마그네사이트 사업은 투자수익뿐만 아니라, 물류비용 절감, 안정적 원료 확보, 무관세 등 국내 기업에게 큰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과거 단천지역 자원개발사업에 참여한 바 있던 포스코켐텍 등이 다시 사업 준비를 시작한다는 보도가 있다. 철저한 준비를 통해 외국기업에게 빼앗기지 않도록 노력했으면 한다.

그동안 북한은 헐값으로 중국에 많은 지하자원을 수출했지만, 반대로 우리기업은 중국기업의 가격과 공급 횡포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제 북한은 유일한 대안이다. 남북경협은 우리 기업을 살리는 길이다. 이제부터라도 국익과 남북 상생을 먼저 생각해 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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