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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하의 머니테인먼트]등기이사선 물러났지만...창업자·대주주가 최종 의사결정 사례 많아

엔터테인먼트의 독특한 지배구조
<하>책임 회피하는 창업자
전문경영인 두더라도 대부분 친인척·지인 선임
법적·실질적 최고 결정권자 다른 경우가 상당수
재벌처럼 뒤에서 책임 안지고 '숨은 실세' 역할

  • 김현수 기자
  • 2018-07-21 09:00:47
  • 증권기획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실질적 최고 의사결정권자, 즉 속된 말로 ‘대빵’은 누굴까. 대표이사인 경우도 있고, 사장인 경우도 있으며, 회장이 따로 있으면서 최고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도 있다. 경우에 따라 전문경영인(CEO:Chief executive officer)이 따로 있기도 하고, 이사회 의장을 뜻하는 의장 직함이 가장 핵심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의 경우 법적 최고 의사결정권자와 실질적 최고 의사결정권자는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경우 그런 사례들은 더욱 많다고 볼 수 있다.

[김동하의 머니테인먼트]등기이사선 물러났지만...창업자·대주주가 최종 의사결정 사례 많아

일반적인 기업 생태계에서 CEO는 기업의 최고경영자과 동일한 개념으로 인식되며 이사회에서 선임된 대표이사를 의미한다. 대주주가 직접 대표이사를 맡는 경우도 있고 전문경영인을 선임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실체적으로 한국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CEO나 대표이사를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예를 들어 현재 SM엔터테인먼트의 대주주이자 창업자인 이수만은 2010년부터 등기이사에서 탈퇴하였으며, 전문경영인인 김영민이 2005년부터 2017년 3월까지 12년간 대표이사를 맡아 왔다. 대주주 이수만은 ‘회장’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편의와 호칭을 부르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선생님’, ‘대표 프로듀서’, ‘총괄 프로듀서’등으로 다양하게 불린다. 2018년 현재 SM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사는 한세민, 남소영 공동대표, 자회사인 SM C&C는 이훈희, 김동준 공동대표다. 김영민 전 SM 대표는 SM그룹의 총괄사장이자 이사회 의장이며, 2018년 인수한 FNC애드컬쳐(이후 SM Life Design)과 키이스트의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의 대주주이자 창업자인 양현석도 상장 이후 등기이사에서 탈퇴하였으며, 친동생인 양민석 대표가 전신인 양군기획 시절부터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 대주주인 양현석은 주로 ‘대표 프로듀서’라는 직함을 쓰고 있다.

JYP엔터테인먼트의 대주주이자 창업자 박진영은 등기이사에 등재돼 있으며, 주로 ‘대표 프로듀서’로 불린다. 대표이사는 설립 초기부터 전문경영인의 형태로 정욱이 맡고 있다.

키이스트의 대주주인 배우 배용준은 회사를 인수 한 뒤 9년동안 등기이사에서 빠져 있다가 2015년 등기이사로 참여했다. 2018년 초까지 키이스트의 대표이사는 회계사 출신 신필순 대표와 매니저 출신 배성웅 대표가 각자대표를 맡는 형태로 운영됐다. 이후 2018년 3월 SM엔터테인먼트가 키이스트를 인수한 뒤에는 김영민 SM엔터테인먼트 총괄대표와 신필순 대표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대기업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CJ E&M은 2011년부터 김성수 대표이사가 상장사 대표를 맡고, 미디어콘텐트, 영화, 음악, 컨벤션, 공연, 애니메이션, 미디어솔루션 등 개별 부문의 대표를 두는 체제로 운영돼 왔다. 부문대표, 사업본부장, 총괄임원 등의 형태로 각 부문에서 최고의사결정을 내리는 대표 또는 임원진은 따로 있는 형태다. CJ E&M은 최근 다시 CJ오쇼핑과 합병하면서 CJ그룹의 허민회 총괄부사장이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영화기업의 경우에도 독립 영화사들 대부분이 창업자이자 대주주가 직접 경영하고 있지만, 규모가 커지면서 전문경영인을 두는 일도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전문경영인의 대부분이 친인척이나 지인으로 선임돼 경영의 독립성 여부가 모호한 경우가 많다. CJ, 롯데, 오리온 등 대기업 계열사의 경우 대부분 전문경영인을 대표이사로 두고 있지만, 그룹 출신 임원인 경우와 외부 전문경영인인 경우들이 일관성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이처럼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지배구조와 대표이사의 형태가 다양한 만큼,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를 법적 구분으로 명확히 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사회에서 결정한 중요한 사안들은 의장이 소집하면 의사들이 모여 과반 또는 특별결의로 의사결정을 내린다. 하지만 사업적으로 여러 부문들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 이를 조정하고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대빵’의 역할은 존재한다. 예를 들어 매니지먼트 사업부문에서 자사의 소속 배우를 자사가 제작하는 드라마에 출연시킬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해당 부문의 임원이 아닌 ‘대빵’의 몫이다. 한국 기업의 정서상 넘겨짚어 보자면, 이 같은 의사결정은 창업자나 최대주주가 내리는 경우가 많다. 전문경영인 CEO의 경우, 법적으로는 최고 의사결정권자지만, 대주주나 창업자가 임기를 두고 선임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창업자나 대주주가 등기이사에서 물러나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는 행태의 유래는 국내 재벌기업으로부터 찾을 수 있다. 과거 재벌기업의 총수 일가가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던 이유로, 많은 전문가들은 ‘책임 회피’와 ‘보수 비공개’를 꼽곤 했다. 뒤에서 권한은 행사하면서 책임을 지지 않으려한다는 따가운 눈총은 국내 주식시장이 활성화된 이후로 끊임없이 계속돼 왔다. 실제로 이사회를 구성하는 대표이사 등 등기이사들이 기업의 채무나 법적분쟁에 있어서 가장 강력한 책임을 지기 때문이다.

경제개혁연구소가 지난 2016년 상장사의 임원보수 공시를 분석한 결과 대기업 집단 총수일가 임원의 평균보수는 17억1700만원으로 전문경영인보다 평균 7억원 정도를 더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1개 대기업 집단에서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회사의 수는 2015년 21.7%에서 2016년 17.8%로 4%포인트 가까이 줄었다.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창업자나 대주주들도 재벌 총수들의 전례를 따라가려는 건 아닐까. 투자자라면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는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상장사들의 지배구조와 경영 행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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