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목 시세보기

서울경제

HOME  >  경제 · 금융  >  통상·자원

[뒷북경제]폭염에 전기 사용량 치솟는데… 文, 탈원전 첫 시험대 무사통과할까

이른 폭염에 최대 전력수요 신기록 행진
공급능력 안정적이라지만 대비태세 단단해야

전력수요, 탈원전, 폭염경보

[뒷북경제]폭염에 전기 사용량 치솟는데… 文, 탈원전 첫 시험대 무사통과할까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지역본부의 전력수급 현황 모니터에 전력 공급예비율이 14.6%를 보인다. /연합뉴스

전국에 폭염 경보가 내렸던 20일 오후 4시25분. 서울 중구 한국전력 서울지역본부의 전력수급 현황 모니터에 8,816만㎾라는 숫자가 찍힌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예측한 올여름 최대 전력수요인 8,750만㎾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 5일 발표한 하계 전력수급 대책에서 예측한 올여름 최대 전력수요 8,820만㎾에 살짝 모자랐다. 전력수요는 지난 16일(8,640만㎾) 종전 최고치였던 2016년 8월(8,518만㎾) 기록을 갈아치운 이후 18일(8,671만㎾), 19일 8,763만㎾ 등 연일 신기록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생산된 전력 중 사용하고 남은 전력을 비율을 나타내는 공급예비율도 30%대에서 10.59%(20일 4시 25분 기준)까지 급전직하했다.

[뒷북경제]폭염에 전기 사용량 치솟는데… 文, 탈원전 첫 시험대 무사통과할까

이미 전력수요가 치솟고 있지만 여름철 본격적인 ‘전력 성수기’는 8월 둘째, 셋째 주다. 다시 한 번 폭염이 한반도를 덮칠 경우 전력수요가 정부의 예측치를 뚫고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과연 탈(脫)원전 정책을 녹여낸 문재인 정부의 전력시스템이 첫 시험대인 올여름을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

현재 수준으로만 놓고 전력을 생산해내는 발전소 용량은 충분한 상황이다. 21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깔린 발전소의 설비용량은 1억1,720만㎾에 달한다. 이중 전력망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는 설비 규모는 19일 기준으로 9,793만㎾. 당시 전력수요를 감안하면 예비율은 11.8% 정도다. 이상기온에 급작스레 전력수요가 급증했음에도 두자릿수의 안정적인 예비율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정기점검을 마치고 복귀는 원전도 줄을 잇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6월 신월성1호기에 이어 지난 20일에도 정기검사를 끝낸 한울4호기의 재가동을 승인한 바 있다. 예방정비 등으로 지난해 겨울 10대였던 정지 원전수도 올여름엔 6대로 줄게 된다. 실제로 원전 가동률은 올해 3월 54.8%에서 매달 높아져 6월에는 67.8%까지 올라섰다.

전력수요가 ‘피크’로 올라설 8월엔 최대 공급능력이 1억71만㎾로 늘어난다는 게 정부의 전망이다. 산술적으로만 따지면 예비율이 관리 가능한 수준인 10%까지 떨어져도, 다시 말해 최대 전력수요가 9,064만kwh까지 치솟아도 이를 흡수할 수 있을만한 상황인 셈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도 “예상보다 장마가 일찍 끝났고 폭염이 길어질 거라는 예보가 있어 당초 예상보다 더 빨리 최대 전력 예측치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예비전력이 충분해 전력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뒷북경제]폭염에 전기 사용량 치솟는데… 文, 탈원전 첫 시험대 무사통과할까

예비율이 한 자리 숫자로 떨어져도 준비만 돼 있다면 무사히 넘어갈 수 있다. 실제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 2016년 8월에도 전력수요 급증에 예비율이 8.5%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순환 정전 등의 사태로까지 번지지 않았다. 예비율이 한 자리 숫자로 떨어진 것은 최근 5년간 2016년 8월이 유일했다.

문제는 이상기온으로 인한 전력수요가 정부의 예상치를 뛰어넘을 경우다. 산업부는 매해 하절기 전력수급대책 마련을 통해 최대 전력수요를 예측하고, 이에 맞춰 발전소 가동 등의 공급계획을 세운다. 문제는 대책 기간이 끝난 이후에 발생할 수 있다. 남는 발전소들을 멈춰 세웠는데 이상기온 탓에 급작스레 전력수요가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뒷북경제]폭염에 전기 사용량 치솟는데… 文, 탈원전 첫 시험대 무사통과할까

실제로 2011년 있었던 9·15 대정전도 이런 이유로 일어났다. 당시 지식경제부는 6월 27일부터 9월 2일까지를 비상전력 수급기간으로 정했다. 당시 늦더위가 이어지면서 기간을 일주일 더 연장했지만 추석 연휴 등을 감안해 대책기간을 더 늘리지 않았다. 실제로 치솟던 전력수요도 그렇게 떨어지는 듯했다. 9월 12일 당시 공급예비율은 무려 67%에 달한다. 지경부가 7,800만㎾까지 높여놨던 공급능력을 7,000만㎾ 수준까지 낮춘 것도 이 때문이었다. 원전 3기를 포함해 25기의 발전소도 정비를 이유로 가동을 멈췄다. 문제는 15일 낮 기온이 32도까지 치솟았다는 점이다. 에어콘 등의 냉방수요로 전력사용량도 급증해 60%를 웃돌던 예비율은 사흘 만에 5%까지 급전직하했다. 2,880만㎾에 달했던 예비력도 334만㎾로 9분의 1토막이 났다. 그렇게 순환 정전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9·15 정전사태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들쭉날쭉하는 전력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전력 공급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더라도, 자칫 오판을 할 경우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다. 탈원전 정책의 첫 시험대인 만큼 정부가 단단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세종=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D

시선집중

ad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이메일 보내기

보내는 사람

수신 메일 주소

※ 여러명에게 보낼 경우 ‘,’로 구분하세요

메일 제목

전송 취소

메일이 정상적으로 발송되었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