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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기지개 켜는데...中에 휩쓸려 기운 못차리는 韓증시

강달러 둔화 속 국제유가도 강세

브라질 등 한달간 상승률 美 앞서

위안화 약세에 中 소비심리 위축

한국은 부진한 中증시에 동조화

外人 '팔자' 지속에 약세 못벗어





미국 영향에 휘청였던 신흥국 증시가 반전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달러 강세와 무역 분쟁에 대한 우려가 둔화되고 있고 신흥국 중에서도 일부 산유국은 유가 강세의 덕을 보고 있는 탓이다. 단기 급락하며 투자자들을 울상짓게 했던 브라질, 멕시코, 인도, 러시아 등은 최근 1개월 동안 미국 증시보다 더 나은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국내 증시는 무역분쟁 영향에 위안화 가치까지 폭락한 중국에 휩쓸려 좀처럼 기운을 차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개월 동안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의 상승률은 8.53%에 달했다. 달러 강세, 무역분쟁 등이 가시화되면서 올 상반기 외국인 자금이 99억 헤알(약 2조8,380억원)이나 이탈했고 같은 기간 지수 하락률도 4.76%를 기록했지만 1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무역분쟁과 지난 7월 대선을 앞둔 변동성 확대로 출렁였던 멕시코 IPC 지수는 한 달간 4.86% 올랐다. 미국의 경제 제재로 지난 4월 폭락했던 러시아의 RTS 지수도 1개월 동안 2.5%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 다우지수 상승률(1.47%)보다 오히려 나은 성과다. 인도 센섹스지수도 한 달간 상승률이 3.01%로 미국의 두배를 웃돈다.

이는 미국·중국의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가 증시에 상당히 반영된 데다 달러 강세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과거 달러 강세는 최대 8개월간 이어졌고 보통 3~5개월 정도 이어진 후 사그라들었다. 이번 달러 강세 현상이 지난 2월부터 5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데다 달러 가치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 신흥국에 대한 투자심리를 북돋고 있다.

브라질은 미중 무역분쟁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어 증시 상승이 더 가파르다는 분석이다.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한 대신 브라질산 대두 수입을 늘리는 등 예상치 못했던 반사효과도 누리고 있다.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안팎(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기준)을 유지하면서 산유국인 브라질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같은 산유국인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러시아 정부가 서방 국가들과의 관계 회복에 나서면서 미국의 경제 제재에 대한 우려도 이전만큼 심각하진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신흥국 증시가 기지개를 켜는 사이 국내 증시는 여전히 부진하다는 점이다. 코스피 지수는 최근 한 달 동안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과는 대조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2.17% 하락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달에도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5,869억원 규모로 순매도하는 등 좀처럼 한국 증시에 대한 믿음을 되돌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글로벌 증권사 JP모간이 한국 증시를 “아시아에서도 가장 저평가된 증시”로 꼽았지만 코스피는 다시 2,300선 아래로 내려갔고 코스닥도 800선을 밑돌고 있다.

중국의 영향이 특히 크다.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무역 분쟁의 직접적인 당사자인데다 경제 지표마저 흔들리고 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개 분기 연속 6.8%에서 지난 2·4분기 6.7%로 하락했고 지난달 산업생산 증가율은 2년 만에 최저치인 전년 대비 6%로 집계됐다. 국민 소득·소비 성장까지 둔화되면서 상하이종합지수는 최근 한 달 동안 2.7%가 떨어졌다.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중국 소비 심리도 위축할 수 있다는 영향에 국내 증시의 중국 소비주도 타격이 극심하다. 면세와 호텔사업을 함께 하는 호텔신라(008770)는 한달 새 12만원대의 주가가 9만원대로 20% 넘게 빠졌다.

전문가들은 결국 중국 경기와 무역분쟁 등이 신흥국 증시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보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흥국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중국 경기가 낙관적이지 않다”며 “반면 미국의 경제 성장,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신흥국의 투자 매력도는 비교적 낮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무역분쟁은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까지 예측하기 어려워 경계를 늦추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도발에 중국 정부가 맞대응을 자제하면서 신흥국 증시가 일부 안도했지만 중국은 무역전쟁의 여파에 따른 침체 가능성이 여전하다”며 “신흥국 증시는 여전히 무역전쟁에 따라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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